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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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13
  • 이재표
  • 승인 2023.04.0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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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 여론조사 3강에 들다

10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리는 대망의 2030년이 밝았다. 시민경선의 성적표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를 위한 연대의 민주시장 후보는 오민심으로 결정됐다. 경선은 명실상부하게 시민후보를 추대하는 과정이었다. 오민심 후보의 수락 연설은 정치는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라는 통념에 일침을 놓았다.


저는 4년 전까지 평범한 시민이었습니다. 먹고 사느라고 바빴고, 아등바등 살았지만 먹고 사는 일조차 여의치 않았습니다. 한때는 부모님 원망도 했고 저의 무능을 탓하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정치를 손가락질하면서도 정치교체에는 관심이 없었던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출마 정치는 못 해도 참여 정치는 해보자며 시민단체에서 의정 감시활동부터 시작했습니다. 양당 구도 타파를 위해 도입한 추첨제 시의원에 도전했고, 운 좋게도 50대 여성의 샘플로 뽑혔습니다. 4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시민의 눈높이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모자라면 까치발을 세우고 넘치면 무릎을 굽혔습니다.”


연설 곳곳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클라이맥스는 관료정치에 대한 호된 비판으로 이어졌다.


평생을 고위 공직자로 군림하며 정년을 채운 이들이 이제는 봉사한답시고 정치판을 기웃거립니다. 한 번 당선되면 재선, 삼선을 이어가며 정년 연장의 꿈을 이룹니다. 행정 경험, 중앙 인맥에만 의존한 정치는 단체장 한 사람의 개인기 정치입니다. 대중의 참여를 봉쇄하고 독단으로 흐르며, 그의 임기가 끝나고 나면 풀 한포기 나지 않는 불모지만 남습니다.”

옳소! 오민심! 오민심!”


여기저기서 오민심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2,3년 전의 오민심 의원이 아니네. 시장 해도 잘 하겠어라는 수군거림도 들렸다.

오민심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221, 가장 먼저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속내를 감추고 연막을 치는 구태정치를 답습하지 말자고 다짐해오던 터였다. 오민심 후보가 치고 나가자 평민당 나민호 후보, 남우상 국력당 후보도 서둘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겠다던 공심당 김만수 시장도 몸이 달아서 엉거주춤 예비후보 대열에 합류했다. 둘 중에 한 사람을 뽑던 2022, 2026년 선거와 달리 오랜만에 4파전이었다. 오민심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김근민 전 민주시민연대 의정감시단장이 한 마디 농을 던졌다.


그동안 메뉴판에 짜장, 짬뽕만 있었는데 이제는 볶음밥, 잡채밥도 올라왔네. 민주시민들도 이젠 입맛에 맞는 메뉴로 골라 봅시다! 일단 짜장, 짬뽕은 그동안 매번 먹었으니 제쳐두고.”


변화가 일어나려면 먼저 흥행이 돼야 한다. 관심이 가야 더 많이 들여다보고, 작은 움직임에서 가능성이 보이면 여러 사람이 힘이 실리기 마련이다. 언론에도 촉이 왔다. 언제부턴가 선거 때가 돼도 언론사들이 조사를 피했다. 어차피 결과가 뻔한 데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다 보니 응답률도 떨어지고 당연히 결과도 뒤죽박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짐이 달랐다. KBS 민주방송총국은 예비후보 등록 후 열흘이 지난 시점부터 사흘간 민충북도지사와 민주시장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민주시장 여론조사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김만수 현 시장 28%, 나민호 평민당 후보 24%, 남우상 국력당 후보 11%, 오민심 무소속 후보 19%가 나온 것이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8%였다.

김만수 시장은 민주시민이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줬다고 자평했으나 뭔가 불안한 조짐을 감지했다. 나민호 평민당 후보는 김만수 시정을 심판하는 표심을 한 데 모아 65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오민심 후보의 19%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가정보원이 고도전략으로 진보정당에 빨간색을 칠하고 평민당과의 후보 전술을 깬 뒤로 진보정당은 자력으로 5%를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10% 이상을 득표해서 선거비용의 50%를 돌려받는 후보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모르겠다는 응답이 18%나 되는 상황에서 19% 지지라니! 오민심 후보와 지지자들은 해볼 만한 선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방송토론회 일정도 줄줄이 잡히고 있었다.


*다음 호에 14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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