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방아 경제,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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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경제, 이제 시작이다
  • 맹은영 충북도 신성장동력과장
  • 승인 2022.06.0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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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어릴 적 전국노래자랑인지 열린음악회인지 어느 가수가 불렀던 노래 중 이 부분이 귀에 콕 박혔다. 제목도, 가수도 기억나지 않는데 딱 저 부분만 지금도 입에서 맴돌 정도다. 어릴 적에는 리듬이 재밌었을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그 가사에 의미를 담게 된다. 내가 한 행동이 다시 나한테 부메랑처럼 돌아오니 착하게 살라는 어른들의 잔소리,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올 수 있으니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조언보다 저 몇 개 단어 조합의 힘이 압도적이다.

언젠가 돌아올 결과를 감안해 오늘을 고민하는 것은 개인의 인생 전체, 또 직장 곳곳에서는 물론이고 요즘에는 산업 차원에서도 ‘순환경제’라는 이름을 붙여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소유, 대량 폐기가 일상화되었지만,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한정된 자원으로 충당이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누구도 긍정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원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기후변화, 탄소중립,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 등을 한 번에 달성할 수 있는 해결책이 바로 ‘순환경제’일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주행거리에 따라 타이어 사용료를 부과하는 서비스를 만들거나, 공장에서 배출된 산업폐기물을 바이오플라스틱이나 건축공사용 재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SKC는 폐플라스틱을 분해하여 정유와 석유화학 공정에 재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효성의 경우 폐기물 소각열을 생산공정에 재활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폐PET병 자동수거기를 설치, 회수하고 회수된 병을 활용한 섬유 제작을 추진중이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의류 업사이클린 브랜드인 래;코드(RE;CODE)를 출시하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지난해 12월 탄소중립을 위한 한국형 순환경제 이행계획을 수립, 폐기물의 소각이나 매립을 최소화하고 폐자원을 완전 순환 이용하기 위한 정책들을 발표했으며, 새정부 역시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제시하기도 했다.

충북도의 경우, 도민 1인당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매년 지속 증가하여 2018년 기준 하루 1.4kg으로 전국 평균 1.1kg보다 높은 수준이다. 생활 폐기물 외에도 반도체, 이차전지 등 주력업종과 시멘트, 종이 등 온실가스 다배출업종 등 제조업이 중심이 되는 도내 산업구조 특성상 순환경제로 전환시 선도적인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 도에서는 시멘트 생산 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다시 제조공정에 투입하여 시멘트의 질을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가축분뇨나 음식폐기물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자동차 부품이나 태양광 폐모듈에서 자원을 회수하여 다른 산업에 활용하는 재제조 설비를 마련하는 중이기도 하다.

순환경제는 관련된 기술 개발은 물론 시설 투자, 인식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하며, 단기간에 성과가 도출되지 않는 장기 전략이다. 기후변화, 탄소배출 등 거창한 담론을 꺼내지 않더라도 우리의 오늘이 내일의 불편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산업 분야에서의 순환경제에 대한 고민은 기업 관계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고민이 되어야 한다. 투명 플라스틱 분리 배출, 일회용컵 사용 자제, 친환경제품 사용 등 일상 생활에서의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 재활용, 재제조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노력으로 이어가보자. 우리 모두의 관심이 커질수록 기업의 순환경제에 대한 고민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새로운 재활용, 재제조 상품들이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내가 쓰는 물건 하나하나에 돌고 도는 자원의 순환고리 이야기가 담겨있게 될 내일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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