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숯 산업클러스터 환경오염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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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숯 산업클러스터 환경오염 불안감 고조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4.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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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진시설 허가업체 구하는 중...환경오염·건강피해 우려 주민 반발
주민들, 백지화 요구할 수도 없고 완벽한 오염방지시설 전제 돼야

 

진천군이 백곡면에 추진중인 진천 숯 산업클러스터 조성 현장. 업체가 자격 미달로 사업에서 제척되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완벽한 오염방지시설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진천군이 백곡면에 추진중인 진천 숯 산업클러스터 조성 현장. 업체가 자격 미달로 사업에서 제척되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완벽한 오염방지시설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진천 숯 산업클러스터 특구조성사업에 대한 환경오염 우려가 다시 제기되면서 주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진천군이 집진시설 허가업체를 아직까지 구하지 못해 사업에 차질을 빚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오염 불안감을 느낀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차제에 오염물질 방지 시설을 완벽하게 설치해 환경오염을 막고 주민 건강도 보호해야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진천군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특구지정된 백곡면 사송리 일원 420216월 숯 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착공했다. 당초엔 면적이 3.6였으나 참숯전시관, 참숯테마공원이 특구공원에 포함되면서 4로 늘어났다. 이 사업은 2024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87억 원이 투입되는 이곳에는 숯가마 찜질방 15, 노천 족욕탕, 참숯 커피숍, 웰빙식당, 전시 판매시설, 야영 글램핑장, 수변 관광 둘레길 등이 들어선다.

이를 위해 진천군은 202011호산산업과 녹색기술인증(건조탄화시스템) 기술 활용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건조탄화시스템은 건조물이 열 분해될 때 발생되는 건류 가스를 재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여 최종적으로 우수 탄화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숯을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 냄새, 유해가스 등을 저감해 주변 마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목적이다.

이 기술은 찜질방과 노천탕에 활용되고 운영비용은 호산산업이 부담키로 협약했다.

그러나 호산산업이 유해가스 저감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집진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허가업체가 아닌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작년 말 사업에서 제척됐다. 특히 이 업체는 녹색기술인증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진천군이 이 업체와 MOU를 체결하면서 이 부분들을 꼼꼼히 챙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숯 산업클러스터 사업은 숯가마 15기 중 9기를 지난해 말 완공했으며 나머지 6기는 올해 안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찜질방은 올 상반기 설계에 들어가 올가을 착공할 예정이다. 진천군 관계자는 연말까지 집진시설을 착공하면 20252월 쯤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숯 산업클러스터 일환으로 건립된 참숯전시관
숯 산업클러스터 일환으로 건립된 참숯전시관

 

입지부터가 부적절

 

그러나 이처럼 진천군이 특구지정까지 받아 야심차게 추진하는 숯 산업클러스터가 관련 업체 제척으로 차질이 빚어지자 환경오염과 건강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진천군이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는 틈을 타 마을별 설명회도 열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하다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이 사업의 입지부터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백곡은 공기가 맑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청정지역인데 그 입구에 숯 생산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발상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사업의 효율성을 위해 차라리 숯 생산 공장이 10여 개 있는 백곡면 대문리에 숯 산업클러스터 지구를 지정, 사업을 추진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은 오염물질 배출방지 시설을 한다하더라도 숯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각종 대기 오염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숯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주변 환경오염은 물론 주민들의 건강까지 크게 위협할 텐데 이런 시설을 백곡 초입, 그것도 5개 마을 인접지역에 조성한다는 것은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고 소수에게 이익을 주는 근시안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사업 되돌릴 수도 없고

 

그러나 주민들은 이렇게 주장하면서도 사업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는데 인식을 같이한다. 현재의 숯 산업클러스터 사업추진 상황이 너무 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차선책으로 완벽한 오염방지 시설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이 많이 진척돼 백지화가 어렵다면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되 환경오염을 막으면서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김현기 씨는 지금 와서 사업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다만 환경오염 방지를 전제로 숯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과 판매망을 구축해 청정 백곡을 지키고 주민들이 사업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주민들과 이에 대한 방안을 논의해 진천군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 역시 해결 방안의 하나로 완벽한 시설을 갖춰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이를 위반할 시는 가동을 즉시 중단한다는 약속을 하면 사업추진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진천군 관계자는 하자보수 등을 감안해 인근 지역(음성) 업체를 선정하다보니 뒤늦게 자격 미달임을 발견하고 이로 인한 사업 차질이 발생했다주민들이 염려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우수 업체를 선정해 사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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