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없으면 장사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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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없으면 장사 안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4.29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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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와 개별 공장 많은 음성·진천군에 외국인 노동자 몰려
음성군 대소면 곳곳에 ‘외국인 환영’ 표기, 다양한 음식점도 생겨
충북 음성군 대소면 거리 풍경
충북 음성군 대소면 거리 풍경

 

산업인력 구조 개편
음성·진천군에 가보니

 

충북도내에서는 음성군과 진천군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지난 3월 31일 기준 음성군 인구는 총 10만 791명이다. 이 중 내국인이 9만2407명, 외국인이 8384명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전체의 9.07%를 차지한다. 이는 등록외국인 숫자이고 미등록 외국인까지 합치면 이보다 많을 것이다.

참고로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외국인 수는 전국에서 안산시가 9만2787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수원시 6만7037명, 화성시 6만5040명으로 집계됐다.

음성군과 진천군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이유는 공장이 많기 때문이다. 음성군에는 산업단지 12개에 농공단지 3개가 들어섰고 현재 성본산업단지 등 8개의 산업단지 건설이 추진 중이다. 식품·화학·의료·화장품·의류·금속가공·자동차 등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이 즐비하다. 개별공장 또한 많은 편이다.
 

“외국인들 없으면 공장 안 돌아가”

음성군의 한 관계자는 “금왕읍, 대소면, 삼성면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금왕읍내에는 산업단지, 대소면에는 산업단지와 개별공장, 삼성면에는 개별공장이 많다. 이들은 이런 곳에서 일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특히 많은 업종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기 때문에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주들은 외국인 없으면 공장 운영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들이 우리나라 3D 업종을 끌고 간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음성군 대소면 대소시장 근처에 갔다. 대소면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다. 이 곳에는 환전코너, 양꼬치집, 샤브샤브 식당, 빈티지구제샵, 인도음식점, 중국음식점 등이 있었다. 휴대폰가게에는 ‘외국인 환영’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고, 웬만한 가게 간판에는 한국어와 영어가 동시에 표기돼 있었다. 면소재지에서 영어 간판을 보는 것 자체는 생경했으나 다문화시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자연스런 풍경이다.

이들 가게가 띄엄띄엄 있어서 외국인거리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여느 면소재지와는 분명 다른 점이 있었다. 삼삼오오 지나가는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거리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많이 본다. 이제는 자연스런 현상이 됐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파는 음식점과 생필품가게가 자연스레 하나 둘씩 생겼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음성에 중소 공장들이 많아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려든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대학 나와 놀아도 험한 일 안하려고 하지 않나. 이제는 외국인노동자들이 귀한 산업인력들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음성에 와있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태국, 우즈베키스탄, 몽골, 중국 조선족들이다. 대소는 근처에 대소IC가 있어 편리한 교통 덕을 본다. 대소산업단지와 대풍산업단지, 중부산업단지도 인근에 있다”며 “우리도 외국인들 아니면 장사 못한다. 이들이 큰 고객이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주춤한데 전에는 면소재지 상가에 밤 늦게까지 외국인 고객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가게 안을 둘러보니 한 쪽에는 보드카, 연태고량주, 와인, 양주 등 외국인들이 찾을 만한 술이 진열돼 있었다.

그런가하면 인구가 많은 음성군 금왕읍에는 금왕산업단지, 오선일반산업단지, 유촌산업단지와 금왕농공단지가 있다. 그리고 현재 성본산업단지, 금왕테크노산업단지, 성안산업단지, 인곡산업단지 건설이 추진 중이다. 산업단지와 농공단지가 이렇게 많다보니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높다. 금왕읍내 번화한 거리에도 외국인들을 위한 식료품점과 음식점들이 곳곳에 있었다.
 

외국인 위한 마트, 식료품점 등장

한편 진천군은 지난 3월 말 현재 주민등록 인구가 8만4118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외국인은 5470명으로 2월 말보다 45명 증가했다. 전체 외국인 비율은 6.50%이다. 음성군보다는 적은 편이다.

진천군내에서는 덕산읍과 이월면, 광혜원면에 크고 작은 기업들이 많다. 덕산읍에는 신척산업단지, 산수산업단지가 있고 이월면에는 이월농공단지, 이월전기전자농공단지 등이 들어섰다. 또 광혜원면에는 죽현일반산업단지와 에스폼산업단지, 광혜원산업단지 등이 입주해 있다.

진천군의 한 관계자는 “공장이 많은 덕산읍, 이월면, 광혜원면에 외국인들이 있다. 이들은 주로 사내 기숙사에 거주하고 일부는 진천읍의 원룸에 산다. 그래서 읍내에 이들을 위한 마트, 식료품점, 음식점들이 생겼다. 영어 간판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내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는 주말이나 공휴일에 종종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으로 물건을 사러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없는 것 빼고 다 파는’ 육거리시장에는 과일·채소·고기·생선 등과 갖가지 생필품을 저렴한 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시장 안에는 외국인 물건을 취급하는 마트가 두 개 있어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충북도의회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충북 외국인 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려 했으나 심사 보류됐다. 현재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이 분분해 수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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