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독립문화공간네트워크, 소중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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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독립문화공간네트워크, 소중한 발걸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12.2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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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넘는 지역문화인들의 자발적 움직임…가치있는 포럼 개최
충주독립문화공간네트워크 김상석 대표(가운데)와 한국교통대 지역상생협력단 장효민 단장 등이 업무협약식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열악한 환경의 지역문화공간들이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일어선지 3년이 넘었다. 충주독립문화공간네트워크는 지난 2019년 5월 13일 발족됐다. 구성원은 충주 인근에서 지역문화공간을 운영하거나 관련 전문직을 영위하는 지역문화인들이다.

지난 13일 오후 충주 지현문화플렛폼에서는 '지역문화예술공간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한 조촐하지만 가치있는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충주독립문화공간네트워크(충주독문넷)가 주관하고 한국교통대 지역상생협력단이 주최했다. 행사는 문화예술콘텐츠를 활용한 지역문화 예술공간의 존립과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의 제1주제는 ‘지역 문화예술공간의 역할’로 복합문화공간 터득골북샵 및 터득골 출판사의 나무선 대표가 발표했다. 대안문화공간을 주제로 한 교육학박사 논문이 나올 정도로 알차게 가꿔가는 터득골북샵을 토대로 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무선 대표는 잘 알려진 책 <야생초 편지> 편집출판인으로 살다가 원주 산속에 터득골 북샵'을 열어 명소로 만든이다. 최근엔 삶디자인학교를 열고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꿈꾸는숲, 터득골 북샵은 꼭 필요한 좋은책과 발효커피와 빵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삶을 의미있게 가꿔갈 수 있는 강연과 강좌가 이어지고 있다, 숲속 솔빛극장에선 야외공연이 열린다.

제2주제 ‘지역 문화예술공간과 마을’은 최근 충남 부여 세도면에 부여아트센터를 설립한 시각예술가 연선미 대표가 맡았다. 그는 문화 소외지역인 부여군 세도면 마을 망개리 언덕에 부여예술센터를 열었다. 발표에서 연 대표는 예술인의 화합과 주민들 간 공익적 공감대 형성에 나서게 된 배경과 과정을 진솔하게 풀어놨다. 그는 장소의 발견과 구상, 리모델링 과정, 마을잔치와 전시회 등에 대한 자료 사진을 소개하기도 했다.

지역문화의 자산 가치

연 대표는 천안지역 중심으로 공예, 도예, 민화, 디자인 작업까지 전천후 아티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17회의 개인전과 100여 회의 교류전을 위한 작품 활동과 충남문화예술연구소 대표로 지역민을 위한 강사역할도 빈번하게 벌였다.

제3주제는 이번 포럼 주제인 '지역문화예술공간의 역할과 과제'로 세경대 스마트문화관광과 윤병화 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윤 교수는 강원도 영월지역을 중심으로 '라디오스타박물관' 조성과 관리운영 자문위원, 영월근현대생활사박물관 관장 등을 역임하는 등 지역문화예술공간에 대한 이론과 현장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다. 윤 교수는 발표에서 지역문화공간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구체적 정책을 다뤘다.

그는 지역문화공간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방향으로 △문화공간 확출을 통한 문화사각지대 해소 △인접지역과 공동 이용이 가능한 문화공간 확보 △수요자 맞춤형 문화공간 마련 △공간관리 인증, 평가 및 철저한 위탁관리 △지역 특성을 반영한 문화공간 구축 △지역예술가와 연계한 문화공간 조성 △인문학 연구를 위한 문화공간 조성 △에코뮤지엄 개념을 도입한 공간 확장 유도 등을 들었다.

충주독립문화공간네트워크가 주관한 ‘지역문화예술공간의 역할과 과제’ 포럼의 토론 모습.

아울러 윤 교수는 지역문화공간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역문화공간은 문화예술활동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기관은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는 양질의 다양한 지원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주 일원 문화예술인 중심

주제발표에 이어 지정토론과 참석자들의 질문과 답변 시간도 이어졌다. 지정토론은 제1주제에 대해 유지선 문화공동체 선재마을 대표가, 제2주제에는 정승각 토끼산그림책공방 대표가, 제3주제에는 김상석 우리한글박물관 관장이 각각 나섰다.

충주독립문화공간네트워크는 송재준 전 중원문화재단 이사장, 정승각 토끼산그림책 공방 대표, 김종구 목각인형이 사는 작은마을 대표, 유지선 선재마을 대표, 김상석 우리박물관 대표, 이상창 세상상회 대표, 정진수 탄금다례문화원 대표, 허윤희 창작극단하다 대표, 민경일 아름건축사무소 대표, 권연정 문화디자인 안단테 대표 등이 정회원으로 있다.

이 단체는 회원 상호간 협업을 통한 활동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담보, 창작자와 문화예술 향유자 간 매개자 역할, 건강한 창작 생태계 조성, 문화예술 발전 기여 등의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상호 협력사업, 각종 단체와의 협력 및 공동사업 개발, 지역축제 및 간담회, 전시회 등 개최 및 참여, 수탁사업 운영, 지역문화 관련 자문 및 건의 등을 목표 사업으로 정하고 있다.

한편 이날 포럼에 앞서 충주독립문화공간네트워크 김상석 대표와 한국교통대 지역상생협력단 장효민 단장은 ‘지역상생협력 업무협약식’을 갖고 협약서에 서명했다. 두 단체는 협약에 따라 지역 상생프로그램 운영 및 진행, 프로그램 개발 공동 연구, 장소 등 자원 공유 및 지원, 상호 발전을 위한 정보 및 인프라 공유 등을 협력하게 된다. 이번 포럼 개최도 협약 실천의 일환이다.

충주독문넷 김상석 대표는 “수도권 집중현상은 문화예술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지역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난제 속에 문화예술인들의 생존이 일시적인 정부지원에 매달려 있는 것은 풀어내야 할 큰 과제”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한 타개책은 재생산 가능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지역문화예술공간들이 물적 토대를 갖춰 나갈 수 있는 정책 마련”이라며 “그렇게 되면 오히려 특색있고 차별화된 지역문화가 생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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