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단양 정치권 선거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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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단양 정치권 선거 ‘설왕설래’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2.03.1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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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분위기 반전 묘수 찾기 vs 국힘, 보수風 재연 기대
지난 20대 대선 제천‧ 단양 투표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대선 선거운동을 위해 제천을 찾았던 윤석열 당선인.
지난 20대 대선 제천‧ 단양 투표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대선 선거운동을 위해 제천을 찾았던 윤석열 당선인.

 

지난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 제천·단양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두자릿수의 압도적 득표율 차이로 누르고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자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두고 여야 지역 정당과 후보자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단양군에서 60%에 육박하는 1만 1969표(59.77%)를 얻어 7271표(36.31%)를 기록한 이 후보보다 무려 23.46% 더 득표했다. 도내 14개 시·군·구 중 윤 당선인이 기록한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제천의 경우도 윤 당선인은 53.86%인 4만 6482표를 가져가 42.23%(3만 6442표)를 얻는 데 그친 이 후보를 압도했다.

과거 보수의 아성으로 불렸던 제천은 지난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은 이근규 전 시장이 진보 진영 첫 번째 단체장에 당선된 데 이어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도 같은 당 이상천 시장까지 연거푸 승리하는 등 뚜렷한 탈보수 색채를 보였다. 또한 지난 2018년 권석창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의 당선 무효로 실시된 재선거에서 민주당 이후삼 전 국회의원이 당선돼 한때 국회의원과 시장, 지방의원까지 민주당이 석권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보수색이 매우 강한 단양군의 경우 2018년 재선 도전에 나선 자유한국당 류한우 군수가 비교적 큰 표차로 수성에 성공하고 도의원 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 오영탁 후보가 당선되긴 했지만, 군의원 지역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3석을 차지해 2석에 그친 자유한국당(무소속은 1석)을 눌렀다. 군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1석을 더한 민주당은 4 : 3으로 여대야소를 이뤘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역이었던 이후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에 밀려 낙선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이번 대선 지역투표마저 참패한 것으로 나타나자 당혹감에 휩싸였다. 대선의 충격을 딛고 6. 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반전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채 중앙당 조직이 안정되기만을 기대하는 눈치다.

민주당 제천·단양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는 새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에 실시되는 전국단위 선거인 만큼 정치 이슈를 독점하는 국민의힘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 대선에서 제천과 단양 모두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에게 크게 뒤진 데다 ‘바람’이 ‘인물’과 ‘정책’을 압도하는 구도여서 이렇다할 대책을 찾기가 어렵다”고 걱정했다.

반면 여당 지위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국민의힘은 내각 인선이나 인수위 운영 과정에서 큰 실책만 하지 않는다면 지난 대선의 여세를 몰아 제천시장·단양군수는 물론 지방의회 권력까지 모두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3선의 경제 전문가 이혜훈 전 의원이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로 나설 경우 지역 선거가 자당에 더욱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힘 제천·단양 당협 관계자는 “서울 서초 지역에서 3선을 한 이혜훈 전 의원이 충북도지사 선거로 방향을 튼 것은 부친 고향이 제천 두학동이라는 인연 때문”이라며 “만일 이 전 의원이 당내 경선을 뚫고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로 출마할 경우 제천시민들의 지역 정서를 자극해 시장 선거와 지방의원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반론도 없지는 않다. 이번 대선에서 여야 후보가 표를 사실상 반분했을 정도로 여야 간 지지세가 팽팽한 점을 고려할 때 자그마한 이슈에도 견제 심리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과 취임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단독 개헌 가능 의석인 180석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이른바 ‘어륀지’ 발언 파문과 인사 잡음 등이 잇따르면서 과반을 겨우 넘긴 153석을 얻는 데 그쳤다”며 “특히 당시 충북은 지역구 8석 중 제천·단양 송광호 전 의원만 여당(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됐을 뿐 나머지 7석(통합민주당 6석, 자유선진당 1석)은 모두 야당에 내주는 참패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측근 인사들이 여권의 전면에 나서는 등 이번에도 18대 총선 때와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여든 야든 국민과 주민이 감동할 수 있는 공천을 하고 진정성 있는 정책과 차별화된 선거 전략을 마련하는 등 기본에 우선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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