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농기계 보조사업에 농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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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농기계 보조사업에 농민들 반발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2.07.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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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게 판매가 책정하고, 반값 제공 생색만” 불만
농협충북지역본부 "사실 아니다" 주장
제천시와 농협이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자동분무기 등에 대한 반값 보조사업을 진행중인 가운데, 지역 농가의 반발이 일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련없음.
제천시와 농협이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자동분무기 등에 대한 반값 보조사업을 진행중인 가운데, 지역 농가의 반발이 일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련없음.

 

제천시와 농협이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신규로 진행중인 농기계 보조 사업에 대해 농업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제천시는 지역 농업단체로 구성된 제천시 농업인협의회가 시 농정과를 통해 농업용 자동분무기와 송풍기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신청 농가별로 한 대에 8만 원씩의 보조금을 시 예산에서 지급하기로 하고 현재 읍동사무소를 통해 신청을 접수중에 있다.

해당 사업에는 농협도 대 당 5만 원씩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신청 농가는 대 당 각각 26만 원인 분무기와 송풍기를 반값인 13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농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일각에서는 시와 농협이 지역 농민들을 상대로 보조금 장사를 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역 농가에 따르면 농작물에 비료 등을 살포할 때 사용하는 자동분무기와 송풍기 가격은 싸게는 몇만 원부터 비싸게는 100만 원 이상까지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제천시의 보조를 받아 지역농협이 독점 판매하는 이 보조사업 대상 제품들의 구매 가격은 26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들 제품을 보조금을 받고 사려면 농기계상이나 인터넷 구매, 해외 직구 등 민간 구매 방식이 아닌 지역농협 농자재 마트를 통한 일괄구매를 선택해야만 한다.

농민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역 농업인 A(56)요즘은 농민들이 자동분무기나 송풍기 같은 휴대용 농기계를 구매할 때 인터넷 쇼핑몰이나 해외 직구 등을 통해 품질과 가격을 꼼꼼이 비교한 뒤 제품을 산다현재 시 보조금 사업으로 농협에서 신청받는 제품들은 인터넷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것들로 해당 제조회사들이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농기계가 아닌 특판용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지역 농협에서 신청 접수 중인 자동분무기 등은 인터넷 검색으로는 찾기 어려운 제품이 많다. 지역농협이 보조사업으로 취급중인 B사의 M브랜드 자동분무기의 경우만 해도 농기계상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기존의 자사 M브랜드 상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농민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M분무기는 값비싼 중대형 제품으로 시중 소비자 가격이 60만 원 이상에 달한다. 인터넷 공동구매나 비교 사이트에 고시된 가격도 50만 원대 중후반대에 이른다.

이와 관련, 시와 농협에서는 이번 보조사업 대상 농기계들이 모두 해외와 국내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브랜드들로, 전류량을 비롯한 제품 성능이 일반 시중 제품을 능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중국 등지에서 OEM으로 생산한 제품들일 뿐 아니라, 시중에서 거래되는 비슷한 성능의 농기계 가격이 10만 원을 전후한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시와 농협이 절반을 보조해 반값인 13만 원에 분무기 등을 공급한다는 말은 조삼모사에 가깝다는 게 농민들의 평가다.
 

"눈가리고 아웅식"

 

농기계 판매업자들도 불만이 적지 않다. 지역에서 농기계를 판매 중인 B씨는 시와 농협이 취급하는 품목과 비슷한 제품들은 농기계상에서 대 당 8만 원에 도매로 구입해 소매로 15만 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는 중저가라면서 시중에서 보조금 없이도 10만 원대 초중반 수준이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제품 가격을 26만 원으로 높게 책정해 놓고 반값 운운하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 보조금 사업 대상 농기계가 6000대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데, 눈가리고 아웅 식의 대규모 이권 사업을 입찰 등 절차 없이 농협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적게는 대 당 몇만 원에서 많게는 13만 원에 이르는 보조금의 혜택을 정말 농가가 받는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더욱이 지역 농협들은 해당 보조금 사업을 수탁 판매한다는 명목으로 제조업체들로부터 3%의 수수료까지 별도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농기계상과 농가에 따르면 시 보조금 사업으로 보급하는 제품과 유사한 농기계들의 제천 지역 시중 거래 가격은 최대 15만 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농가에서는 이럴 바에는 시중에서 10만 원대 초반에 거래되는 제품들을 보조 사업 대상으로 선정하고 농가 당 2대까지 지원하도록 해 한 대씩 번갈아 사용하도록 하는 게 낫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중에서 자동분무기를 구입해 사용 중인 C씨는 제천시가 제품 정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놓고, 시비와 농협 지원금 명목으로 절반을 지원해주는 것처럼 호도하며 혈세를 낭비하는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면서 이런 눈가리고 아웅 식의 사업에 공감하고 동의할 농민이 과연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농협충북지역본부의 반론

한편 이 기사가 보도된 후 농협충북지역본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반론내용을 보내왔다.

1. 이 사업은 농민단체협의회에서 사업대상 제품을 회의를 통해 선정하여 제천시와 농협에 사업추진협조를 요청했다. 제천시와 농협은 지자체협력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 제천시농민단체협의회 : 제품 추천 사업 추진 요청

- 제천시 : 보조사업 확정 예산 확보. 농업인 신청 접수, 명단 배부

- 농협 : 지자체협력사업으로 추진 해당 물품 공급

- 농업인 : 자부담금 부담 물품 수령

- 총사업비 : 156000만원(6,000×26만원) 제천시 30.8%, 농협중앙회 9.6%, 지역농협 9.6%, 자부담 50%

2. 해당 추천 제품모델 가격은 분무기의 경우 농협 계통원가 255000, 송풍기(계통 미계약 제품) 경우 인터넷 판매가 34만원으로 확인 되는 제천시가 제품정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3. 해당 사업은 제천시와 농협의 지자체협력사업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농협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준 것이 아니라 농협을 통해서 공급이 되어야만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민원으로 인하여 제천시에서 일반 공급상을 통한 공급도 검토 중이나 경우 농협 부담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계획 중이다.

4. 지역농협이 제조업체로부터 별도로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은 절대 없다. 다만 조합운영협의회 결의를 통해 취급에 필요한 적정원가인 3% 수수료를 가산하여 공급하기로 하였으나, 7 11 원가에 공급하기로 변경했다. 따라서 지역농협은 일체의 수수료 없이 6,000여대의 농기계를 공급하는 업무만 수행한다. 지역농협의 업무 부담이 매우 가중되나 농업인 지원을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하고 있다. 당초 3% 지역농협 실비에도 미치는 매우 낮은 수준이며, 수수료 없이 공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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