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들인 오창지하차도 무용지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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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들인 오창지하차도 무용지물 논란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1.05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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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408억 투입...680m 작년 11월 개통
200m 전방 창리사거리에 막혀 체증 해소 역부족
중부고속도로 교량이 발목...서청주~증평 확장때 추진 기대

17번 국도인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오창사거리는 차량 정체 구간으로 운전자들 사이에 악명이 높았던 곳이다. 평일엔 7떨어진 진천군 문백면 태락리까지 막히기 일쑤였고, 주말 심할 때는 10떨어진 진천터널까지 꽉 들어차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진천 음성지역에 들어선 기업체 직원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청주로 퇴근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여기에 오창과학산업단지까지 겹쳐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만성 교통체증 지역인 오창사거리에 수백억원을 투입, 지하차도가 개설됐지만 바로 앞에 있는 창리사거리와의 연계개설이 안돼 체증해소에 큰 도움이 안되고 있다.
만성 교통체증 지역인 오창사거리에 수백억원을 투입, 지하차도가 개설됐지만 바로 앞에 있는 창리사거리와의 연계개설이 안돼 체증해소에 큰 도움이 안되고 있다.

 

민원이 빗발치자 국토부는 오창사거리 지하 680m 구간에 2017년부터 5년 동안 408억 원을 들여 4차선 터널을 뚫어 지난해 11월 완공, 개통했다.

이 공사는 국토부가 2016년 수립한 도로병목지점 개선 5단계 기본계획에 따라 시행됐다.

그렇다면 개통 세달을 맞는 지금 악성 교통체증은 기대만큼 해소됐을까, 주민들과 운전자들은 얼마나 만족할까.

 

원오창 주민들 교통지옥에서 해방...만족

 

국토부가 408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개통한 오창사거리 지하차도
국토부가 408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개통한 오창사거리 지하차도

 

오창사거리 일대 만성체증으로 덩달아 불편을 겪어야 했던 원오창 주민들은 지하차도 개통으로 교통흐름이 크게 개선됐다며 반기고 있다. 주민들은 청주나 천안 등지를 가려면 오창사거리나 창리사거리를 통과해야 했지만 지하차도 위 2곳에 회전교차로가 설치돼 불편없이 다니고 있다. 지하차도 개설이 오창 주민을 위한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나온다.

주민 신 모(70) 씨는 퇴근 시간대에 청주 갈 때 아니고선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교통 흐름이 아주 좋아졌다고 흡족해 했다.

 

진천~청주 구간은 여전히 정체 극심

 

그러나 청주와 진천 음성을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사정이 다르다. 지하차도 개설로 오창사거리는 쏜살같이 빠져나갈 수 있게 됐지만 200m도 못가 창리 사거리 신호등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곤 한다. 창리사거리는 청주~진천, 오창~증평을 연결하는 교차로다. 청주~진천뿐 아니라 증평~오창 방향도 몰려드는 차량을 감당하지 못해 양방향 체증이 심한 곳이다.

운전자들은 지하차도 개설 전보다는 교통흐름이 다소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진천에서 청주로 퇴근하는 시간대에는 3~4떨어진 진천군 문백면 도하리까지 막히기 일쑤다. 주말엔 더 밀려 7까지 정체 현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수백 억을 투입해 지하차도를 건설한 만큼 운전자들은 악성 체증이 해소되는가 하고 크게 기대했지만 상황이 그렇질 않자 관계기관에 불만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애시당초 오창사거리와 창리사거리를 연계해 지하차도를 건설했으면 체증을 비껴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보은국토관리사무소 조병권 주무관은 창리사거리에 지하차도를 개설하는 것을 검토 안 한 건 아니지만 오창~옥산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교통 분산 가능성과 사거리 인접구간에 중부고속도로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특히 중부고속도로 교량을 건드릴 수 밖에 없어 그럴 경우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소요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구간이 국토부의 도로병목지점 개선 7단계 사업에 포함돼 있어 선정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지만 다행이라며 정치권에서 관심을 갖고 있으니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충청권 지역 숙원인 중부고속도로 서청주~증평 구간 확장사업이 정부의 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다소 희망을 갖게 됐다.

확장 사업은 서청주IC~증평IC15.84차로에서 6차로로 넓히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2632억원, 2024년 착공 예정이다. 창리사거리는 서청주IC~증평IC 중간에 있다.

일각에선 오창과 창리 사거리를 연계하는 지하차도가 동시 건설돼 차량이 쑥
쑥 빠진다 해도 얼마 안가 청주시 오근장동 사거리에서 막힐 것이 뻔해 정체 행렬은 오히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도로는 한정된 실정에서 창리사거리가 정체 완충 역할을 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청주에서 오창 직장을 출퇴근하는 마 모(60) 씨는 두 곳에 지하차도가 생겨 오창을 쏜살같이 빠져 나가더라도 오근장동 사거리가 떡 하니 기다리고 있어 퇴근길 청주로 들어가는 17번 국도는 정체현상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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