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TP 공모…지사 측근 ‘북 치고 장구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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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TP 공모…지사 측근 ‘북 치고 장구 치고’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2.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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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캠프 공신인 ‘오원근 특보’ 원장 2배수 안에 들어
추천위원장, 후원회장 출신 박식순 특별 고문이 맡아
충북테크노파크는 2월 16일~20일, 최종 2배수에 든 2인에 대한 공개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오원근 충북도 특보의 PPT 첫 장.
충북테크노파크는 2월 16일~20일, 최종 2배수에 든 2인에 대한 공개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오원근 충북도 특보의 PPT 첫 장.

충청북도가 제8대 충북테크노파크 원장을 공모하면서 지방선거 당시 후원회장이 원장추천위원장을 맡고, 원장 2배수에는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현 특별보좌관 중에서 한 명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다.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의 원칙을 어긴 셈이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있는 충북테크노파크(이하 TP)는 산···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려는 목적으로, 2003년에 세운 지역혁신거점기관이다. 기술을 고도화하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기업지원의 허브로 노력한 결과, 연간 19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TP 원장의 임기는 2년이다. 현 노근호 원장이 2021122일에 취임했으니 올해 121일 퇴임하는 게 맞다. 하지만 3월 말에 8개월이나 앞당겨 퇴임함에 따라 김영환 충북지사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TP 원장 선임은 이사장인 도지사가 최종 1인을 추천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승인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노근호 원장은 충북연구원에서 시작해 TP 단장, 충북과학기술혁신원장, TP 원장까지 30년을 이 분야에서 일했다나이도 예순여섯 살이니만큼 이제는 쉴 때가 됐다는 생각에 스스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노 원장은 또 칠십 대 인생 2막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지금 떠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 캠프에 초창기 합류

노 원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압력설이 인구에 회자하는 것은, 그간의 과정을 지켜볼 때 팔이 안으로 굽는 현상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먼저 추천위원장을 맡은 인물은 김영환 지사가 성장한 괴산군 출신의 박식순 KS그룹 회장이다. 박식순 회장은 지방선거 당시 후원회장을 맡았던 측근 중에 최측근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71, 김영환 지사 취임과 동시에 특별고문으로 위촉됐다. 이날 위촉된 특별고문은 박 회장과 도지사직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김봉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두 명뿐이다. 김 지사는 이후 한 달여에 걸쳐 여덟 명을 더 특별고문으로 위촉해서 모두 열 명을 만들었다.

박 회장은 지난해 8, 충북개발공사 사장을 공모하는 과정에서도 일곱 명으로 구성한 추천위원회에 들어갔다가 중도에 자진해서 사퇴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원장 2배수로 공개검증에 들어간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선거캠프 출신인 오원근 특별보좌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김 지사는 취임 후 한 달여가 지난 지난해 816, 열 명의 특별보좌관을 임명했는데, 그중에 한 사람인 오원근 전 호서대 교수가 이번에 2배수로 압축한 명단에 들었다. 오 특보는 김 지사의 예비후보 시절 캠프에서 비서실장 역할을 했으며, 후보가 된 이후에는 특별한 직책을 맡지 않고 뒤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캠프에서 일했던 김태수 정무보좌관은 김 지사가 충북지사 출마를 결심하면서 청주에 내려온 초창기부터 보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창 출신으로 청주공고를 나왔다는 것 말고는 오 특보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경기도당 사무처장을 지내는 등 김 지사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유승찬 대외협력관도 오 특보의 동생까지 형제가 함께 캠프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일했지만, 두 사람은 이번 선거 때부터 알게 됐을 뿐, 전부터 알던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종 승인 중기부 장관 손에

TP원장 공모 발표자료에 따르면 오 특보는 1992년부터 30여 년 동안 철강제품 제조 및 유통업체인 한스코를 경영해왔다. 2000년부터 11년 동안은 무선인터넷 솔루션을 개발하는 벤처기업도 경영한 것으로 돼 있다. 호서대 벤처대학원 경영정보학과 부교수로 재직한 기간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년 남짓이다. 벤처대학원은 석박사 과정을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선발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오원근 특보와 함께 2배수에 든 또 다른 한 사람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간부인 장인성 씨다. 애초 이 공모에는 모두 여섯 명이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TP216일 홈페이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두 사람의 발표자료와 발표 동영상을 올렸다. 이는 공개검증을 위한 것으로, 의견을 내고자 하는 사람은 정해진 양식에 의견을 적어서 22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김영환 지사는 제출된 의견 등을 참고해서 대상자 한 명을 추린 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승인을 요청하게 된다. 충북도의회 인사청문회는 장관 승인 전에 열려 장관에게 결과가 전달되지만,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임용일은 41일이다.

물론 김영환 지사가 최종적으로 누구를 낙점할지, 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김 지사의 결정대로 승인할지는 현 단계에서 알 수 없다. 원장 공모 과정을 지켜본 Q씨는 결과를 정해놓고 시작한 게임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래서 공모에 응하리라 여겼던 몇몇은 아예 응모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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