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폐기물 매립장 추진 제천·단양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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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폐기물 매립장 추진 제천·단양 ‘발칵’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1.04.0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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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천, 남한강 등 지역주민 상수원 오염 우려
쌍용C&E가 강원도 영월군에 서강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제천·단양 지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쌍용C&E 시멘트 공장 전경.
쌍용C&E가 강원도 영월군에 서강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제천·단양 지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쌍용C&E 시멘트 공장 전경.
쌍용C&E가 강원도 영월군에 서강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제천·단양 지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쌍용C&E 시멘트 공장 전경.
쌍용C&E가 강원도 영월군에 서강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제천·단양 지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쌍용C&E 시멘트 공장 전경.

 

쌍용C&E(쌍용양회공업에서 사명 변경)가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쌍용리에 추진하고 있는 서강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이 제천·단양 지역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제천시에 따르면 쌍용C&E는 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쌍용리 서강 인근의 석회석 폐광산 19만 1225㎡를 산업폐기물 매립장으로 조성키로 하고 관련 절차에 나섰다. 이는 향후 16년 동안 폐기물 560만 톤을 매립할 수 있는 규모다.

매립장 사업이 승인되면 쌍용C&E는 축구장 면적(7140㎡)의 26배가 넘는 19만㎡에 건설폐기물과 석재 가공 부산물 등 광물 찌꺼기, 폐토사, 폐슬러지(정수처리장 찌꺼기 등)를 비롯한 각종 산업폐기물을 이곳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워낙 규모가 크고 인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 보니 제천·단양뿐 아니라 매립장 소재 지자체인 강원도 영월군과 영월지역 농업·환경단체들까지 반대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거센 논란을 낳고 있다. 영월군 쌍용리와 후탄리 등 사업지 소재 주민들의 적극적인 찬성 입장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전국 단위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최근 쌍용C&E 본사 앞에서 반대 집회를 갖는 등 서강 폐기물매립장 조성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은 갈수록 거세게 확산하고 있다.

왕암동 폐기물매립장 침출수 문제로 장기간 극심한 피해에 시달렸던 제천시로서는 시민의 상수원인 장곡천과 직접 관계가 있는 서강 폐기물매립장을 결코 용인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이에 제천시는 지난달 23일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쌍용양회가 사업장 폐기물 매립시설 조성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제천시민사회단체와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천시는 서강 폐기물매립장에서 침출수가 유출될 경우 대재앙에 가까운 상수원 오염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절리와 동공이 많은 석회암 지대에 폐기물매립장 침출수가 유출되면 송학면 일대 지하수는 물론 14만 시민의 상수원인 장곡취수장마저 안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환경의 문제를 넘어 제천시민의 생명권과 직결될 수 있는 중대 위협 요인이라는 게 제천시의 판단이다.

시는 또한 폐기물매립시설 조성 공사 과정에서 송학면 주민들에게 광범위한 분진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가동 후 악취 등 다른 대기환경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시는 지난해 8월 이 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제천시의회와 단양군의회 역시 매립지에 침출수가 유출되면 주민의 젖줄인 쌍용·장곡천과 남한강이 오염될 수밖에 없다며 힘을 보탰다. 두 지역 의회는 “폐기물매립장 조성 예정지역은 지하에 수많은 절리와 동공이 존재하는 카르스트 지형으로, 침출수가 유출된다면 지하수 오염 등 피해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전국 각지의 폐기물 반입으로 인해 제천지역과 단양지역은 폐기물 운반 차량 통행이 급증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분진과 악취 또한 지역 주민에게 큰 고통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의회는 “지난 60여 년 동안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미명 아래 파헤쳐 놓은 석회석 폐광을 친환경적으로 정상적으로 복구하는 것이 지역민에 대한 도리”라면서 “쌍용양회는 고통받아온 지역 주민과 한강을 젖줄로 삼아 살아온 인근 지자체 주민 모두가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폐기물매립장 조성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서강 폐기물매립장 예정지는 제천시 송학면과 2.5㎞, 제천시민의 상수원인 장곡취수장과도 3.5㎞여서 행정구역만 강원도 영월면일 뿐 실생활의 측면에서는 제천시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이에 제천시와 시의회, 단양군의회 등은 영월군, 영월군 환경 및 농민단체 등 뜻을 같이하는 지역사회와 힘을 모아 강력한 저지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단위 시민단체와 학계, 정치권과 연대를 통해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원천 봉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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