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우리사회에 필요한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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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우리사회에 필요한 사람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12.2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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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국장

최근 세계적인 석학 우치다 다쓰루가 청주를 찾아 강연했다. 그는 강연 내내 일본사회를 비판했지만 우리사회랑 별반 차이가 없는 현실에 나는 머리를 주억거렸다.

일본의 교육 지표가 수년째 떨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아무도 비판하지 않고,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는 그의 지적은 점점 하향평준화 되어가는 우리사회를 돌아보게 만든다.

코로나19이후 교육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이는 삶의 격차도 크게 벌려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번 정부는 어떠한 대책도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사회는 오롯이 좋은 대학에 가서 대기업에 취직해 일을 열심히 하고, 오래 살아남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여진다. 우치다 다쓰루의 설명을 빌어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자면 언제나 예스맨이며 주 80시간 일하고,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자를 원한다는 것.

각자 삶의 가치 지향점은 다를 수 있지만 온 사회가 동일한 목표를 최고의 가치로 제시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것은 곧 산업이 되고, 자본주의의 욕망과 맞물려 기형적인 시장을 만들어낸다. 연약한 학부모들은 이에 휘둘리고, 자기 자녀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 나도 마찬가지다.

우치다 다쓰루 교수는 한국의 교사들과 자녀들에게 조언했다. ‘친절한 아이로 키우라고. 친절한 아이는 갈등이 발생했을 때 중재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사회의 갈등은 점점 더 고조될 것이고, 그 사이 빈틈은 친절한 사람만이 메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신념처럼 믿고 있는 사회체제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용기있는자로, 잘못된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정직한 자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아채고, 잘못된 것에 대해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자. 그 차이를 친절하게 설명해 타인에게 설득할 수 있는 자. 그러한 인간상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내내 곱씹어졌다. 나는 얼마만큼 친절하고, 용기있고, 정직한 사람일까.

우리사회는 자꾸만 과거로 회귀하는 느낌이다. 누군가 투쟁하며 얻어낸 결과물들이 자꾸만 침묵하는 다수로 인해, 과거의 향수를 꿈꾸는 소수의 권력자들로 인해 후퇴하는 느낌이다. 당장 주52시간 노동 논의가 뒤로 물러서고 있다. 인간의 노동이 점차 로봇으로 대체되는 세상이 오고 있는데 다시 인간의 노동시간을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에게 과거는 정말 아름다웠나. 우리사회는 애써 합의를 이룬 것이 지켜지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뒤바뀌어 버리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정부의 주52시간 노동상한제를 후퇴하려는 것, 그리고 청주시로 보면 최대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청주시청 본관 존치문제가 그렇다. 사회적 합의는 어렵게 서로 양보하며 만들어낸 약속인데 이것이 안 지켜진다면 우리는 차후에 많은 사회적 비용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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