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루섬 기적’ 세월이 흘렀어도 감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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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섬 기적’ 세월이 흘렀어도 감동적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2.07.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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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중 학생 200명, 모의 생존실험 통해 기적 재현
21일 충북 단양군 단양중학교 학생들이 50년 전 시루섬의 기적을 재연하고 있다(사진 단양군 제공).
21일 충북 단양군 단양중학교 학생들이 50년 전 시루섬의 기적을 재연하고 있다(사진 단양군 제공).

 

1972년 태풍 베티로 인한 물난리로 섬 전체가 물에 잠긴 가운데, 주민들의 끈끈한 협력과 불굴의 의지로 희생을 최소화했던 단양군 시루섬의 기적이 재조명됐다.

단양군은 지난 21일 시루섬의 기적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김문근 단양군수, 조성룡 단양군의회 의장, 김명수 단양중학교 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단양읍 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단양중학교 13학년생 200명이 모형 물탱크 생존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50년 전 급박했던 시루섬 주민들의 사투 속에 피어난 희생정신과 단결력을 되새기고 지역주민과 대중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개최됐다.

김문근 단양군수는 실험에 앞서 시루섬의 기적 50주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의미 있는 실험이 진행된다이번 행사는 당시 시루섬에서 엿볼 수 있는 단양의 정신을 계승하고 승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단양다운 것이 가장 경쟁력 있다는 생각으로 (시루섬의 기적을) 단양을 알리는 소중한 역사자원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방송인 이병철 씨의 사회로 시작된 이번 실험은 학생들이 가상으로 좁혀오는 물을 피해 미리 준비한 시루섬 모형 물탱크 위로 올라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198명의 주민들이 오른 물탱크는 지름 5m 높이 6m 크기였으나 이번 행사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30cm 정도로 높이를 낮췄다. 실험이 시작되자 웃음기 가득했던 학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해졌다. 사회자가 가상 사다리를 통해 물탱크로 오르는 학생들의 숫자를 세어 나가자, 실제상황이라 생각한 학생들은 조금의 빈틈도 없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안타깝게 숨진 100일 된 아기를 제외한 물탱크 위 생존자 숫자인 197번째 학생이 오르자 시루섬의 기적 재현에 성공한 기쁨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이어졌다.

특별한 실험 소식에 당시 물탱크 위에서 14시간을 버텼던 생존자 김은자 씨(66) 자매들도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실험을 지켜본 김 씨는 “(수해 당시 생존해) 물탱크를 내려오니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 있었다시커먼 물바다 속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눈물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군은 올해 시루섬의 기적 50주년을 맞아 다음 달 19일 단양역 일원에서 개최할 시루섬 영웅들의 이야기의 사전 행사로 이번 실험을 마련했다. 이번 실험은 영상으로 담아 시루섬 영웅들의 이야기 본 행사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시루섬 주민들을 위한 고향 땅 밟기와 합동 생일잔치, 천도제 등도 함께 계획하고 있다.

1972년 태풍 베티로 전체가 물에 잠겼던 시루섬은 44가구 242명의 주민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아픈 역사가 있다. 당시 생후 100일 아기 등 8명이 안타깝게 숨졌지만 234명의 주민들은 높이 6m 지름 5m의 물탱크와 원두막, 철선에 올라서 서로를 붙잡고 14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되는 기적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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