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산물 축제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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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산물 축제의 변신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9.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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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 ‘15년 664개 → ’21년 1004개… 지역경제 긍정효과
코로나로 온라인 축제 증가… 소비자선호에 ‘영점 조준’ 중
괴산고추축제는 2019년 오프라인축제(왼쪽)에서 온라인 축제로 전환했다.
괴산고추축제는 2019년 오프라인축제(왼쪽)에서 온라인 축제로 전환했다.

 

지역축제는 이제 온라인 시대를 맞이했다. 전통적인 행사의 틀에서 벗어나자 축제의 추진을 두고 갑론을박도 있다. 사람도 못 모이는데 축제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주장들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일정이 없다고 축제의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축제 경제적 효과 및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는 축제는 지역 사람들이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물질적 기반을 재생산하는 목적을 수행한다그렇지 못하면 전시성, 낭비성으로 끝난다고 분석했다. 오랜 기간 자리 잡은 축제들은 이미 축제를 개최하는 것만으로도 재생산의 파급효과를 갖는다.

특히 농산물 축제는 판매·공동체적 효과가 크다. 청원생명축제를 분석한 <지역축제의 참여농가의 영향모델, 충북대학교>에 따르면 축제에 참여한 농업인들은 경제적 효과는 물론 심리적 안정감을 얻었다. 축제는 농업인들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농민들은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농업기술 개발, 포장기법 개발, 축제시기에 맞춘 작부체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효과들 때문에 지역축제, 특히 지역농산물 축제는 증가 추세다. 문체부의 지역축제 개최계획에 따르면 2015664개에서 올해 1004개까지 축제가 증가했다. 충북에서는 올해 40개가 계획됐다. 총 예산은 약 283억원이다.

 

온라인 고추·포도축제 호응

 

충북의 대표 농산물 축제는 7월 옥천포도복숭아축제, 8월 영동포도축제, 9월 괴산고추축제, 10월 청원생명축제, 보은대추축제, 증평인삼골축제 등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축제 개최의 존폐위기에 처하자 축제들은 온라인으로 전환을 모색했다. 올해로 2년째 온라인 축제를 겸한 괴산고추축제는 최근 건고추를 7095포 판매하며 매출 102332만원을 기록했다. 판매원별로 살펴보면 축제기간 진행된 순정농부 고추장터에서 1149, 온라인 1158, 홈쇼핑 668, 서울·청주 오프라인 장터 4120포다.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약 25%(1433) 증가했다. 온라인 판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괴산군 관계자는 아직까지 오프라인 판매가 압도적이지만, 온라인 판매도 증가추세다. 판매기간 동안 괴산장터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영동포도축제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온라인 판매에 초점을 맞춰 축제기간을 한 달로 연장했다. 지난해까지는 약 4일간 축제를 진행한 것과 비교해 큰 변화다. 올해 축제는 성황리에 끝나 한 달간 약 22억원치를 팔았다. 영동군은 온라인 판매를 위해 네이버쇼핑, 쿠팡프레시, 우체국쇼핑 등과 협업했다.

 

너도나도 온라인 판매

 

이후 축제들도 이들을 밴치마킹했다. 증평인삼축제는 취소됐지만 증평인삼의 소비촉진을 위해 96일부터 1010일까지 35일간 충북인삼농협 쇼핑몰인 삼누리에서 온라인 특별판매를 한다. 행사기간 홍삼제품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축제의 마지막인 107일부터 10일까지는 상설판매장도 연다.

진천군의 생거진천문화축제는 3년 만에 추진됐다. 축제는 주민화합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행사였다. 하지만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 2020년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됐다. 축제의 목적상 온라인은 큰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해는 축제를 열며 농산물 판매를 강화했다. 지역행사 취소로 인한 농산물 소비 침체를 극복해보자는 취지다.

 

진화하는 축제들

 

코로나19로 인해 농산물 축제는 온라인으로 판로를 개척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기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10월 축제를 준비 중인 보은군은 네이버스마트스토어를 만드는 등 준비에 여념이 없다. 보은군 관계자는 대추철이 가을이다 보니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지난해 처음 네이버스마트스토어를 도입했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이에 올해는 좀 더 보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한 <코로나19, 한국축제 어디로가나?>는 포럼에서는 온라인 축제라는 과도기적 상황이 보완을 거쳐 포스트코로나시대에 맞는 새로운 축제로 거듭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온라인 축제가 공간과 시간의 한계를 극복해 지역의 특색을 더 전달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지자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을 아우르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고민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충북 지자체들의 축제는 변신 중이다. 축제 기간이 늘어났고,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 참여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최근 막을 내린 괴산고추축제에서는 올해 괴산 고추송에 맞춰 율동을 짜서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영동포도축제는 과거 포도축제에 참여했던 사진을 SNS공유하면 선물을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직 킬러 온라인 콘텐츠가 부족한 과도기지만, 축제들이 하나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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