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가치증진위원들은 모르는 '직지문화제'
상태바
직지가치증진위원들은 모르는 '직지문화제'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7.15 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 고인쇄박물관, 직지문화제 앞두고 직지가치증진위원회 개최 안 해 논란
직지문화제 주관처는 직지가치증진위원회, 위원들 "올해 회의 딱 한 번"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만든 직지문화제 행사개요

 

 

청주시는 오는 9월 2일~7일 고인쇄박물관 인근 직지문화특구 등지에서 '2022 직지문화제'를 연다. 올해 주제는 '직지, 문명의 불꽃'이고 앞으로 40여일 남았다. 예산은 시비 15억3000만원과 도비 2억7000만원 등 18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공예비엔날레와 직지축제를 격년으로 돌아가며  해오고 있다. 직지축제는 국제행사인 직지코리아로 바뀌었다가 국제행사를 하지 않고 국내행사가 되자 직지문화제로 다시 이름이 변경됐다. 

이 행사를 추진하는 고인쇄박물관 측은 지난 14일 "직지가치증진위원회(위원장 이범석 청주시장)가 문화제 개막을 앞두고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시, 공연, 강의,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문화제 주관처는 직지가치증진위원회다. 행사 조직도를 보면 직지가치증진위원회 아래에 집행위원장-사무국장-콘텐츠총괄PM, 지원총괄부장이 있다. 

그러나 올해 새롭게 출범한 이 위원회는 지난 3월 7일 첫 위촉식 겸 회의를 하고 이후 현재까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때문에 위원들은 직지문화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고인쇄박물관은 이런 보도자료를 냈다.

직지가치증진위원회는 조례에 의거 직지의 가치를 전파하고 청주시가 세계적인 기록문화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게 돼있다. 위원들의 임기는 2년이다. 고인쇄박물관은 올해 직지 연구가, 역사학과 교수, 문화재 관련 전문가, 언론인 등 17명을 새 위원으로 위촉했다.

한 위원은 "3월 7일 첫 회의에서 고인쇄박물관으로부터 직지문화제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 여러 위원들이 의견을 냈다. 비판적인 의견도 많이 나왔지만 이후 회의를 하지 않아 이런 의견들이 반영됐는지 알 수가 없다. 직지가치증진위원회의 가장 큰 역할이 직지문화제 주관과 매년 사업방향을 정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려면 왜 위원회를 두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원은 "행정기관이 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해 종종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직지가치증진위원회는 직지문화제 개최라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자주 열려야 한다. 축제는 민관합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위원들이 행사 다 끝난 뒤 지적해봐야 의미 없고, 행사 하기 전에 좋은 의견을 내서 반영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직지가치증진위원회의 운영방식은 지적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고인쇄박물관 측은 "지난해까지 활동한 위원들에게 문화제와 관련해 의견수렴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위원들이 전부 바뀌었다. 그럼에도 올해 위원회를 개최해 자문을 받고 상의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 8월 초에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위원 교체는 임기가 지났기 때문이다. 

또 김현기 직지문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민간인 집행위원장 책임하게 직지문화제 준비 사무국을 설치했다. 민간인, 고인쇄박물관 직원, 대행사 직원 등 11명이 일하고 있다. 민간인들의 의견을 더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직지가치증진위원들은 전체적으로 문제가 많은 진행방식이라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8월 초에 위원회를 연다고 해도 이 때는 축제 한 달 전이라 할 역할이 별로 없다. 이미 축제 내용과 방식, 그외 여러가지가 결정돼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행 방식을 확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주시는 그동안 직지축제 8회, 직지코리아 2회 등 총 10번의 행사를 해왔다. 그럼에도 주제의 일관성이 없으며, 직지의 참 의미와 직지가 탄생했던 고려의 시대적 배경을 조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