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강 따라 산업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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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강 따라 산업발달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9.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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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를 중심으로 32개 산업단지 조성…풍부한 수량 강점
지류들 생태하천으로 변신… 수질개선→ 친환경농업 성장

이제는 미호강시대

물과 경제

 

미호강은 충북 산업의 중심지로 공장의 3대 입지 조건 중 하나인 물이 풍부하다. 기업들은 대청호·미호강의 정수·중수를 이용해 냉각수, 보일러 용수, 제품처리 용수, 세정수 등으로 사용한다. 미호강은 안정된 공급량과 가격도 강점이다. 충북은 환경부 기준에 따라 광역상수도에서 이어진 물을 원수는 1233.7, 정수 432.8, 침전수 328원에 공급한다.

이 때문에 미호강을 중심으로 32개의 산업단지가 자리 잡았다. 농공단지를 제외한 충북도 내 산업단지 가운데 약 40%가 집중된 셈으로 면적을 놓고 보면 전체의 60%가 넘는다.

‘2025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이들이 사용하는 공업용수의 양은 하루 평균 337200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중 절반 이상은 미호강 유역의 물이다.

이는 국가적으로 첨단제품을 생산하는 산업단지들이 미호강 주변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바이오로 특화된 오송생명과학1·2·3단지, 반도체로 특화된 오창과학1·2·3단지가 대표적이다. 신규 용수공급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은 신규공장 증설로 필요한 일 15만톤의 물을 공급받기 위해 청주광역정수장과 관로 설치 공사를 202312월까지 진행한다. 청주광역정수장은 대청호의 물을 끌어 쓴다.

이들 산업에서 고열을 이용한 작업이 많아지면서 냉각수 수요가 늘어났다. 이 때문에 공업용수를 공급·배출하는 강의 역할을 날로 중요해진다.

 

17개 공공폐수처리시설

 

미호강은 용수공급의 통로이자 정화수 배출구 역할도 한다. 미호강 인근으로 총 17개의 공공폐수시설이 운영 중이다. 운영 주체별로 살펴보면 환경부 1, 청주시 2, 증평군 1, 진천군 2, 괴산군 1, 음성군 5곳과 세종시 4, 천안시 1곳이다.

그리고 시설은 확충될 예정이다. 충북도는 2022년 추가 공공폐수처리시설과 완충저류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국비 288억원을 지원받는다. 제천, 음성 등에는 시설이 신설·확충되고, 청주 오창산단 등에는 완충저류시설이 들어선다. 완충저류시설은 오염총량제가 시행 중인 지역에서 방류수를 잠시 보관하기 위해 만드는 곳이다. 사고나 화재에 발생했을 때 유해물질이 바로 하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다.

시설은 미호강 수질 개선을 위한 대책이지만, 보완할 점이 지적된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환경부 지침에 미호강의 폐수처리기준 중 방류수수질기준은 2지역에 해당하는데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물환경보전법에서는 폐수의 수질 기준을 총 1~4단계로 나눴다. 1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이나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등이다. 나머지 2~4지역은 각각의 생물학적산소요구랑(BOD), 총유기탄소랑(TOC), 총질소(T-N). 총인(T-P) 등의 기준에 따라 구분된다.

1단계와 2단계는 각종 오염기준 중에 총인의 수치만 각각 0.2mg/L이하, 0.3mg/L이하로 차이가 있다. 총인은 물 속에 포함된 인화합물의 총 농도를 말한다. 많이 유입되면 수질오염, 녹조, 물고기 폐사 등의 문제를 유발한다.

미호강과 인접한 산업단지
미호강과 인접한 산업단지

 

수질개선은 숙제

 

미호강의 자정 능력을 고려해 기준이 설정됐지만, 문제는 폐수처리시설 외에도 축산분뇨처리시설과 하수처리장 등 미호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오염물질들이 많다는 점이다.

충북에는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이 청주, 충주, 진천, 괴산에 설치됐고 이 중 3곳이 미호강과 인접했다. 이들이 배출하는 오염물질 가운데 총인 수치는 리터당 약 8mg.

또한 미호강과 연결된 하수종말처리장은 청주 오창·옥산, 음성 금왕·대소, 진천, 증평, 보은 삼승·회북 등 9곳이다. 이들은 각각 리터당 총인 수치 0.3mg을 정화해 방류한다.

다들 기준에 맞지만 쌓이다보니 미호강의 수질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미호강은 평균 3급수로 공업용 1급 수준이다. 3급수는 화학처리 후에 사용이 가능한 물로 사람이 바로 물에 들어가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환경부의 기준에 따르면 1급수는 상수원, 2급수는 상수원 2급으로 맑고 냄새가 나지 않아 약품처리 후 사용가능한 식수다. 4급수는 공업용 2급으로 정화한 뒤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5급은 폐수로 처분한다.

