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찌 반어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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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찌 반어법인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3.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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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파장 컸던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친일파’ 발언
“자치단체장으로서 좀 더 신중한 언어와 행동 요구돼”

 

김영환 충북도지사
김영환 충북도지사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친일파 발언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배상안을 옹호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더불어민주당과 충북도내 시민사회단체, 충북도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김 지사는 반어법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11일 “참으로 기가 막힌 논점 절취의 오류이고 제 글과 인격에 대한 모욕이다. 정쟁과 진영논리 앞에서 우리의 이성이 이렇게 굴복해도 되는가 하는 절망감이 든다”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 태도에 대해 지는 게 이기는 것이고, 일본에 화해의 손을 내미는 우리 정부의 자세를 굴욕을 삼키는 용기라고 칭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김 지사의 친일파 발언을 반어법으로 이해하는 도민들은 많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의 제3자 변제안이 일본 책임은 묻지 않는 굴욕외교이자 친일외교라는 게 국민다수의 의견이다. 그런데 어떻게 굴욕을 삼키는 용기라고 볼 수 있느냐는 게 도민들의 말이다.

이로 인한 여파는 상당히 컸다. 김 지사는 14일 제천시 방문 계획이 있었으나 제천지역 의병유족회와 사회단체, 민주당 제천단양지역위원회 등이 방문을 반대하고 규탄집회까지 열었다. 충북도는 전날 13일 제천방문을 취소했으나 이들은 이 날 집회를 강행했다.

또 김 지사는 16일 김태흠 충남지사와 맞바꿔 일일도지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충남도 공무원노조와 충남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의 강력 반대로 무산됐다. 최정희 충남도 노조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식민사관을 강의하러 오느냐. 자존심이 상한다”며 불쾌해 했다는 후문이다. 이 행사는 김영환 지사가 김태흠 지사에게 제안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김 지사의 임호선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 고소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김 지사는 발끈해 임 위원장을 고소하겠다고 했으나 철회했다고 한다. 만일 고소전까지 갔으면 지역사회는 더 시끄럽고 민주당과 국민의힘간 갈등은 심화됐을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평소 김 지사의 발언과 페이스북 내용이 너무 가볍고 즉흥적이라는 뒷말이 많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불안하기까지 하다고 한다. 청주지역의 모 인사는 “정치인이기 이전에 자치단체장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언어와 행동이 요구된다”고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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