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재 가치 두고 시의회 여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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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재 가치 두고 시의회 여야 갈등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09.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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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왜색짙은 건물”, 더불어민주당 “가치 시장이 판단하냐”
이범석 시장 시의회에서 문화재 가치 없다며 철거의지 분명히 해

청주시청 본관 존치논란
당대당 싸움으로 번져

 

충북 청주시 시청사 본관 존치 여부를 두고 시의회에서 여야가 맞붙었다. 같은 당 소속 이범석 시장의 철거론에 힘을 싣기 위해 국민의힘 청주시의원이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문화재적 가치와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존치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범석 시장은 지난 6일 열린 청주시의회 72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 출석해 본관 철거 의지를 확고히 밝혔다.

이날 국민의 힘 홍성각 의원은 청주 본관이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느냐고 이 시장에게 물었고, 시장은 보존할 가치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시장은 본관동은 (청주의 옛 지명 중 하나인) 주성(舟城)의 배 모양, 옥탑은 돛대를 형상화하고 난간은 전통적 목구조를 콘크리트로 표현했다는 의견이 있다일본에서 건축을 공부한 설계자가 일본의 근대 건축가에게 영향을 받아 옥탑은 후지산, 로비 천장은 욱일기를 형상화하고 일본 전통 양식의 난간을 표현하는 등 일본식 건축양식을 모방했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또한 4층 증축과정에서 여러 차례 구조 변경을 거쳤고, 현재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는 등 문화재적 가치가 없기에 신청사 부지 중간에 위치한 본관동을 철거해 지하주차장 확대, 공간 활용성 제고, 설계 제약 해소 등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청주시청 본관은 1965년 지어졌다. 본관 건물의 근대문화재 가치를 두고 당대당으로 싸움이 번지고 있다. 이범석 시장은 후보시절부터 본관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선언했다.
청주시청 본관은 1965년 지어졌다. 본관 건물의 근대문화재 가치를 두고 당대당으로 싸움이 번지고 있다. 이범석 시장은 후보시절부터 본관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선언했다.

 

본치 여부 정치권 싸움으로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 시장의 철거론에 반대했다. 먼저 김영근 의원은 왜색 건물 운운은 청주시민에 대한 모독이자 자부심을 짓밟는 것이다. 후지산을 형상화한 모양과 본관 옥탑이 비슷하다고 해서 왜색을 덧칠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본관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 판단은 누가 하는 것이냐, 등록문화재 신청 후 근현대 문화재 심의위원회의 판단을 받아 철거나 존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재학 의원은 이날 5분 자유발언에서 청주시청사는 2014년 청주·청원 통합 당시부터 논의돼 수년간 시민의견 수렴과 민·관 거버넌스를 거쳐 현 부지에 시청사 건립 및 기존 청사 존립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후 시청사 건립을 위한 국제공모에서 설계안까지 선정했고, 이 과정에서 약 80억원의 세금을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정책 결정에는 효율성과 경제성보다 신뢰와 연속, 소통과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만약 시청사 문제를 전면 재검토한다면 그 이유와 소요된 비용에 대한 설명, 소통과 대안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2014년 문화재청이 시청 본관을 포함한 전국 15곳에 대해 등록문화재 권고를 했는데, 그중 3곳은 철거됐고 2곳은 철거 예정에 있다. 당시 문화재청이 잘못된 조사를 통해 무리한 지정 요구를 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재차 철거의사를 밝혔다.

향후 방향에 대해서도 이 시장은 시청 본관동은 보전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므로 등록문화재 신청은 하지 않을 것이다. 문화재청이 재차 등록문화재로 판단할 것으로 보이지 않거니와 (만약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부당한 중앙 정부의 요구까지 모두 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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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청사 본관 건물은

1965년 강명구 건축가가 지어

19833층에서 4층으로 증축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3가에 위치한 시청 본관은 1965년 연면적 2001.9규모의 3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졌다. 1961년 국회의사당 건설위원으로 참여한 강명구 건축가가 설계했다. 이후 강명구 건축가는 홍익대 교수로 재직했다. 1983년에 4층으로 637.2가 증축됐다.

2014년 옛 청원군과 행정구역을 통합한 청주시가 신청사를 짓기 위해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청사 부지에 신청사를 건립하기로 결정이 났다.

2017년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시청 본관을 근대문화유산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존치 여론이 확산됐다. 이미 문화재청은 2014년 자체 조사를 통해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1차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2018년 더불어민주당 한범덕 시장 재임 당시 시청사건립특별위원회는 문화재청 측의 견해를 토대로 존치 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청은 2017비대칭 구조, 외부 난간, 1층 로비 곡선 나선형 등을 볼 때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청주시에서 문화재 등록 절차를 밟을 것을 권고했다. 청주시는 문화재청의 권고를 받아들려 본관 유치를 확정한 상태로 신청사 건립을 위한 국제공모 설계 작업을 마쳤다. 이에 약 80억원이 소요됐다.

이후 진행된 시청사 정밀안전진단에서 본관은 위험 수준인 ‘D등급을 받았다. 따라서 원형 존치를 위한 4층 철거와 리모델링 등 개·수선 비용은 별도로 338000만원이 추정된다.

지난 7월 취임한 이범석 시장은 이전 시장의 본관 존치 결정을 뒤집고 철거 및 신청사 설계 재검토에 들어갔다. 민선 8기 시청사 건립 TF가 구성됐다.

한편 청주시는 신청사를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기존 시청사 본관을 유치한 채 청석예식장, 청주병원 일대 28459터에 전체면적 46456규모로 건립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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