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이 대기자의 눈/ 손님이 짜다면 짠 거지 웬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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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대기자의 눈/ 손님이 짜다면 짠 거지 웬 말이...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4.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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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지사를 둘러싼 잡음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같은 당 국민의힘 소속 최정훈(청주2) 충북도의회 의원은 김 지사를 향해 변명하지 말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최 의원은 김 지사의 산불 현장 대신 술자리 참석으로 비난이 거셌던 것과 관련,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김 지사의 언행은 도민 우롱이자 산불 진화작업 투입 인력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깨끗하게 인정하라고 일갈했다.

친일파 발언, 산불 당시 술자리 참석 파문으로 곤혹을 치른 김영환 지사의 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일단 말이 많은 게 문제고, 그 말을 주어 담는 과정에서 진실성 없이 말장난으로 흐르는 가벼움이 또 다른 말을 낳고 있다.

김 지사는 충북도민을 대표하는 공인이다. 그런 만큼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신중하고, 정제되고, 진실되고, 간결 명료해야 한다. 지사 말 행간의 의미를 헤아리기 위해 도민들이 머리를 싸매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거다.

친일파 발언 대응이 그렇다. 그는 지난달 7일 자신의 SNS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제3자 변제 등 한일정상회담이 굴욕외교라는 비판 속에 그의 글은 파문을 가져왔다. 심지어 윤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장관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도 했다. 이 글을 읽은 사람들 대부분은 친일로 받아들였다. 윤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아부성글이라는 지적도 했다.

비난이 일자 그는 애국 글이 친일로 변해 버렸다”, “반어법 표현을 왜곡했다”, “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되레 당당하게 나왔다.

글을 읽는 사람은 친일로 해석하는 데 그는 아니라고 우기다 파문이 확산되자 억지 사과로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

손님이 짜다면 짠 거지 거기에 대고 반어법이니, 국어를 모른다느니 하는 것은 도민에게 국어 공부를 가르치려는 4차원적인 접근 태도다.

산불 대응도 이런 식이다. 지난달 30일 제천 봉황산에 불이 나 20여 시간 탔는데 김 지사는 그 시간 술자리에 있었다. 그것도 멀리도 아닌 20여 분 떨어진 충주였다.

이어 지난 2일 발생한 옥천 산불 땐 현장으로 가다가 되돌아왔다. 현장방문이 오히려 진화작업에 혼선과 불편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연이은 친일파 발언과 술자리 파문은 도민들의 자존심을 헤집었고 지사 본인에게도 큰 흠집이 됐다. 더욱이 해명 과정이 하지 않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우를 자초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 있다. 문제는 수습 태도다. 김 지사는 자신이 옳다는 궤변만 늘어놓다 봉변을 당한 꼴이다.

처음부터 잘못 판단했다. 앞으로는 신중하게 처신하겠다고 했으면 깨끗이 마무리됐을 것을 알량한 자존심을 내세우는 바람에 충북지사격만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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