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의장천하’…민주당 수모
상태바
청주시의회 ‘의장천하’…민주당 수모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4.20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 몫 상임위원장, 국민의힘이 짠 각본대로 결정
4석 돌려주는 제스처 취하면서 사실상 2명 물갈이

민주당이 청주시의회에서 수모를 당했다. 청주시의회가 417일 임시회를 열어서 민주당 상임위원장들이 사퇴해 공석이 됐던 네 석을 채우는 과정에서 두 석 열세의 무게를 실감한 것이다. 양당은 출범 당시 2121 동수였으나, 민주당 한병수 의원이 별세함에 따라 치른 45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균형이 무너졌다.

민주당은 청주시청 옛 본관 철거를 둘러싼 양당 대립 속에서 의장 불신임안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사퇴 카드를 던졌으나 힘겨루기에서 밀렸고,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승리한 만큼 사퇴한 변은영, 임은성, 이영신 최재호 의원 등 네 명의 복귀를 통한 의회 정상화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막후 협의에 실패했고, 결국 김병국 의장 직권으로 무기명 표결에 부쳐졌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입후보도 없이 치른 무기명 투표에서 일사불란하게 두 명 교체, 두 명 복귀등 네 명의 상임위원장이 가려진 것이다. 임은성 의원과 최재호 의원은 각각 복지교육위원장과 농업정책위원장으로 원대 복귀했다.

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의장에 당선되면 탈당해 최대한 중립적 위치에 서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지방의회 의장은 탈당 규정이 없어 소속 정당의 수장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6선의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
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의장에 당선되면 탈당해 최대한 중립적 위치에 서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지방의회 의장은 탈당 규정이 없어 소속 정당의 수장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6선의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

문제는 변은영 전 의회운영위원장과 이영신 전 도시건설위원장이다. 의회운영위원장 투표에선, 번번이 국민의힘에 동조했던 임정수 의원이 22표로 선출됐고 변은영 의원은 18표를 얻는 데 그쳤다. 무기명이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국민의힘 당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영신 의원은 재정경제위원회에 강제 배정되고, 도시건설위원장에는 민주당 김영근 의원이 선출됐다. 이 역시 국민의힘의 결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김영근 의원은 선출 즉시 사퇴해, 도시건설위원장 선출은 무효가 됐다.

민주당 몫의 상임위원장 네 석을 모두 돌려주는 제스처를 취했으나, 결국 국민의힘 입맛대로, 민주당 상임위원장을 물갈이하는 꼴이 된 것이다. 김영근 의원이 사퇴한 도시건설위원장은 427일 재선출할 예정이어서 향후 국민의힘 몫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Q의원은 의원 24명과 통화한 지난주 충청리뷰 보도를 보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소신 있는 결정을 기대했으나, 역시 국민의힘은 김병국 의장 의장천하인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