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초대 발행인 축시와 김준권 작가의 판화
충청리뷰 초대 발행인이었던 도종환 시인이 「동행」이라는 ‘30주년 축하 시’를 보내왔습니다. 김준권 판화가는 「화우(花雨)- 청춘일기」의 게재를 허락했습니다. 100년을 바라보는 충청리뷰에게 30주년은 파릇한 청춘입니다. 꽃비 날리는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독자와 동행하고, 시대와 동행하겠습니다. /편집자 |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아픔일 때
그 위로 찬바람 불어 거리를 쓸고 갈 때
혼자 버티기엔 통증의 칼날이 너무 깊을 때
그 위로 저녁이 오고 어두워질 때
혼자 견디기엔 슬픔의 여진이 너무 클 때
그 세월 너무 길어 가늠하기 어려울 때
작은 눈물이
큰 눈물을 잠시 안아준다면
별 하나가 다른 별 하나 불러
상처의 주위를 따스하게 비춘다면
먼 길 가다 만난 나무처럼
푸른 등을 내줄 동행 있다면.
- 도종환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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