상류인 미호강은 3급수지만 오히려 하류인 금강은 평균 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어 물이 흐르면서 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제도권 외 배출도 여전하다. 공장들의 눈 가리기식 폐수 방류뿐 아니라 도심에 있던 축사들이 민원에 떠밀려 점차 미호강 근처로 이동했다. 인근에 무허가 축사들도 많다총량 기준만 따질 게 아니라 오염 배출을 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화되는 미호강 경제

 

그럼에도 미호강을 중심으로 한 경제기반은 강화되고 있다. 충북도가 3월 발표한 ‘4차 충청북도 종합계획에 따르면 미호강을 중심으로 청주, 진천, 음성군의 신산업이 육성된다. 기간은 2021년부터 2040년까지다.

세부적으로 청주는 고부가가치 신산업 중심의 미래형 첨단 산업도시가 목표다. 미호강을 끼고 조성된 청주테크노폴리스,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청주 강소연구개발특구를 집중 육성한다. 이곳에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를 연구·생산하는 시설들이 확충된다.

진천군은 중부권 성장거점 솔라시티가 목표다. 솔라시티는 진천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화큐셀 공장 등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사업, 태양광모듈사업 등을 강화하는 정책이다. 미호강 인근의 진천테크노폴리스, 하이테크밸리, 진천복합산단, 메가폴리스산단, 초평산단이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음성군은 신성장동력이 견인하는 초일류 창조도시가 목표다. 혁신도시에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이와 연계해 수소기반 에너지 안전·교육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인접 산단에서 에너지, 시스템반도체, 첨단 기계·부품 등 신산업 거점 지구가 개발된다. 음성군에는 금왕·대풍·맹동·음성하이텍·생극 등의 18개 산업단지가 조성됐다. 이를 위해 음성군은 신에너지· 자동차물류, 뷰티헬스, 지능형부품, 기후환경농업을 5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했다.

 

국가하천 미호강 변화

 

앞으로는 미호강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그런 가운데 미호강은 2019년 국가하천으로 승격됐다. 하천은 중요도에 따라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으로 나눈다. 국가하천은 유지관리를 국가에서 맡는다. 하천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진행된다.

국가하천에는 국토부의 최소유지관리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기준은 중점치수시설, 하천이용시설 등을 보강하도록 명시했다. 이에 따라 미호강에는 수문, 통문, 배수장, 다기능 보 등이 보강된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현재 미호강 인산지구와 구곡지구의 제방 보강, BOX교량 설치, 보 설치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관련 용역을 시작해 올해 9월에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정비사업을 통해 미호강 주변의 불법 비닐하우스 등도 정리될 전망이다. 현행 수질개선관리법에서는 축사나 비닐하우스는 배수로, 오폐수 시설을 설치하도록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곳들이 많다.

시설이 개선·보강되면 치수(治水)가 쉬워진다. 또한 홍수 등으로 제방의 유실을 막아 안정적인 유량 관리가 가능하다. 치수가 잘되면 물의 재이용도 활발해 진다. 특히 반도체산업 등은 냉각수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재이용물 사용의 중요성이 크다.

 

생태하천과 농업

 

본류인 미호강이 정비되는 가운데 지류하천들은 생태하천으로 복원되고 있다. 생태하천으로 복원되면 수질개선, 생물다양성 증가, 국고 절감 등의 효과가 있다. 환경공단에 따르면 생태하천으로 전환된 곳은 시설정비로 인해 연간 288억원의 국고절감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에서는 현재 음성군 응천의 복원사업이 한창이다. 이를 포함해 청주 석남·가경·월운·용두·석화천, 충주 충주·송강천, 옥천 서화천, 영동 영동천, 증평 보강·삼기천 등의 복원이 진행 중이다.

생태하천의 복원으로 인한 수질개선은 인근 농업경제의 발전으로도 이어진다. 미호강을 중심으로 청주 내수, 강내면 등은 친환경 농업의 중심지다. 청주시는 201719억을 투입해 미호강 친환경 농업 기반구축사업을 진행했다. 무심천을 중심으로도 친환경 농업단지가 조성됐다.

친환경 농업과 물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친환경농산물 인증 등을 받기 위해서는 수질분석서의 제출이 필수다. 보통 3등급 이상을 물을 사용하면 되지만 최근에는 조건이 더 엄격해졌다.

내수에서 친환경 농업을 하는 노 모씨는 저수지 물을 끌어 쓰고 하천 주변 밭에서는 물을 직접 올리기도 한다. 수질이 좋으면 작물이 신선하고 잘 시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비닐하우스에 정수시설을 갖추고 운영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전했다.

농업용 물은 저수지, 혹은 지류의 물을 사용한다. 하지만 정수되지 않은 물에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의 오염수치가 높아 수질이 늘 문제였다. 생태하천 강화로 수질이 개선되면 이에 필요한 정수비용 등이 크게 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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