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묻힌 지방선거
상태바
대선에 묻힌 지방선거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2.03.03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야 주요정당의 방침 따라 제천 예비후보자 등록도 ‘올스톱’

 

61일 치러지는 제천시장선거 예비후보자 선거운동 기간이 개시 됐으나 예비후보 등록자 중 여야 주요 정당에 소속된 인사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시선거관리위에 따르면 제천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인사는 이두희 농자재 발명가와 김달성 행동하는 시민정책단 단장 등 무소속 2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전 같으면 예비후보자 등록 첫날부터 북적였을 선관위 접수 창구가 이처럼 한적해진 데에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통령 선거가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경우 선거 기간 개시일 전 90일인 지난달 18일부터 선관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면 선거사무소 개소, 현수막 부착, 명함 배부 등 제한된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 예비후보 기간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과 겹치다 보니 소속 정당 눈치를 봐야 하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로서는 대선일 이전에 대놓고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는 데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실제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에 전념하기 위해 당 소속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에게 예비후보 등록을 39일 대선 이후로 연기하라는 공식 지침을 하달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공천에 불이익까지 주겠다는 방침이어서 여당 소속 입후보자들이 대선 전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국민의힘의 경우는 현역 당협위원장을 제외한 일반 지선 출마 예상자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데에는 시점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예비후보자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출마 선언과 개인 선거운동 등은 대선 이후에나 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예비후보자 등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치 신인이나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도전자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되던 예비후보자 선거운동의 영향력이 이번 선거에서는 이전보다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대급부로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전현직 시장들이 공천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주요 정당의 시장 공천 경쟁에 뛰어든 A씨는 현재 제천지역에서 거론되는 여야 시장 출마 예정자 중에는 전현직 시장만 세 명이라며 중앙당 방침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이 20일가량 늦어지면서 오랜 기간 지역에서 단체장으로 활동하며 구석구석을 누빈 상대들에 맞서 공천 경쟁을 하기가 너무나 버거워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시장선거에 처음 도전하는 B씨는 지금으로서는 당의 사활이 걸린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모든 힘을 바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대선 때문에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정치 신인들에게는 금쪽 같은 예비후보 선거운동 기간을 허송세월한 데 따른 인센티브를 중앙당 차원에서 적극 고려해 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제천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모두 대선 이후 곧이어 지선으로 이어지는 촉박한 일정 때문에 특별히 손해를 입은 정치 신인 등에 대한 추가 가산점 등을 제도화하는 데는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이번 지방선거는 여러모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현역이나 기성 정치인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6.1 지방선거에 제천시장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인사는 줄잡아 10여 명. 이 중 민주당 소속으로는 이상천 현 시장과 이근규 전 시장, 이경용 제천단양지역위 위원장 직무대행, 장인수 전 중앙당 정책위 부위원장 등 4명이다. 국민의힘의 경우는 최명현 전 시장, 김창규 세명대 교수, 이찬구 21대 총선 예비후보, 윤홍창 전 충북도의회 의원 등이 지역 정객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여동식 제천시생활안전협의회 연합회장도 출마를 선언해 여느 지방선거 이상의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