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작은 흠집 정도야”
상태바
“뭐, 작은 흠집 정도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2.09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고·반품·전시·일부 훼손된 상품 할인해서 파는 리퍼브 매장 인기
고물가시대를 이기고자 하는 전략에서 나와, 청주시내에도 속속 등장

 

청주시내에 속속 등장하는 리퍼브 상품 매장들
청주시내에 속속 등장하는 리퍼브 상품 매장들

 

현명한 소비가 답
리퍼브 상품을 아는가

 

내 월급과 아이 성적만 빼고 모든 게 다 오른 시대. 국민 음식으로 간주되는 자장면이 6000원, 짬뽕 9000원, 된장찌개가 9000원인 시대. 커피 한 잔 값이 5000원인 시대. 그래서 지금 많은 국민들은 못 살겠다며 아우성친다. 최근에는 가스비가 올라 난방비를 걱정해야 하고, 아직 인상되지 않은 전기료까지 신경쓰인다.

이런 고물가시대에는 현명한 소비가 답이다. 생필품을 안 살 수는 없고 보다 저렴한 것을 골라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리퍼브 상품이다. 요즘 이런 상품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리퍼브란 일부 흠집이 있거나 소비자가 반품한 것을 고치고 손질해서 정품보다 싸게 파는 것을 말한다. 모델하우스나 매장 등에 전시돼 있던 물건도 해당된다.

리퍼브는 새로 꾸미거나 재단장한 것을 뜻하는 리퍼비시(refurbish)를 줄인 말이다. 리퍼라고도 부른다. 즉 재고, 반품, 전시, 일부 훼손된 상품을 재단장하여 할인해 판다는 뜻이다. 이는 중고상품과 다르다. 중고상품은 누군가 사용했던 것이나 리퍼브 상품은 그렇지 않다.

최근 청주시내에 리퍼브 상품을 파는 매장이 등장하고 있다. 청주시내 전역에 크고 작은 매장들이 생겼고, 앞으로도 계속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퍼브 매장의 형태는 여러 가지다. 한 바퀴 돌아보니 리퍼브 물건만 파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반 물건과 리퍼브 상품 두 가지를 같이 판매하는 곳도 있다. 또 특정 상품의 리퍼브만 취급하는 매장도 눈에 띄었다.

리퍼브 제품은 고물가시대를 이기고자 하는 전략에서 나왔다. 유통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득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아지자 반품제품 또한 크게 증가했다. 이 반품제품들이 리퍼브 시장으로 나온 것.

이들 리퍼브 매장의 특징은 첫째 양말부터 냉장고·TV 등 덩치 큰 가전제품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는 것, 둘째 일반 상품보다 저렴하다는 것, 셋째 반품을 해주는 곳과 안되는 곳이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리퍼브 매장에서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는 일반 마트처럼 많다. 특정상품만 판매하는 곳으로는 가구, 가전제품, 반려동물 용품 매장 등이 있다.

그런가하면 스마트폰도 리퍼폰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20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대비 10% 하락했지만, 리퍼폰은 4% 성장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전체 리퍼브 시장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1월,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 내 리퍼브 가구를 구매한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여기서 대다수 소비자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조사 대상 10명 중 8명이 ‘만족한다’고 답했고, 70%는 주변에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청주시내 리퍼브 매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수선을 마친 상품이라 흠집이 없는 게 많다. 간혹 흠이 있는 것은 포장지에 표기돼 있다. 대신 저렴하다. 소비자는 이런 것을 알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