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 배우고 싶어도 ‘전문강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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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 배우고 싶어도 ‘전문강사’가 없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4.26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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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학연구소 도내 최초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연구 결과 발표
장애 당사자 프로그램 만족도 높지만, 예산 및 인프라 부족해
청주시내 한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 장애인들이 난타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장애인 관련 시설 가운데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은 많지 않다. 전문강사를 구하기도 어렵고, 기본적인 연습실마저 단체에 없기 때문이다.
청주시내 한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 장애인들이 난타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장애인 관련 시설 가운데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은 많지 않다. 전문강사를 구하기도 어렵고, 기본적인 연습실마저 단체에 없기 때문이다.

 

도내에서 처음으로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실태조사가 진행됐다. 충북학연구소는 이번에 장애인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및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장애인 문화예술교육의 현황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는 남인숙 해바라기 예술센터 대표, 윤정용 한국복지대 강사, 한용진 충북민예총 사무처장이 참여했다.

조사는 지난해 약 6개월간 진행됐다. 먼저 1차로 충청북도 장애인 시설 및 복지기관에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는지 여부를 물었다. 246개소의 기관 가운데 90개소가 설문에 응답했다. 90개소 가운데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곳은 49개소, 실시하지 않는 곳은 41개소였다. 응답한 장애인 관련 기관 가운데 약 1/5정도만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었다. 프로그램을 실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담당자들은 전담인력 부족 설비, 장비 공간 인프라 부족 예산 미확보 등을 꼽았다. 만약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면 공예, 음악, 시각, 공연, 영상, 무용, 문학 순을 원했다.

 

장애인 교육은 곧 복지다

 

2차 조사는 37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76개 프로그램 현황 및 353명의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수강료는 대부분 무료였으며 주1회 수업이 많았다. 한 회 이용자는 6~10, 진행시간은 1~2시간이었다. 대부분 외부강사 수업이었다. 프로그램은 음악과 시각예술이 가장 많았고 공예, 공연, 영상, 문학, 음악 순이었다. 전체적인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36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다양성 부족, 의사 소통의 어려움, 이동 및 교통 편의, 강사의 장애에 대한 불이해 등이 어려운 점으로 꼽혔다.

 

관련 조례 및 전문 센터 필요

 

3차 조사는 10개 시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11명의 관리자를 직접 인터뷰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장애 교육의 의미와 한계에 대해 질문했다. 기관의 담당자들은 공통적으로 장애 정도를 이해하는 전문화된 강사를 찾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꼽았다. 이어 장애인들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만 예산 및 인력의 한계로 제공하지 못할 때가 많다. 또 규모가 작은 시군일수록, 소수의 장애유형이 이용하는 기관일수록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장소 및 전체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장애인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방대한 조사결과 다음과 같은 안을 제기했다. ‘충북 장애인문화예술교육센터를 설립해 지역과 기관의 자원을 활용하고 이용자들의 욕구를 서로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충북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조례제정이 먼저다. 또 기관 유형별, 장애 유형별 등 세부적인 실태조사 및 이에 대해 프로그램 개발 등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충북학연구소의 정민 연구원은 도내 장애인들의 문화예술교육 향유 실태에 대해서는 처음 있는 조사라 의미가 있다. 이를 정책적으로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남인숙 해바라기 예술센터 대표는 연구를 진행하기 전 그렸던 내용들이 실제로 그대로 결과로 나왔다. 기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다들 너무 바빠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다. 한 인간이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타 지역의 경우 문화재단과 같은 기관이 장애인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예산을 별도로 책정한다. 일종의 할당제처럼 예산을 배분하고 있다. 지금 단계에선 기계적인 예산 배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남 씨는 지난 20여 년 전 한 기관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수업을 한 것이 계기가 돼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장애인 교육 단체인 해바라기 예술센터도 설립했다. “발달장애인들이 무용 수업을 받고 즐거워하는 미소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 후로 장애인 대상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대학에서 관련 공부도 하고, 실제 교육을 진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일단 수업을 하러 가보면 연습실마저 없는 경우가 많다. 지역의 유휴공간이 장애인들의 문화예술연습공간으로 쓰일 수 있으면 좋겠다. 장애인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은 정말 중요한 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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