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가고 싶다면 어떻게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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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가고 싶다면 어떻게든 간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2.09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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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립미술관 수십억 들여 시설개선사업 허와실
재개발로 공동화 된 곳에 야외 에스컬레이터 설치?
인근에 이미 주차장 및 엘리베이터 설치돼 있는데…

청주시립미술관은 옛 KBS청주방송을 리모델링해 20167월 개관했다. 언덕에 위치하다보니 미술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평지에서 미술관에 올라갈 수 있도록 CJB청주방송 인근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 및 엘리베이터를 이미 설치한 상태다. 그런데 이번에 또 시설개선사업이 이뤄진다.
 

흥덕문화의집과 청주시립미술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공사 중인 건물. 지금 천막이 쳐 있다.
흥덕문화의집과 청주시립미술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공사 중인 건물. 지금 천막이 쳐 있다.
청주시립도서관 진입도로가 아닌 바로 옆 건물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 중이다.
청주시립도서관 진입도로가 아닌 바로 옆 건물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 중이다.

 

사직동 버스정류장 바로 앞 3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기존 미술관 진입도로 바로 옆 건물이 아닌 한 블록 옆 건물을 청주시는 매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바로 옆 건물은 주인이 매입을 원치 않아서였다는 것. 시는 11억을 들여 건물을 매입했고, 25억을 들여 리모델링 중이다. 이 건물은 현재 천막이 쳐 있다. 2021년 사업이 시작됐고, 작년 6월부터 공사를 진행해 올해 2월 완공하게 된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 공사가 마무리됐다. 에스컬레이터 길이는 20m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 공사가 마무리됐다. 에스컬레이터 길이는 20m다.
청주시립미술관 시설 개선 사업 조감도. 정면모습.
청주시립미술관 시설 개선 사업 조감도. 정면모습.
조감도 뒷면 모습
조감도 측면 모습. 

 

흥덕문화의 집이 관리한다

 

이 건물엔 흥덕문화의집이 이사를 오게 된다. 흥덕문화의집이 현재 위치한 건물은 바로 옆 청주아트홀의 공연 연습실 및 출연자 대기실로 쓰게 된다. 흥덕문화의집은 새로 이 건물 1~3층을 쓰게 된다. 흥덕문화의집은 청주민예총이 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생활문화공간으로 주민 대상 각종 문화프로그램을 연다.

흥덕문화의집 건물 뒤쪽에서부터 야외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다. 이 건물 높이는 10m가량이지만 에스컬레이터는 경사도가 낮다보니 약 20m를 올라가게 된다. 이와 별도로 엘리베이터가 흥덕문화의집에 설치되고, 건물 옥상에서 도보로 청주시립미술관에 갈 수 있는 다리도 놓인다. 이 건물 뒤편에 별도의 건물이 세워지고 이곳엔 작은 도서관이 들어선다. (조감도 참조)

하지만 걸어서는 5분도 채 되지 않는 공간을 굳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야 하는 지도 의문이다. 이를 두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사업은 넓게 보면 사직동 충혼탑 추모공원과 연결된다. 사직동 충혼탑 추모공원 사업은 이번 달에 공모결과가 나온다. 이 사업비는 60억이다. 청주시는 전임시장 시절 청주시립미술관과 충북교육도서관 사직동 충혼탑을 잇는 공원화사업을 추진했다. 그 첫단계로 청주시립미술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에스컬레이터가 놓이게 된 것이다.

 

미술관 주변은 재개발 사업으로 대부분이 집을 비운 상태다.
미술관 주변은 재개발 사업으로 대부분이 집을 비운 상태다.
시립미술관 주변 사모1구역, 2구역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버스타고 몇 명이나 올까

 

하지만 이미 이 주변은 사모 1구역, 사모 2구역 재개발 사업이 추진돼 사람이 살지 않는 집들이 대부분이다. 시립미술관, 도서관, 추모시설의 연관성 또한 찾기가 어렵다.

또 야외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전기료 또한 만만치 않게 소요된다. 앞으로 이 시설에 대한 관리는 흥덕문화의집이 맡기로 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전기료가 얼마나 나올지는 가동을 해봐야 알 것 같다. 아직 뽑아보지 못했다. 이 사업은 사직동 충혼탑 추모공원과 연결되기는 하지만 우선은 청주시립미술관의 접근성 개선을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한 청주시민은 이미 평지에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바로 인근에 설치돼 있는데, 굳이 수십억원을 들여 야외에스컬레이터를 또 설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정말도 차 없이 걷는 사람들만 이용하라는 건데 요즘 세상에 누가 미술관에 가는 데 버스타고 갈까 싶다라며 지적했다.

야외에스컬레이터의 경우 흥덕문화의집을 통과해야만 탈 수 있다. 도로변에서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작품 철수하는 경우도

 

청주시는 시립미술관으로 옛 방송국 건물을 선택한 것이 첫단추를 잘못 꿰었다. 일단 방송국 건물이다보니 천장 높이가 낮다. 층고가 3m 정도이다보니 대형 설치작품을 놓기가 어렵다. 조명까지 설치돼 전시공간은 높이가 2m 70cm에 불과하다. 사무실 용도의 공간을 미술관으로 쓰다 보니 생기는 오류다. 또한 건물이 작다보니 개방형 구조로 리모델링된 상태다. 이러다보니 구조상 항온항습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지난해 하반기에 청주시립미술관은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전시를 개최했다. 청주출생인 한국의 첫 근대 조각가 김복진의 작품세계와 예술정신을 재조명하고, 사실적 인체 조각의 계보를 잇는 대표 작가들을 소개했다. 국립현대미술관-청주시립미술관 협력기획전으로 문화재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들을 대여했다.

이 과정에서 윤효중 작가의 '사과를 든 모녀상'작품은 전시기간을 채우지 못하게 작품을 반환했다. 이 작품은 나무 조각으로 나무가 다른 소재보다 항온항습에 예민해 전시가 길어지면서 작품이 훼손될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한 미술관 관계자는 청주시립미술관은 공간이 갖는 태생적 한계가 너무 크다. 처음 미술관을 개관할 때부터 이러한 지적이 있었다. 수년이 지났어도 공간에 대한 문제를 해결될 수가 없다. 너무 안타깝다. 시립미술관 이전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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