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깨비’, ‘충북리본택시’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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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깨비’, ‘충북리본택시’를 알아?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8.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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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배달앱에 맞서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 ‘먹깨비’ 개발
충북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은 ‘충북리본택시’ 개발해 운영 중

 

충북에서 개발된 배달앱 '먹깨비'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가 출시한 배달앱 '먹깨비'

지금은 플랫폼시대
충북의 플랫폼 업체

 

바야흐로 플랫폼시대다. 처음에는 디지털 기술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접목된 사업 출현에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더 다양하고, 더 편리한 세계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신세계’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기업들이 전국을 접수하고 어느 덧 공룡이 됐다. 공룡이 되니 여러 문제점들이 나타난다. 특히 지역의 관련업체들은 이러다가 공룡에 잠식되는 게 아니냐며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해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충북의 플랫폼 먹깨비와 리본택시는 이런 위기감에서 탄생했다. 먹깨비는 배달앱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리본택시는 카카오T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충북형 배달앱 먹깨비는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가 지난해 9월 15일 출시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확대된 전국 배달시장을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98%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토종 브랜드였던 배달의 민족은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인수해 공룡중의 공룡이 됐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에게 내는 광고비와 중개수수료 및 외부결제 수수료가 높아 충북의 소상공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업체가 배달의 민족을 이용하려면 매월 광고비 월정액 8만원+중개수수료 6.8%+외부결제 수수료 3.3%를 내야 한다. 그리고 요기요는 입점비 5만원+중개수수료 12.5%+외부결제 수수료 3.3%를 받는다.

이 때문에 월 매출 3000만원을 올리면 배달의 민족에 310만원, 요기요에 480만원 가량 내야 된다. 나가는 돈이 총 10%가 넘는다. 반면 먹깨비는 광고비가 없고 중개수수료 1.5%, 외부결제 수수료 0.5~3%로 차별화 됐다. 월 3000만원 매출이 발생했을 때 총 수수료가 65만원 밖에 안된다.
 

7월 말 기준 먹깨비 가맹점수 7787개소
 

먹깨비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은 민간이지만 지자체가 일부 도와주는 형태로 가고 있다. 지난해 8월 충북도와 충북시장군수협의회는 먹깨비 개발에 앞서 배달앱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충북도는 충북의 소상공인 지원 차원에서 먹깨비를 홍보하고 할인쿠폰 등을 지급하며 거들고 있다. 또 청주시 등 도내 시·군은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먹깨비의 사업 대상은 배달앱을 사용하는 모든 도내업체 및 도민들이다. 휴대폰에서 ‘먹깨비 배달앱’을 다운로드 한 후 사용할 수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먹깨비에 등록한 가맹점수는 7787개소에 회원 12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누적 주문은 36만5000건이며 71억2200만원을 결제했다.

현재 사업 초반이긴 하지만 먹깨비에 대한 홍보부족 및 인식부족으로 이를 사용하는 업체 수가 저조한 편이다. 일부 도민들은 “먹깨비 가맹점이 많아야 소비자들이 이용할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원하는 음식점이 먹깨비 가맹점이 아니어서 결국 다른 앱을 사용하곤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가맹점 확대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게 급선무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먹깨비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수료를 적게 받고 있다. 충북도민들이 이런 먹깨비를 이용하면 소상공인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소 불편하고 할인혜택이 적어도 착한소비를 한다는 차원에서 많이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먹깨비 결제시 지역화폐를 이용하면 10%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충북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이 개발한 충북리본택시
충북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이 개발한 충북리본택시

충북리본택시 가입 택시 현재 1000여대
 

먹깨비에 이어 등장한 충북의 플랫폼이 충북리본택시다. 충북택시운송사업조합, 충북개인택시운송조합, ㈜티원모빌리티, ㈜코나투스는 지난 4월 8일 통합플랫폼 사업 협약을 했다. 운영은 8월 10일 시작됐다. 현재 ㈜티원모빌리티는 ㈜코나투스에 합병됐다.

이 또한 카카오T라는 공룡업체가 이용업체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받고 독점해오는 것에 대한 자구책으로 탄생했다. 충북택시운송사업조합 이선재 상무는 “카카오T가 이용업체들에게는 과도한 수수료, 소비자들에게는 호출비를 받는 등 수입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가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지 않으면 카카오T에 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행복택시·마을택시·바우처택시처럼 다양한 택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플랫폼이 필요해 리본택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리본택시에 가입한 택시는 1000여대. 우선 청주시에서 운영을 시작했고 도내 전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이용업체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없지만 내년부터는 받는다. 그럼에도 적은 수수료와 소비자들에게 택시비의 2%를 적립해주는 시스템을 택시조합은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이선재 상무는 “대형 플랫폼 업체들의 독점이 심각하다. 우리는 성공보다 생존가능한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리본택시를 이용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며 “지역에서 탄생한 플랫폼 업체가 잘 운영되도록 충북도와 시·군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공룡 플랫폼 기업에 맞서 충북에서 탄생한 먹깨비와 리본택시가 어떤 효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관련업계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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