대선후보 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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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지지도
  • 한덕현
  • 승인 2021.01.0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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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현 발행인
한덕현 발행인

 

연초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리자 어느 사석이든 그의 이름이 빈번하게 출몰한다. 이지사의 선전이 주목되는 이유는 갑자기 뜬 윤석열 검찰총장과는 달리 꾸준하게 치고 올라오다가 급기야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된 허위사실공표 등 혐의로 당선무효형에 처해졌을 때만 해도 그의 정치력은 끝났다고 판단됐고 실제로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선 바닥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코로나와 재난지원금 대응에서 차별화된 언행으로 오랫동안 대세를 즐기던 이낙연을 뒤쫓더니 급기야 지난해 10월 파기환송심의 무죄판결을 받고 나선 여론에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대선은 아직도 1년여나 남았다. 그러기에 냉정하게 따지면 요즘 여러 언론매체가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여론조사에 마냥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대선은 그 어떤 선거보다도 예측, 예단할 수 없는 변수가 많고 실제로 역대 대선을 보더라도 투표 당일까지 요동을 쳤다. 이재명 이낙연 윤석열이 3각구도를 이루며 마치 주고받기식 순위를 다툰다고 해서 꼭 이들이 내년 대선의 후보가 된다는 보장도 없고, 지금의 지지도를 그때까지 가져간다는 확신도 없다. 초장에 잘 나가는 듯하다가 한 방에 무너진 후보들을 우리는 여러 명 경험했다. 고건, 안철수, 반기문의 학습효과가 그렇다. 그래도 근자의 여론조사에서 흔들림없이 3강을 이루는 이들이 왜 유권자들한테 주목받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보는 것은 의미가 있겠다.

우선 이낙연이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한 가장 가시적 동인은 2017년의 총리 발탁이다. 공교롭게도 그의 대권 가능성은 기자들 사이에서 먼저 점쳐졌다. 능수능란한 언변과 식견, 그리고 오랜 국회의원과 광역자치단체장 이력으로 다져진 행정과 관리능력이 부각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통령 감으로 지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정당 대변인 등을 통해 누구보다도 언론과 접촉이 많았지만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맡으면서 그 중량감이 급상승한 것이다.

당연히 이낙연의 가장 큰 소구력은 실력있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 기대감이었고 이를 확인시킨 것이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의 답변이었다. 국회의원들의 말 공세에 촌철살인의 논리있는 언변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여유가 국민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이다. 이낙연이 오랜 시간 대선지지도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며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이란 닉네임을 달고 다닌 배경은 바로 이 것이다.

하지만 야당과의 정쟁이 심화되고 검찰개혁을 놓고 정국이 경색되는 과정에서 여당 대표로서 ‘행동’보다는 영양가없는(?) 말만 앞세운다는 비판에 봉착하게 되면서 지지도 역시 밀리는 추세로 이어졌다. 최근 이명박 박근혜 사면을 기습 얘기했다가 반발에 봉착함으로써 또 한 번 위기를 맞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선 지지도 회복에 반전을 기할 수도 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제의가 문 대통령과의 사전교감에 따른 것이고 실제로 조만간 있을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사면에 긍정의 신호를 보낸다면 이낙연으로선 집토끼와 산토끼를 동시에 잡게 된다. 이게 안 되면 이낙연의 지지도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다. 하지만 ‘문빠’로 대표되는 현 정부 지지자들에게 이재명은 여전히 껄끄러운 존재라는 점이 이낙연 한테는 나름 호재다.

 

이낙연의 아킬레스건을 밟고 올라오는 이가 이재명이다. 이른바 사이다발언과 과단성 있는 행동으로 각종 국가현안에 대해 쾌도난마식 대처를 보인 것이 이재명의 지지도를 끌어올렸다는 게 중론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천지 사건과 재난지원금 공방 때 보여준 차별화된 모습이다.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업무지시를 하고 정부에 크게 맞서지 않으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낸 것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윤석열 문제에서 지나칠 정도로 인내와 숙시주의( )로 일관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여론이 이낙연보다는 이재명에게 비교우위를 안긴 측면도 크다.

엊그제 이재명이 “투기에 매달리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면서 기획부동산 개발행위에 철퇴를 내리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획부동산업자 여러분, 지분쪼개기나 지분매각을 시도하는 순간 곧바로 포착되고 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토지구입 투자금 다 잃는 수가 있으니, 이제 경기도에선 쪼개팔기 불로소득 포기하시기 바란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가슴앓이를 하는 국민들에겐 이보다 더 명쾌하고 시원한 말도 없겠다. 그러잖아도 요즘 시중에선 아파트 투기와 최근 서민들까지 열병을 앓게 하는 주식과열 현상을 거론하며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불로소득의 왕국이 됐다”고 자책하는 여론이 비등하다.

윤석열의 지지도 상승을 파죽지세로 표현하는 언론도 있었다. 이재명이 선두로 치고 나오면서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지만 검찰개혁의 전도가 앞으로도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그가 검찰총장을 고수하는 한 윤석열은 계속 여론을 탈 것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진영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지만 공무원 신분으로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후보로 부상하기까지 결정적 요체는 당연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상징되는 소신과 강직함의 이미지다. 검찰개혁이라는 국가적 의제가 추미애-윤석열 사태를 계기로 엉뚱하게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변질되면서 윤석열의 주가는 단 시간 내에 급등했다.

그가 끝내 대권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그가 맞이할 변수는 다른 두 사람보다도 특히 많기 때문이다. 당장은, 막상 검찰조직을 떠났을 경우 그가 부딪칠 환경이다. 지금이야 현 정부의 독단에 맞선다는 이미지가 크고 이에 힘입어 여론의 지지를 받지만 그가 중도 하차하거나 혹은 임기를 마치고 그동안 힘의 원천이었던 검찰을 떠난다면 그 때부터는 정글의 생존싸움에 내던져지게 된다. 평생 검찰권력에 길들여진 그가 지금까지 누려온 권한과 이미지가 아닌 오로지 실력과 실체로써 검증받는 앞으로 과정은 지난하고 살벌한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낙연 이재명 윤석열의 여론조사 지지도는 어찌보면 그들의 겉모습에 대한 평가의 결과일 수도 있다. 그래도 상황에 따라 반전을 거듭하는 이들의 지지도 추이를 눈여겨 보면 국민들은 각자에게서 차별화된 특장점을 찾고 있고 결국 이에 준해서 내년 대선에서도 적격한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노련하고 중후한 정치력(이낙연)과 그러면서도 행동할 땐 과감하게 나서 책임질 줄 아는(이재명), 소신과 강단있는(윤석열) 지도자, 이 세 가지를 모두 겸비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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