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월드컵 시청이 훨씬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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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의 메아리] 월드컵 시청이 훨씬 좋더라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12.0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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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지난달 29일 밤 집안이 들썩였다. 카타르 월드컵 대회, 가나와의 월드컵 H조 예선 2차전을 시청하느라 집집마다 탄식과 환호가 연속됐다. 두 골 차이로 밀리던 한국 대표팀은 조규성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국민들을 실망감에서 벗어나 열광케 했다. 그러나 다시 한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2대 3으로 패배하며 1무 1패를 기록하게 됐다. 12월 3일 0시에는 포르투갈과 최종 3차전을 벌여야 한다. 이 경기를 반드시 승리하고 승률과 승점을 따져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 나게 됐다.

하지만 이강인 선수의 빼어난 활약과 손흥민, 조규성 등의 투혼이 발휘된 가나전 2시간 동안 모든 걸 잊을 수 있었다. 환희와 아쉬움이 뒤섞인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선수들이 국민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며 온갖 시름을 잊게 했다. 신물나는 정치 기사에서 벗어나 더 없이 좋았다. 이참에 정치 기사 좀 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편과 유튜브는 물론 공중파 방송에서도 시시콜콜한 트집 잡동사니 같은 정치 관련 기사가 넘쳐 난다. 전파 낭비가 아닌지 짚어 볼 일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이런 체감도는 고스란히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난 듯 하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1002명을 대상으로 정당별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3분의 1을 넘긴 정당이 걸로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역대 최악이라고 한다. 여야 구분 없이 국민들로부터 호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느끼는 바와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의 호감도는 28%로 조사됐다. 2년 만에 30% 밑으로 추락한 수치다. 비호감도는 64%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호감도 32%, 비호감도 59%로 별반 차이가 없다. 정의당을 포함해 갤럽이 2018년 8월부터 해당 조사를 시작한 이래 모두 33% 아래에 놓인 것은 처음이라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한 정당의 호감도가 낮아지면 상대 정당이 올라가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직후 상승했던 국민의힘 호감도가 빠져도 민주당이 그 만큼 오르지 않는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 세력이나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지지를 보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민들의 정치 혐오로 읽히는 대목이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 등 영향으로 집권했지만 아마추어적인 국정 운영으로 국민들의 호감을 얻지 못하는 양상이다. 마찬가지로 야당에 대해서도 마뜩치 않다는 여론인 것이다. 여당은 출범 6개월여 만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다양한 경제 위기 신호 속에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여당 지도부와만 만찬을 가진 것도 옹졸해 보인다.

다수당으로 야당인 민주당도 대여 강경 투쟁 일변도는 환영받기 어렵다.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에 대해 ‘일방적인 대표 지키기’로 비쳐지는 대응은 국민의 호응을 얻기 힘들다. 특히 의정 활동 과정에서 빚어진 사건도 아니지 않나. 축구 국가대표팀이 16강전에 올라 계속 월드컵을 시청하면서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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