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들, 왜 집 처분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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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들, 왜 집 처분 안하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3.3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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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몇 서울·세종에 주택·상가 소유, 새롭게 주식투자한 사람 여럿

충북 공직자들 재산분석
국회의원·지자체장·고위 공무원 등

부동산 투기 근절이 화두다. 특히 공직자들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3월 28일 LH 사태 대책으로 모든 공직자의 ‘재산등록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대상자는 4급 이상 공무원 등 약 23만명이다. 여기에 5급이하 중앙공무원, 지방공무원, 공공기관·공기업 직원 등 130만명을 추가해 최대 160만명까지 재산등록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산등록 대상자와 공개 대상자는 다르다. 현재 공직자윤리법상 일반직 공무원 4급 이상과 경찰 등 특정분야 7급 공무원 이상은 모두 재산을 등록해야 하지만 공개 대상자는 1급 뿐이다. 따라서 당정청이 모든 공직자들에게 재산등록 의무화를 추진한다면 공개까지 하도록 해야 실효성을 거둘 것이다. 현재도 공개 대상자가 아닌 경우는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다.

이래 저래 앞으로는 선출직 공직자들이나 고위 공직자들에게 좀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투기가 적발될 시에는 인정사정 없이 처벌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그라서 차명투기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가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3월 25일 충북도내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지방의원 등 정무직 공무원, 일반직 1급 국가공무원 및 지방공무원, 교육공무원 중 총장과 유관단체장 등의 재산사항이 공개됐다.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로 한바탕 난리를 겪은터라 이들의 부동산 보유액에 관심이 쏠렸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들이 재산을 거짓 기재하거나 누락 또는 잘못 기재,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증식을 하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조치는 경고, 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해임, 징계의결 요구 등이다.

본지는 국회의원, 지자체장, 교육감, 1급 공무원, 총장 등의 재산을 분석했다. 이들의 재산 총액과 부동산 액수는 도표에서 확인하면 된다. 도표는 총액 순으로 정리했다. 이들의 재산을 토지, 건물, 주택, 증권별로 분석했다. 이들 중에 신도시나 산업단지 예정지에 미리 땅을 사놓는 식의 부동산 투기는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몇 몇은 실거주하지 않으면서 서울, 세종 등 투기꾼들이 몰리는 도시의 아파트·상가·오피스텔 등의 부동산을 소유해 투기의혹이 있다. 다주택자는 지난해보다 줄었으나 여전히 많은 편이다. 주식의 대중화시대라 그런지 절반 정도는 주식투자를 했다.

그러나 이들이 신고한 재산 액수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현재가액이라고 표기돼 있으나 실제 현시세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서울·세종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현시세는 이보다 훨씬 높아 실제 재산총액은 더 많다.
 

토지) 1위 박덕흠 의원 220억원

누가 땅부자인지 살펴보니 전체 35명 중 상위 10명에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갔다. 1위는 역시 ‘넘사벽’ 박덕흠 국회의원(무·보은옥천영동괴산)이다. 그는 전국 각지에 220억원에 이르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강원 홍천군 북방면 원소리와 구만리 등지에 상당한 액수의 대지·전·답이 있다고 신고했다. 제주 서귀포시 서흥동에는 과수원이 있다. 그러나 지역구인 충북에는 토지가 없다.

2위는 임호선 국회의원(민·증평진천음성). 10억7305만원에 달하는 토지를 갖고 있다. 임 의원과 가족들은 주로 진천군 초평면 은암리에 전·답·대지·임야, 초평면 연담리에 답·임야, 증평군 증평읍에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3위는 김재종 옥천군수(민)로 8억8351만원, 4위는 변재일 국회의원(민·청주청원)으로 8억5383만원에 이르는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김 군수는 지난해 소유하고 있던 토지 중 여러 건을 팔았으나 대전·옥천·금산에 여전히 많다. 변 의원과 가족들은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경기 화성시 마도면, 안성시 원곡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임야를 많이 갖고 있다.

이어 이상천 제천시장(민)이 2억6564만원으로 5위, 도종환 국회의원(민·청주흥덕)이 2억647만원으로 6위,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1억7128만원으로 7위에 올랐다. 이 시장은 제천시 장락동에 전을 소유하고 있다. 제천시 송학면 오미리에 있던 전은 모두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도 의원은 청주시 오창읍 가좌리에 전, 양청리에 대지를 갖고 있다. 보은군 내북면 법주리 토지는 모두 팔았다고 신고했다.

이어 박세복 영동군수(국힘)가 1억6257만원으로 8위, 류한우 단양군수(국힘)가 1억3873만원으로 9위, 김장회 충북도 행정부지사가 1억3386만원으로 10위에 올랐다.
 

