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탄신제 통합하고 보니 ‘뿌듯-혼란’
상태바
단재 탄신제 통합하고 보니 ‘뿌듯-혼란’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2.12.13 0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142주년 기념식부터, 대전 어남동 생가에서 거행
기념사업회 중심 충북 청주와 달리 ‘층층’ 기관 주도
도리미에서 고두미 이주 시점 ‘5년 차이’도 규명해야
12월 8일,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가 대전시 중구와 공동 주최한 첫 통합 탄신 기념식에서 이장섭 상임대표가 헌사하고 있다. 사진=이재표 기자
12월 8일,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가 대전시 중구와 공동 주최한 첫 통합 탄신 기념식에서 이장섭 상임대표가 헌사하고 있다. 사진=이재표 기자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와 대전광역시 중구가 처음으로 공동주최한 탄신 142주년 기념식이 2022128, 생가가 있는 대전광역시 중구 단재로 229번길 47(어남동)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두 연고지의 선양사업을 통합함으로써 지역성을 뛰어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기념사업회는 그동안 충북 청주에서, 대전 중구는 어남동 생가에서 각각 탄신제를 개최해 왔다.

청주는 조선 초기 영의정을 지낸 신숙주의 세 아들이 내려와 터전을 잡은 곳으로, 상당산성 동쪽인 가덕, 낭성 등에 뿌리를 내려 산동(山東) 신씨로 불리기도 했다. 대전에서 태어난 단재는 성균관에 입학하는 19세까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귀래리에서 성장했고, 중국 뤼순감옥에서 순국한 뒤 귀래리에 묻혔다.

각각 진행하던 탄신제를 통합하게 된 것은 충북 청주에 사무소를 둔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상임대표 이장섭)’의 논의와 결정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단재 선양사업은 1973년 설립해 서울에 사무소를 둔 단재기념사업회, 1995년 청주에서 만든 단재문화예술제전추진위원회등 두 축으로 진행됐으나 2017, 두 단체를 통합하고 청주에 사무소를 두게 됐다.

기념사업회를 하나로 만든 마당에 대전과 청주에서 진행하는 탄신 기념식도 합치기로 하고, 행사장소는 어남동 생가지로 결정한 것이다.

 

대전서 청주로 언제 이주했나?

단재는 1880, 당시 충남 대덕군 신내면 도리미에서 태어났고 청주시 낭성면 귀래리 고두미에서 성장한다. 문제는 도리미에서 고두미로 이주한 시점에 대해 두 도시의 기록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대전 생가지 푯말 등에는 1880년에 출생한 단재가 부친이 사망한 1887년 이후에 할아버지 신성우의 고향인 충북 청원군 낭성면 고두미 마을로 이사했다고 쓰여있으며, 이번 기념식 팸플릿에도 이같은 연보가 실렸다. 심지어 생가지 안내 팸플릿에는 대전 출생 이후 청주에 대한 기록이 단 한 줄도 없다.

이에 반해 기념사업회 홈페이지에는 귀래리로 이주하는 시기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를 종합하면 1882(3)부터 1885년 사이로 추정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하돈 전 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조부 신성우가 1870년대 중반 대전으로 가게 된 것은 처가인 안동권씨 문중의 훈장으로 초빙되자 아들(신채호 부친 신광식) 내외를 데리고 이주했기 때문이라며 신성우가 1880, 사헌부 장령이라는 벼슬을 받아 서울로 갔고, 신광식마저 병이 나면서 더는 도리미에 머물 이유가 없어져 고두미로 서둘러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이사는 또 “‘대전에 8년 정도 살았다는 말이 ‘8세 때까지 살았다로 와전돼 굳어진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반해 고혜봉 대전향토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은 “1992년 생가지를 찾고 복원하는 과정에서 훈장을 하던 신씨가 이 자리에 살았다더라라는 증언만 있었을 뿐, 초가인지 기와집인지 생가의 모습에 대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3세든 8세든 근거자료는 없다. 부친이 1887년에 돌아가신 만큼 그 해를 이주 시점으로 추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주는 유일한데, 대전은 29?

대전 중구와 기념사업회 공동 주최, 중구 문화원 주관 등 무려 29개 기관단체를 표기한 142주년 기념식 팸플릿(왼쪽)과 기념사업회 한 곳만 표기한 141주년 청주 기념식 팸플릿.
대전 중구와 기념사업회 공동 주최, 중구 문화원 주관 등 무려 29개 기관단체를 표기한 142주년 기념식 팸플릿(왼쪽)과 기념사업회 한 곳만 표기한 141주년 청주 기념식 팸플릿.

대전 중구가 주최하고 대전 중구 문화원이 주관하는 기념식으로 통합하면서 기념사업회는 공동 주최 단체가 됐다. 이번 팸플릿에 이름을 올린 기관단체는 공동주최, 주관 등 세 곳 외에도 대전광역시, 대전광역시교육청 등 후원 열 곳 대전문인협회, 대전문화연대 등 협력단체 열여섯 곳 등 무려 스물아홉 곳에 이른다. 기념사업회를 뺀 나머지는 모두 대전에 주소를 두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해 청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념사업회 주최 탄신 141주년 기념식의 경우에는 팸플릿에 주최 단체인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단 한 곳만 표기했다.

배경은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국가보훈처가 후원하고 충청북도가 장소를 협찬했지만 행사의 주인공인 단재가 빛바래지 않도록 후원 또는 협력 기관단체를 표기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원종문 기념사업회 이사는 서울과 청주의 사업회를 통합한 데 이어 생가가 있는 대전에서 함께 탄신 기념식을 치르게 돼 의미가 크다면서도 행사를 행정기관 중심으로 진행한 것은 앞으로 개선할 과제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김광신 대전 중구청장의 헌사를 이장섭(청주 서원구 국회의원) 기념사업회 상임대표의 헌사에 앞세웠으며, 노덕일 대전 중구 문화원장이 환영사를 했다. 또 강만희 대전지방보훈청장, 황운하 국회의원(대전 중구 국회의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 윤양수 대전 중구의회 의장 등이 축사했다.

하지만 축사하기로 했던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은 불참했고, 이장우 시장의 축사를 대독하기로 했던 대전시 문화관광국장도 축사 없이 행사 초반에 자리를 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