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예찬 낮에 걸을까? 밤에 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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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예찬 낮에 걸을까? 밤에 걸을까?
  • 육성준 기자
  • 승인 2021.06.30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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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보다 오후나 이른 저녁이 적당
심혈관시술 환자는 약 먼저, 운동 병행해야
걷기는 남녀노소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어디서든 가능한 운동이다. 어둠이 내린 청주 무심천 산책로에 시민들이 걷는다.
걷기는 남녀노소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어디서든 가능한 운동이다. 어둠이 내린 청주 무심천 산책로에 시민들이 걷는다.

 

비록 간단한 산책이라 하더라도 걷기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성급하고 초조한 생활을 헝클어 놓는 온갖 근심·걱정들을 잠시 멈추게 해준다. 두 발로 걷다 보면 자신에 대한 감각, 사물의 떨림들이 되살아나고 쳇바퀴 도는 듯한 사회생활에 기리고 지워져 있던 가치의 척도가 회복된다. ‘걷기예찬(다비드 르 브르통)’ 중

일상에서 실천하기 쉽고 효과 좋은비대면 시대 운동법, 걷기
걷기는 다분히 운동 목적을 떠나 현대인들의 지친 일상생활에서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스마트 폰에서도 오늘 내가 걷는 것만큼 숫자가 표시되고 본인이 정한 목표치를 달성하면 축하한다는 이모티콘이 반짝인다.

걷기의 다양한 효과를 몸소 체험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하루 1만 보 걷기 또는 그 이상 걷기를 실천하며 함께 경쟁 대회를 갖고, 어플과 앱을 통해 많이 걷는 수만큼 보험료 할인, 기부 등 운동의 효과를 사회 곳곳에 전파하고 있다.

이정민(46)씨 가족들이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치고 청주시 무심천 산책에 나왔다. 일주일에 두 번은 꼭 걷는다는 이 씨는 “작년과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가족들 모두 체중이 늘어나고 무기력해진 것 같다” 며 “집에서 나오기가 힘들지 막상 나오면 상쾌한 공기로 기분이 전환되고 또 걷는 사람들을 보면 운동을 해야겠다는 경각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걷기는 가족과 함께 운동하기 위해 특별히 많은 돈이 들어가지 않고 운동화만 있으면 된다”며 “걸으면서 사춘기 자녀와도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집안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한다.
비만과 당뇨로 새벽마다 무심천에 나와 운동을 한다는 진성(70)씨는 “나이가 들어 잠이 없는 것도 있지만, 아침에 걸으면 지나는 사람들도 없어 조용히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여러모로 걷기운동의 효과는 입증됐다. 그럼 언제 걸어야 질병 예방과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청주 한국병원 심장내과 이유홍 전문의(심혈관센터장)의 말을 들어봤다.

새벽 운동보다 오후나 저녁에
이른 아침에는 심혈관질환 즉 뇌출혈, 뇌졸중, 급성 심근경색 발생 빈도가 높다. 오히려 오후나 이른 저녁 시간에 운동하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겨울에는 오전 시간을 더욱 피해야 한다. 수면하는 동안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계가 억눌려 있다가 잠에서 깨는 순간 활성화된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혈압이 올라가고 맥박도 빨라지므로 새벽 운동은 권유하지 않는다.

운동 시간은 일주일 2시간30분
시간을 쪼개보면 하루 30분이다. 심혈관질환을 30% 정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 걷기를 하면 심장마비가 와서 급사할 확률도 30~50%까지 줄일 수 있다.

당뇨환자 혈당 낮춰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면 당뇨환자들의 혈당도 내려간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내려가고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게도 입증됐다.

빠르게 땀이 나도록 걷는다.
보통 걸음보다 빠른 속도로 경보하듯 걷고 숨이 차고 몸에 땀이 나도록 걷는 게 좋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고도비만이거나 심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무리하게 운동하기보다 본인의 몸 상태에 맞게 천천히 운동하는 게 좋다. 연구 결과 빨리 걸을수록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 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조영술 시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는?

이유홍 청주한국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이유홍 전문의

 

이유홍 심장내과 전문의는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일단 약을 잘 먹는 게 중요하다. 일부 환자는 수술 받았으니 약 안 먹고 운동으로 치료하겠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주 위험하다. 약을 안 먹고 응급실에 온 일도 있고 사망한 사례도 있다. 혈관을 지켜주는 좋은 약이 많아서 반드시 약물 처방과 함께 운동을 병행해야 심장 기능을 강화시킨다”고 말했다.

또 “혈류에도 작은 미세혈관이 있다. 큰 혈관이 막히더라도 걷기 운동을 통해 미세혈관이 발달한 사람의 경우 심근손상이 심하지 않다. 또한 금연해야 한다. 당뇨, 비만 등 위험인자들이 많은 사람이 흡연을 계속하는 경우 재발이 높다. 나이가 많고 가족력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흡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은 생활 습관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홍 전문의는 아주대학교병원 시절부터 현재 한국병원까지 1만여 이상 혈관 조영술을 시술했다.

청주한국병원(병원장 송재승)은 지난해 9월 심장 조영술 시술 5000례를 달성했다. 2014년 8월 심장혈관센터를 개설한 지 6년 만이다. 종합병원으로는 드물게 6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지역응급의료센터와 연계, 취약시간대인 주말, 휴일과 야간에도 응급시술이 가능한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 심혈관센터 개설 이후 5~15분의 심정지 상태에서 응급으로 실려 온 환자들을 뇌 손상이 전혀 없게 소생시켜 전국적인 시선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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