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구 역류현상 막아 인명피해 줄인다
상태바
배수구 역류현상 막아 인명피해 줄인다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3.02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 세광중 김동아 군, ‘초음파 센서를 이용한 배수구 역류방지 시스템’ 발명
매경 주최 제2회 원더차일드 창의발명대회에서 중등부 은상 차지 ‘기염’
작년 여름 수도권 배수구 막혀 물 차올라 인명 피해···불고기 불판서 아이디어

 

청주 세광중 김동아군
청주 세광중 김동아군

 

지난해 여름,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져 교통과 전기시설이 마비돼 사람들이 건물 안에 고립되는 등 고통을 겪었다. 심지어 반지하와 배수구, 지하 주차장 등이 침수돼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피해를 입었다.

배수구로 빠져 나가지 못한 빗물이 가득 차올라 빚어진 비극이었다. 왜 그럴까. 담배꽁초와 같은 이물질로 인해 배수구가 막혀 빗물이 제때 빠져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청주 세광중 2년 김동아(14) 군은 이런 실상을 보고 머리를 싸맸다.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 것을 피하게 할 방법은 없을까, 어떻게 배수구를 만들어야 빗물이 차오르지 않고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제2회 원더차일드 창의발명대회에서 중등부 은상을 차지한 청주 세광중 2년 김동아(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군이 지난달 22일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시상대에 섰다.
제2회 원더차일드 창의발명대회에서 중등부 은상을 차지한 청주 세광중 2년 김동아(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군이 지난달 22일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시상대에 섰다.

 

배수구를 재디자인하다

 

김 군은 불고기 불판 모양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둥근돌 모양의 불고기 불판모양을 약간 변형시켜 담배꽁초가 들어가지 않고 가장자리로 걸러지게 했다. 울퉁불퉁 위로 나와 있으면 위험할 수 있어서 나무잎맥 구조 모양의 철판을 배수구 커버로 씌웠다.

또 밤이고 낮이고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어 빛 반사 야광띠를 배수구 가장자리에 붙여놓았다.

김 군은 이같이 설계된 배수구는 담배꽁초로 막힐 일이 없고 비가 많이 와도 물이 차오를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수구 역류현상을 막아 환경미화원들이 쉽게 배수구 커버를 들어 올려 안쪽에 쌓인 쓰레기를 치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김 군은 배수구 안에 초음파 센서를 설치해 빗물의 흐름을 사전에 파악, 역류를 막을 수 있게 했다. 배수구 안에 빗물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차오르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거다.

초음파를 이용해 물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전반속도차법과 도플러법이 있는데 배수구 안에는 다른 이물질도 섞여 있어 도플러법이 더 효과적이다.

측정된 배수구의 빗물 양이 재난안전관리본부에 전송되고 재난안전관리본부에서는 역류 위험이 있는 동네에 재난안전안내 문자를 발송하면 재난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경제적 손실 줄여

 

위험을 미리 감지해 대피토록 한다는 것은 재산·인명피해를 줄여줘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면 기술을 해외에 수출해 외화획득의 길도 열릴 수 있다.

김 군은 무엇보다 인간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군은 사람의 목숨은 감히 얼마라고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다. 그래서 가장 큰 사회·경제적 이익은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군은 자신이 발명한 초음파 센서를 이용한 배수구 역류방지 시스템을 서울서 열린 제2회 원더차일드 창의발명대회(매일경제· MBN 주최)에 출품, 중등부 은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22일 수상과 함께 상금 30만 원을 받았다.

앞서 김 군은 청소년연합봉사동아리 미션파서블(리더 김지훈·청주 옥산중)팀 일원으로 국립부산과학관 주최로 열린 2회 헬로우 메이커 어워드공모전에 참가, 탄소중립 플로깅 캠페인 UCC로 우수상을 받았다.

김 군은 시상금 30만 원을 동두천 아프리카 난민 아동들에게 전달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미션파서블도 시상금 50만 원을 동두천 아프리카 난민 한부모 가정의 난방비로 기탁했다.

김 군은 어릴 적부터 장난감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지나가는 승용차 뒷모습을 보고 차종을 다 알아맞힐 정도로 자동차에 호기심이 많았다.

김 군은 기후변화에도 관심이 많다. 쓰레기 줍깅플로깅 캠페인 수행 및 정책제안 활동을 통해 자연환경 보호에도 적극적이다.

김 군은 플로깅은 내게 과거의 나를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줬던 것 같다. 플로깅을 진행하기 전 나는 내가 버린 게 아니니 다른 사람이 치워 주겠지하며 무관심했었다. 그런데 주변 한 바퀴를 돌며 쓰레기를 치우다 보니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우리 사회를 더럽힌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군은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고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다. LS산전에 근무하는 아버지 김삼겸(47) 씨와 어머니 한연정(45) , 중학생이 된 여동생과 함께 청주시 가경동 현대아이파크(206)에 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