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재산 그대로 믿으면 안돼
상태바
공직자 재산 그대로 믿으면 안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4.08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도권에 집 가진 정정순·변재일·이종배·엄태영·박덕흠·임호선 의원 실제 총액 훨씬 많아
서울 아파트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비교해보니 약 10억 차이 다반사

 

충북 공직자들의 부동산
아파트가격의 허와 실 1

 

지난 3월 25일 발표된 충북지역 국회의원·지방의원·자치단체장·고위공직자 등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대부분 증가했다. 서민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나락으로 떨어졌으나 오피니언 리더라 할 수 있는 이들은 부동산 공시지가와 주식가격 상승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서울·경기·세종시에 토지나 주택을 가진 사람들의 재산은 더 많이 증가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가격 차가 점점 벌어진다. 따라서 부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지방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돈 있으면 무조건 수도권에 집 사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이는 결국 수도권 과밀현상과 지방의 공동화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재산을 공개한 사람들의 실제 총액은 신고가보다 훨씬 많다. 대부분 공시지가로 신고하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상 주택은 공시가격 또는 실거래가격으로 신고하라고 돼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실제 주택을 샀을 때 당시의 액수를 알면 실거래가격으로 신고하고, 모르면 공시지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국채·공채·회사채 등의 증권은 액면가로 신고하도록 돼있어 이 또한 실제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충북 국회의원 6명 서울에 아파트 소유

서울·경기·세종시에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의 실제 아파트 가격을 알아봤다. 다음과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검색한 결과 신고가와 큰 차이가 났다. 이 곳에 아파트를 가진 국회의원은 정정순·변재일·이종배·엄태영·박덕흠·임호선 의원이다. 도종환·이장섭 의원을 제외한 6명이 모두 해당된다.

15억16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정정순 의원(민·청주상당)은 서울에 아파트 1채, 상가 1개를 갖고 있고 청주에서는 전세를 산다. 정 의원은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 55.62㎡를 10억1900만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 17억8500만원에 매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재일 의원(민·청주청원)은 총 재산이 40억89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그는 서울에 아파트 1채를 소유하고 있고 지역구인 청주에서는 전세를 살고 있다. 변 의원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장아파트 150.71㎡를 14억7900만원이라고 신고했으나 최근 21~24억원에 매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 있는 임야는 차치하고 아파트만 봐도 현시세는 7~9억원 더 나간다.

총 재산 26억5500만원을 가진 이종배 의원(국힘·충주)은 서울시에 아파트 1채를 소유하고 있고 충주에서는 역시 전세를 산다. 이 의원은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73.26㎡를 13억66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강남 집값 상승으로 지난해보다 3억2600만원이나 상승한 가격이다. 하지만 22억9000만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어 실제 재산은 약 9억원 정도 더 많다.

6억92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엄태영 의원(국힘·제천단양)은 서울에 아파트 1채, 제천에 1채를 갖고 있다. 그는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가양9단지아파트 49.50㎡를 3억2700만원이라고 했으나 현시세는 6억2000~6억5000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국회의원 중에서도 알아주는 자산가 박덕흠 의원(무·보은옥천영동괴산)은 이번에 559억6800만원을 신고했다. 박 의원과 가족들은 아파트 3채, 단독주택 1채를 갖고 있다. 그는 서울시 강남구 아이파크삼성아파트 웨스트윙동 203.12㎡를 52억,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178.32㎡를 28억32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그러나 아이파크삼성아파트는 74억2000만원, 아시아선수촌아파트는 40억3000만원 가량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호선 의원(민·증평진천음성)은 26억700만원을 신고했다. 임 의원은 서울에 아파트 1채, 증평에 근린생활시설 1채, 진천에 모친 명의의 단독주택 1채 등 부동산이 많다. 그는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 현대하이엘아파트 154.15㎡의 가격이 5억원이라고 했으나 13억2000만원 가량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직자·대학총장들도 부동산 부자

한편 고위공무원 중에도 서울·경기·세종시에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이 몇 명 있다. 이들은 정부부처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대학에 몸담고 있다. 김장회 충북도 행정부지사는 12억9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김 부지사는 서울에 아파트 1채, 모친 명의의 연립주택 1채, 세종시에 아파트 분양권 1개를 갖고 있다.

그는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프라자아파트 84.67㎡를 6억7000만원이라고 신고했으나 실제는 12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지사는 8630만원의 중도금을 납부한 세종시 자이e편한세상 101.86㎡ 아파트 가격이 1억7350만원 상승해 현재 2억5980만원이 됐다고 신고했다. 아직 완공조차 안됐으나 세종시의 미친 집값 때문에 날로 오르고 있는 것.

15억4000만원의 재산을 가진 성일홍 충북도 경제부지사는 세종시에 아파트 1채, 서울시에 오피스텔 1채, 모친 명의의 다세대주택 1채를 소유하고 있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3단지 119.98㎡를 5억2600만원이라고 신고했으나 실거래가는 큰 폭으로 올라 14억2000만원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37억4300만원을 신고한 부동산 부자 전형식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서울에 아파트 1채, 연립주택 1채, 세종시에 상가 2개를 갖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아파트 84.97㎡를 12억7000만원이라고 밝혔으나 21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식 부자 김수갑 충북대총장의 총 재산은 39억2200만원이다. 김 총장은 서울시 서초구 삼풍아파트 165.92㎡를 23억68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하지만 검색 결과 32억5000만원 가량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38억9900만원을 신고한 최영석 차기 충북대병원장은 서울에 아파트 1채, 오피스텔 1채, 상가 1개와 청주에 아파트 1채를 소유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105.62㎡를 16억6200만원이라고 했으나 현시세가 28억8000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