건물) 1위 전형식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 20억원

상가,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같은 건물을 소유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많은 건물을 가진 사람은 37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한 전형식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다. 그는 부동산 부자다. 그의 건물 총액은 20억원에 달한다. 전 청장은 기재부 공무원 출신답게 근린생활시설은 세종시, 주택은 서울시에 보유하고 있다. 충북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는 배우자와 세종시 어진동에 중앙타운 상가 두 개를 갖고 있다. 70.95㎡를 10억8000만원, 163.80㎡를 9억2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세종시 건물가는 상승 중이라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빌딩은 정부세종청사 근처에 위치해 있다.

또 전 청장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84.97㎡, 강남구 논현동 연립주택 64.26㎡도 소유하고 있다. 잠실동 아파트는 지난해보다 3억여원이 올라 12억7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논현동 연립주택은 4억1400만원이라고 적었다.

이어 2위는 김재종 옥천군수로 18억4686만여 원, 3위는 박덕흠 의원으로 9억2455만여 원에 이르는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김 군수는 옥천군 옥천읍 장야리 외 3필지를 갖고 있다. 그리고 박 의원은 서울시 영등포구에 상가, 경기도 여주시에 창고를 갖고 있다.

4위는 최영석 충북대 교학부총장 5억6500만원, 5위는 이상천 제천시장 4억9794만원, 6위는 홍성열 증평군수(민) 3억7000만원, 그리고 7위는 류한우 단양군수 2억4835만원으로 나타났다. 최 부총장은 배우자 명의로 노른자땅 서울 강남구에 오피스텔, 서초구에 상가를 갖고 있다. 이 시장은 제천시 장락동 건물을 배우자 명의의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이라고 신고했다.
 

주택) 1위 박덕흠 의원 85억원

지난해 정부는 다주택 고위 공직자들에게 한 채만 남기고 다 팔라고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에게 이를 주문했다. 그러나 일부만 이행했을뿐 나머지는 여러 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책을 논하는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집을 여러 채 소유하고 있으면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 국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또한 크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주택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은 박덕흠 의원이다. 그는 85억원을 신고했다. 박 의원과 가족들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에 각각 아파트 1채씩 총 2채, 지역구인 옥천군 옥천읍에 아파트 1채, 경기 가평군 청평면에 단독주택 1채 등 모두 4채를 갖고 있다.

2위는 재산 39억여원을 신고한 김수갑 충북대총장으로 총 주택가가 24억6050만원에 달한다. 3위는 최영석 충북대 교학부총장 21억200만원, 4위는 송재빈 충북테크노파크원장 17억6200만원이다.

김 총장과 가족들은 서울시 서초구 삼풍아파트 1채,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현대아파트 1채 등 총 2채를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또 최 부총장과 가족들은 서울시 강남구 미성아파트와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계룡리슈빌아파트, 모친 명의의 대구 아파트 등 3채를 갖고 있다.

그리고 전형식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16억8400만원으로 5위, 변재일 국회의원이 16억6900만원으로 6위, 이종배 국회의원(국힘·충주)이 15억7600만원으로 7위에 올랐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민)는 14억85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변·이 의원과 이 지사는 아파트를 1채씩 갖고 있다.

한편 김장회 충북도 행정부지사는 본인 명의의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아파트와 모친 명의의 서울시 송파구 마천동 빌라 등 2채를 소유하고 있으나 세종시에 아파트 1채를 분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부부 명의로 자이e편한세상 분양권을 갖고 있고 중도금을 납부했다고 신고했다. 세종시가 투기장으로 전락하자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증권) 1위 김수갑 충북대총장 12억원

주식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증권 분야에 김수갑 충북대총장, 김종우 한국교원대총장, 이혁규 청주교대총장 등 3명의 대학 총장이 들어가 눈길을 끈다.

김수갑 총장은 충북도내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1급 공무원 중에서 주식 총액이 가장 많다. 그는 12억485만원의 주식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김 총장은 본인과 배우자, 자녀 모두 국내외 다양한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배우자의 퇴직연금을 해약하고 랩 금융상품을 가입했으며 유가증권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2위는 15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한 이상철 충북개발공사 사장으로 10억6821만원, 3위는 박덕흠 의원으로 5억2039만원어치를 갖고 있다. 주식투자에 올인한 이 사장은 전 직장 퇴직금과 저축 및 융자금으로 국내외 다양한 주식을 샀다고 밝혔다. 박 의원 측은 배우자가 처음 주식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4위는 송재빈 충북테크노파크원장 2억5300만원, 5위는 변재일 의원 1억9833만원, 6위는 김종우 교원대총장 1억1465만원으로 나타났다. 송 원장은 본인, 배우자, 자녀가 국내외 다양한 주식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그리고 재산 9억6595만원을 소유한 이혁규 청주교대 총장은 주식 총액이 7757만원이라고 신고했는데 해외주식이 특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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