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농협 경영개선 외면 조합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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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농협 경영개선 외면 조합원 반발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1.18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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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적자 두모지점 조합원들 폐쇄 요구

비대위, 현 조합장 표 의식 폐쇄 안 해 주장

조합 측, 합병 후유증...장기 과제로 검토할 사항

 

기업은 영리를 위해 존재한다.

특히 돈 장사를 하는 은행은 더욱 그러하다. 돈을 벌지 못하는 점포를 끌어안고 가는 것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퇴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수년간 적자를 내는 점포를 폐쇄해 경영개선을 하라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무시당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청남농협(조합장 안정숙. 71)이 그렇다.

청남농협 조합원들은 적자 나는 점포를 정리하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집행부 측에 보다 확고한 경영개선 의지를 보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청남농협은 1998년 종전의 남일농협과 가덕, 문의농협 3곳을 통·폐합해 탄생했다. 본점은 남일면에 두고 가덕면에 가덕지점, 문의면에 문의지점과 두모지점 2곳을 두고 있다. 조합원은 3200여 명으로 3개면 비슷한 규모의 조합원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 여·수신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보험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다만 두모지점은 대출업무를 하지 않는다.

 

적자 점포로 폐쇄 논란의 중심이 된 두모지점
적자 점포로 폐쇄 논란의 중심이 된 두모지점

 

두모지점은 합병 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014800만 원, 20024000만 원, 20078000만 원. 2008년엔 4500만 원의 적자를 냈다.

흑자는 단 5차례에 불과하다. 2003400만 원, 20041300만 원, 2005200만 원, 2006600만 원, 20105700만 원을 냈을 뿐이다.

두모지점의 적자 폭은 더 커졌다. 2016년에 14300만 원을 내 적자 폭 1억 원대에 접어들더니 201713700만 원, 201814400만 원, 201921300만 원, 202015500만 원으로 매년 큰 폭의 적자를 냈다.

적자가 이어지자 청남농협은 두모지점의 업무 중 하나인 대출업무를 2016년 문의지점으로 이관하고 직원도 4명에서 2명으로 줄여 적자 탈출을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이에 청남농협은 20217월 이사회를 열어 두모지점 경영 개선을 논의했으나 현 상태로 운영하기로 의결했다.

 

청주시 남일면 청남농협이 매년 적자가 나는 점포를 폐쇄하라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외면해 반발을 사고 있다.
청주시 남일면 청남농협이 매년 적자가 나는 점포를 폐쇄하라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외면해 반발을 사고 있다.

 

 

표 의식해 경영개선 외면?

 

조합원들은 비대위를 구성해 두모지점 폐쇄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지점 개설 후 3년 이상 경과하고 최근 2년간 연속 적자를 낼 경우 폐쇄할 수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20218월 조합원 936명의 서명을 받아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조합장은 조합원 300인 또는 100분의 10 이상의 동의를 받아 임시총회 소집을 청구하면 소집해야 한다.

그러나 청남농협은 지점 존폐 결정은 이사회 소관이라며 이사회를 개최, 표결 끝에 94로 존치시키기로 했다. 비대위의 대의원 임시총회 소집 요구와 관련해선 농협중앙회에 질의한 결과 이사회 의결사항은 총회 의결이 불가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총회 소집 요구를 거부했다.

농협설립 목적 중 하나가 조합원 복리 추구인데 지점 폐쇄로 비록 숫자는 적지만 조합원들에게 불편을 줘서는 안 된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대위는 현 조합장이 두모지점 조합원 270여 명의 표만을 의식해 경영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문의면에만 지점 두 곳이 있는 것도 형평에 맞지 않고 경영개선 차원에서 적자 나는 점포는 폐쇄하라는 농협중앙회의 권고도 있는데 이를 묵살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일수 비대위원장은 지점 폐쇄로 조합원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은 출장소로 전환한 뒤 최소 직원을 파견해 민원을 해결하면 된다그런데도 현 조합장이 대다수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경영개선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모 비대위원은 현 조합장이 겉으론 주민 불편을 내세워 폐쇄 결정을 못 하는데 다수 조합원의 뜻이 입증된 만큼 결단만 내리면 일은 쉽게 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대철 상임이사는 도내에 직원 3~4명을 둔 지점이 5~6개 있는 것으로 안다. 합병 당시 과감하게 털고 갔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 발생하는 합병 후유증이라며 일각에선 오히려 두모지점을 종전대로 환원하자는 주장도 펴는 만큼 폐쇄 여부는 장기적인 과제로 놓고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영이 기자 kimyy@cc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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