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지진에 충주 시민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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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지진에 충주 시민들 '불안'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11.09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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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댐 안전 여부에도 촉각…수자원공사 “6.7 내진설계로 안전” 답변
충주댐 전경.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괴산에서 발생한 4.1 규모의 지진으로 인해 충주 시민들의 다양한 불안감이 표출됐다. 충주댐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도 나타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괴산군 장연면 조곡리 산127 번지 일원으로 파악됐다. 기상청이 공식적으로 밝힌 이날 지진은 4.1 규모로 발생시각(진앙시)은 08시 27분 49초다. 정확한 위치(블확도)는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 지역으로 위도 36.877, 경도 127.883이며 진앙지의 깊이는 지하 12㎞다.

이 지진 발생 16초 전인 08시 27분 33초에는 같은 곳에서 3.5 규모의 전진(前震)이 발생했다. 다만 깊이는 13㎞로 1㎞ 더 깊은 곳이다. 이보다 앞선 전진도 있었다. 같은 날 08시 08분과 08시 09분에 1.6, 1.3 규모의 전진이 같은 곳에서 발생했다. 그리고 본진 이후에 나타나는 여진(餘震)은 같은 날 08시 29분에서 21시 10분 사이에만 15회가 이어졌다. 이날 여진 규모는 2회까지 2.2, 2.9 규모였지만 이후 15회까지는 0.9에서 1.2 규모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튿날인 30일부터 11월 7일까지도 0.7에서 1.2 규모의 여진이 11회 이어졌다. 진앙지는 모두 본진의 반경 1㎞ 이내로 사실상 같은 곳에서 일어났다.

이번 괴산 지진의 여파는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면서 20만 명이 넘는 도시인 충주에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본진과 여진이 집중된 10월 29일부터 11월 1일 사이인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기간 동안 충주의 아파트 주민 중심으로 위기감에 휩싸였다.

“타지로 대피 여행길”

충주지역을 기반으로 회원 4만 명이 넘는 한 커뮤니티 인터넷 카페에는 이번 지진 관련 글이 125개나 올라왔다. 이에 1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린 글은 44개에 달했다. 또한 이 글들의 조회수는 500∼1000회 40개, 1000∼2000회 41개, 2000회 이상은 12개로 분포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카페를 즐겨 찾는 회원은 5000명 가량이다.

해당 글들을 살펴보면 본진이 있던 휴일 아침 늦잠을 자거나 아침밥을 먹다가 쿠궁하는 진동에 지진임을 직감한 경우가 많았다. 어떤 사람은 대피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다가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초등학교 저학년 인 듯한 두 아들을 둔 젊은 엄마는 아이들이 방석을 머리에 얹고 식탁 밑에 들어가 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받은 교육 효과로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충주댐 시설을 점검하고 있는 수자원공사 직원들
괴산 지진 발생 뒤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충주댐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또 다른 가족은 아침밥도 먹지 않고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은 채로 4명이 모두 집 밖으로 나왔다. 감기약 처방을 위해 계획돼 있던 병원 방문을 마치고 무작정 충주를 벗어나기로 마음먹었다. 젊은 아빠는 부인과 아이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내비게이션에 용인 민속촌을 찍고 달리기 시작했다. 커뮤니티 카페 회원인 부인은 이런 사실을 차 안에서 이정표 등의 사진을 찍어 솔직하고 재치 넘치는 글과 함께 게시판에 올렸다. “여러분~~~저 대피 훈련합니다!!”란 제목의 글에는 불안감 속에도 웃음이 터지고 부럽다는 내용의 많은 댓글이 순식간에 달렸다. 댓글은 자신들도 지진으로 불안하다는 공감의 내용이 많았다.

괴산댐, 6.3 내진설계

이 외에도 이달 1일 발생한 낮은 규모의 여진에도 불안감을 나타내는 글들이 많았다. 특히 두통을 호소하는 글에 마찬가지 증상을 느끼고 있다는 댓글도 다수 보였다. 또한 충주댐은 안전한 것인지를 묻는 글도 많았다. 어떤 이는 수년전 보도된 기사를 공유하면서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댐이 지진으로 무너질 경우 댐 물이 범람해 충주시 곳곳을 잠기게 할 것이란 내용으로 이에 동조하는 댓글도 다수 붙었다.

일부 시민들의 이런 불안과 달리 1986년 준공된 충주댐을 관리 운영하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 충주권지사는 댐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조영대 충주댐 운영부장은 “충주댐은 진앙지에서 17㎞ 이격되어 있고, 6.7 규모의 내진설계로 건설돼 있다”면서 “본진이 발생한 날 오전과 오후에 모든 직원이 나서서 시설을 점검한 결과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안전함을 전했다. 아울러 인근의 바위틈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평소 지속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있고 이번 지진에 별다른 징후가 없다”고도 했다.

괴산댐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 또한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강수력본부 손영조 차장은 “괴산댐은 6.3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다”면서 “이번 지진에도 관련 설비는 이상없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진앙지에서 14㎞ 떨어진 괴산댐은 1957년 준공됐다.

한편, 4.1 본진이 발생한 괴산군은 해당 진앙지를 포함해 올해에만 전진, 본진, 여진, 기타 등 총 33회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의 다른 곳은 옥천군 2회, 보은군 5회, 영동군 7회, 제천시 1회, 충주시 1회, 청주시 1회로 집계됐지만 모두 2.0 미만 규모다. 진천군과 음성군, 단양군은 올해 현재 발생 건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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