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34개 지자체가 경쟁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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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34개 지자체가 경쟁 돌입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1.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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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기부와 온라인 쇼핑몰 합쳐져…전국이 답례품 경쟁
일본은 15년 전부터 시행, 지역특산물 및 마케팅 판가름

고향사랑기부제
연말 승자는 누굴까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행위와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합쳐져 있다. 전국의 광역 및 기초 지자체가 동일 선상에서 답례품을 놓고 경쟁을 하게 생겼다. 연말이 되면 총 234개 지자체의 성적표가 공개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품목별로 어떠한 답례품이 선택을 받았는지 데이터화된다. 결국 경쟁력 있는 특산품이나 관광상품권을 가진 곳들이 이기게되는 구조다.

이를 두고 충북연구원 관계자는 출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에 경상도와 전라도 사람들 비율이 가장 높다. 이들 지자체 제품이 잘 팔릴 수밖에 없다. 또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품이 선택을 받을 것이다. ‘고향사랑e’사이트 자체가 농산물, 축산물 등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다. 충북은 수산물에 전혀 접근할 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재정자립도가 높고 인구가 밀집된 곳들과 정말 지방소멸을 눈 앞에 둔 지자체들이 동시에 경쟁하고 점수까지 매겨지는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기부는 행안부가 만든 사이트인 ‘고향사랑e’에 접속하면 로그인 후 기부 및 답례품을 고를 수 있다. 품목별 지역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온라인 기부는 행안부가 만든 사이트인 ‘고향사랑e’에 접속하면 로그인 후 기부 및 답례품을 고를 수 있다. 품목별 지역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답례품 보고 기부한다

 

이제 지자체마다 매력적인 답례품 개발뿐만 아니라 지역을 효과적으로 브랜드해야 한다는 숙제가 주어졌다.

벌써부터 대전광역시 빵집 성심당의 선물 세트, 전남 장성군이 제공하는 백양사 12일 템플 스테이는 관심을 끌었다. 또 경남 의령, 경북 경주는 산소 벌초 서비스를 내놓아 눈에 띄었다. 이들 지역은 삼림조합과의 논의를 통해 원하는 시기에 무료 벌초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경북 울릉군은 울릉크루즈 스위트룸 왕복 티켓을 선정해 호응도가 좋았다. 제주도도 각종 체험 시설 상품권을 내놓아 호응을 끌 것으로 보인다.

또 광주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부자의 이름을 새겨 주는 네이밍 도네이션을 도입했는데, 10만원 이상 기부자는 1991년 개관한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좌석에 새기는 등 새로운 문화를 도입했다.

이러한 고향사랑기부제는 현재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모금 홍보를 법으로 정한 광고매체만 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향우회 같은 사적모임을 대상으로 권유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지자체 관계자들은 사적모임을 통한 모금과 전화·SNS를 이용한 홍보가 금지되면서 지역 유명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홍보활동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재정자립도 낮으면 더 불리

 

지자체를 대상으로 고향사랑기부제 컨설팅을 해온 이연석 공감만세 연구원은 지역의 특성을 이해한 답례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답례품과 지역의 문제들이 연결돼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히로시마현 진세키고원초는 유기견 보호소를 만드는 것을 의제로 던졌다. 기부하는 이들에게 유기견 묘의 이름을 지어주는 이벤트를 했다. 이처럼 지금은 단순한 답례품을 주는 데 그치지만 앞으로는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는 지정기부제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2008년부터 고향 납세제가 도입됐다. 일본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한때는 기부액보다 답례품 액수가 초과한 적도 있었다. 지자체마다 과열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면서 고향납세제가 주목을 받았다. 현재 모금액은 도입연도보다 약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충북연구원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이 고정돼 있지만 않다보니 답례품을 선정하는 게 쉽지는 않다. 대부분 3만원에 맞추기가 쉽다. 또 가령 한우라고 하면 보은 한우와 횡성한우가 같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지역특산물의 경쟁력을 이번 기회에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이연석 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30~50대 직장인들은 고향사랑기부제를 적극 이용할 확률이 높다. 세액공제도 받고, 답례품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유명인의 기부 행렬, 지자체에선 유일한 홍보방법?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나영석 피디, 유해진 배우 등 기부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면서 유명인사들의 기부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지자체마다 유명인사 ‘1호 기부자찾기에 바쁜 모양새다.

 

나영석 CJEMN PD

음성군은 1호 고향사랑기부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다. 충북도는 청주 출신이지만 나영석 CJEMN PD가 최고 한도액인 500만원을 기부했다. 두 번째 기부자로 배우 유해진이 이름을 올렸다. 유해진은 최근 NH농협은행을 통해 500만원을 기부했다. 걸그룹 출신 이미주 씨도 고향 옥천군의 1호 기부자로 나서 500만원을 기부했다.

제천시는 괴산한지박물관 관장 겸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인 안치용씨가 1호 기부자로 500만원을 기부했고, 단양군은 이관표 세명대 명예교수가 마찬가지로 500만원을 내놓았다.

충주시는 유명인들에게 '홍보 동영상'을 받고 있는데, 충주의 연예인 1호 고향사랑기부자인 MC 조영구씨는 기부금 100만원을 보내왔다.

정영철 충북 영동군수는 자매도시인 경기 오산시와 인천 남동구에 100만원씩 기부했다. 청주시는 1호 기부자가 이미 나왔지만, 실명을 밝히기 원치 않아 홍보를 못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유명인사 고액기부자를 이미 2명 섭외한 상태다.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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