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길 사로잡는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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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길 사로잡는 수제맥주
  • 권영석
  • 승인 2021.07.2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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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맥주 인기…수제맥주시장 3년 새 40% 성장
증평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음성 코리아크래프트비어 등

휴가~ 맥주기행

수제맥주의 성장

 

편의점 맥주판매대 /뉴시스
편의점 맥주판매대 /뉴시스

 

주세법이 개정되며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이 5년 뒤 4000억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청주의 한 주류판매상은 “20대를 중심으로 수제맥주 소비가 급증한다. 밖에서 마시는 문화가 아닌 집에서 먹는 문화로 바뀌면서 3~4년 전과 비교해 소비가 2배 이상 늘었다. 편의점을 통해 판매되는 수제맥주량이 압도적이다. 청주에서는 봉명동, 개신동, 가경동 쪽에서 다양한 수제맥주들이 팔린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각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맥주의 제주 위트 에일·제주 펠롱 에일, 스퀴즈 브루어리의 말표 흑맥주,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유동골뱅이 맥주 등이 많이 판매됐다. 특히 유동골뱅이 맥주, 쥬시후레쉬 맥주 등은 이름이 인상적이다. 이는 올해 1월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맥주의 위탁생산이 가능해졌고, 상표를 보유한 업체들이 이름만 걸고 수제맥줄위탁생산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펀슈머(Fun+Consumer)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재미를 찾는 소비자를 의미하는 펀슈머 마케팅은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 이색적인 제품, 한정판 제품 등을 판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다보니 대형 유통업체들이 소규모 맥주제조사와 손잡고 선호에 맞춰 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한다. 불과 6개월 전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수제맥주가 지금은 인기가 시들해지는 일도 다반사다.

 

규제 풀면서 태동

 

수제맥주 시장은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맥주의 외부유통이 허용되면서 시작됐다. ·소 맥주공장 설립기준이 완화됐고 세율이 낮아졌다. 덧붙여 제조·영업장에서의 판매도 허용됐다. 그러면서 전국에 소규모 맥주공장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코리아크래프트비어주식회사도 2014년 허가를 받아, 한국 최초의 수제맥주 공장으로 이름이 났다. 현재 아크 라거, 일요일 아침 등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대세는 수입산 맥주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맥주 수입액은 201411168만 달러에서 20183968만 달러로 증가했다. 수입액은 늘었지만 국내 판매총액은 그대로였다. 국내 맥주시장 전체 성장률은 연평균 0.3% 내외로 답보수준이었다. 이에 2016년 주세법 개정을 통해 판로규제를 완화하고 주세부담을 줄였다. 맥주시장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다.

이 무렵 대기업들의 전유물이었던 일반 맥주제조면허를 획득한 증평군 소재의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가 설립됐다. 현재 시중에서 술고래, 오늘, 대한IPA, 순한IPA, 퇴근길, 골목대장 등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그럼에도 여전한 수입맥주 강세에 정부는 2018년 제조시설기준을 완화했다. 이어 소매점 유통도 허용했다.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점으로 판매처가 확대됐다.

충북 증평군에 위치한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제품 /홈페이지
충북 증평군에 위치한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제품 /홈페이지

 

소비자 선호, 수입수제

 

수입맥주의 판매량은 한풀 꺾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맥주 수입액은 22685만 달러로 2018년과 비교해 약 25% 감소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도 컸다.

기세를 몰아 정부는 2020년 맥주종량세를 전환했다. 기존 맥주의 출고원가에 72%를 책정했던 주세를 맥주용량 기준으로 바꿨다. 그 결과 500ml415원으로 낮아졌다. 기존에는 보통 600~700원의 주세가 붙었다. 소규모 맥주공장들의 숨통이 틔였다.

2021년부터는 위탁생산(OEM)이 허용됐다. 그동안 주문자의 상표를 붙여 공급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재품계발, 세금은 생산자가 내는 ODM 방식이었다. 정책들에 힘입어 수제맥주 시장은 3년 사이 40%이상 성장했다. 이젠 수입맥주의 점유율을 밀어내고 있다.

규제완화와 더불어 수제맥주의 독특함도 인기 비결이다. 특히 시판되는 수제맥주들은 알코올 함유량이 낮다. 보통 3~4%로 수입·대기업 맥주 4~5%와 차이가 있다. 이는 술을 취하게 즐기지 않는 최근의 문화와도 연결된다. 일례로 소주 알코올 도수는 192435도로 시작해 올해 16.5도까지 떨어졌다. 연평균 0.2~0.3도씩 낮아진 셈으로 최근 들어 감소세가 빠르다.

올해부터는 소규모 맥주공장에서 배달도 가능하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구하기 힘든 맥주를 캔이나 병에 담아서 판매하는 업체들이 꽤 있다.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코리아크래프트비어 제품 /홈페이지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코리아크래프트비어 제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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