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여행의 명수’ 김명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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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여행의 명수’ 김명수 대표
  • 고재열 여행감독
  • 승인 2022.10.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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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액티비티 전문 여행사 운영, 여행길 어려운 일 척척 해결

 

김명수 대표
김명수 대표

 

촬영팀 차량에는 공기주입형 카약 두 대가 접힌 채로 실려 있었다. 예상대로 김명수 트래블마스터 대표가 바다 카약을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이었다. ‘엥간하다는 탄식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촬영팀이 요구하지도 않았을 터인데, 바다 카약을 제안하고, 장비를 대여해서, 차를 타고 배에 실어 나르고, 공기를 주입해 바다에 띄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 여행의 명수다웠다.

김 대표는 아웃도어 액티비티 전문 여행사를 하고 있다. 주 고객 층은 3040 여성이다. 캠핑 서핑 카약 암벽 빙벽 등 아웃도어 여행에 입문하고 싶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여행을 설계한다. ‘여행의 명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다른 여행의 명수들을 섭외해서 초보자와 연결해준다. 예전에는 이런 취미 활동을 주로 동아리에 가입해서 했는데 요즘은 그 안에서 관계 맺기를 불편해 해서 이런 원데이클래스 방식을 선호한다.

 

히말라야 랑탕트레킹에서 큰 역할

 

김 대표와는 필자가 조직한 시밸리우스라는 여행클럽에서 함께 활동했었다. 이과 출신으로 IT기업에서 일하다 뜻한 바 있어 여행 일을 시작했던 그는 다른 여행업 종사자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시기에 고전했다. 집합 금지 조치가 취해지자 소규모 인원을 모집해서 본인이 직접 픽업해서 오지에서 액티비티를 진행하고 캠핑으로 숙박하고 다시 태워다 주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했다.

20192월 히말라야 랑탕트레킹을 조직할 때 김 대표를 조감독으로 발탁했다. 발탁한 이유는 같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참가자를 두루 돌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랑탕트레킹에서 김 대표는 큰 역할을 했다. 고소증을 심하게 앓던 멤버들이 연달아 쇼크를 일으켰는데 그때마다 그녀가 흉부 압박 상지 거상법을 동원해 그들을 살려냈다.

폭설을 만난 우리 일행은 트레킹 일정의 마지막 마을에서 나흘 동안 고립되어 있었다. 해발 3800m가 넘는 곳이었다. 우리를 구조하러 오기로 한 헬기도 기상 상황 때문에 계속 취소되었다. 다들 실의에 빠져 있을 때 김 대표는 롯지 마당에 나가서 희망의 눈사람을 만들었다(그런데 그날 밤 눈이 또 와서 그가 만든 눈사람이 폭설에 묻혔다). 여행이 끝난 뒤에는 참가자들을 다시 규합해 동해안 해파랑길 종주팀을 조직하기도 했다.

일행보다 네팔에 먼저 들어왔던 김 대표는 포카라 호수에서 카약을 타다 사람을 구했다고도 했다. 포카라 호수 주변의 사랑곳은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꼽히는데 여기서 이륙한 한 패러글라이더가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포카라 호수에 빠졌다는 것이다. 부근에 있던 명수는 카약을 힘껏 저어 추락자에 다가가서 구했다고 했다.

 

눈사람 만드는 김명수 대표
희망의 눈사람을 만드는 김명수 대표

 

여행의 명수라 가능한 일

 

아웃도어 액티비티는 변수의 세계다. 그래서 신과의 동업이라는 말도 한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이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2020년 여름에 김 대표에게 왕피천 계곡 트레킹 & 캠핑을 의뢰한 적이 있다. 김 대표에게 여행감독을 부탁하고 내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숙식을 캠핑으로 했는데 폭우가 쏟아져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이때도 김 대표가 현명하게 대응해서 참가자들이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여행의 명수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웃도어 액티비티 여행 기획은 그냥 여행보다 몇 갑절 힘이 든다. 숙식을 캠핑으로 하면 준비할 것이 많아져서 그 어려움은 배가 된다. 여기에 참가자들이 주로 초보자라면 여행 주최자는 정신을 차릴 겨를이 없다. 그런데 김 대표는 매번 이 어려운 것을 해낸다. 직접 픽업해서 왕복하기 때문에 운전도 해야 한다. 그는 이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었다.

왕피천 계곡 트레킹 & 캠핑여행을 기획했을 때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장마가 겹치면서 취소자가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계곡 트레킹이라는 말에 혹해서 충동적으로 예약했다가 안 해본 계곡 트레킹을 해야 하고, 안 해본 캠핑으로 숙식을 해결해야 하고, 안 해본 장거리 오지 여행을 위해 새벽부터 길을 나서야 한다고 하니, 이 장벽을 넘지 못하고 취소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말그대로 산전수전 다 겪은 여행을 함께 경험한 김 대표와의 섬캠핑 촬영은 수월했다. 늘 다른 사람을 위해 여행밥상을 차리다가 남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을 올리니 둘다 감개무량했다. 김 대표가 어렵게 준비한 카약으로 덕적도의 석양을 가로질렀다. 저세상 풍경 속으로 들어선 기분이었다. 가끔씩 김 대표의 아웃도어 액티비티 여행에 따라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 왼쪽이 김 대표, 맨 오른쪽이 고재열 감독
맨 왼쪽이 김 대표, 맨 오른쪽이 고재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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