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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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16
  • 충청리뷰
  • 승인 2023.04.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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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오민심은 민심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65 지방선거를 열흘 앞두고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현역 김만수 시장과 오민심 후보는 소수점을 떼고 36%로 같았다. 김 시장이 0.2%p 높았지만, 추이를 고려할 때 우열을 논할 상황이 아니었다. 조사 시점과 발표 시점 사이에도 사흘 정도 거리가 있으니 이미 역전됐다는 말도 나왔다.

나민호 평민당 후보는 17%로 주저앉았고, 남우상 국력당 후보도 4%로 쪼그라들었다. 사흘 뒤에는 새로운 여론조사를 발표할 수도 없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운동기간에 들어가게 된다.

남우상 국력당 후보는 서둘러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공 대통령이 국력당을 탈당해 공심당이 만들어진 이후 의원들의 대거 이동으로 국력당이 3당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보수 적자(保守 嫡子)’를 내세우며 김만수 시장에게 맹공을 퍼부었지만, 결국 김만수 시장 지지를 선언하며 퇴장한 셈이다.


선거운동기간에 김만수 시장을 강력히 성토한 것은 큰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민주시정 발전을 위한 충심의 발로였습니다. 공심당과 국력당은 원래 한 뿌리이고 힘을 합할 때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었기에 이제는 민주시정이라는 수레를 뒤에 밀겠습니다. 유권자 여러분께서는 꼭 행정의 달인 김만수 시장을 선택하셔서 통장도 아니고 반장 출신이 민주시를 대표하겠다고 나서는 치기를 반드시 심판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만수 시장은 말문을 열기 전에 대뜸 큰절부터 했다. 중간중간 서러운 일이 떠오르는 듯 눈물을 훔치며 읍소로 지지를 호소했다.


저는 아무런 욕심이 없습니다. 만약 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깨끗이 양보하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장하겠다고 나선 분을 보면 제가 발 뻗고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민주시는 민충북도의 도청이 있는 도시입니다. 부시장까지 지낸 남우상 후보도 출마를 접고 저를 돕기로 했습니다. 남우상 후보가 뭐가 부족합니까? 다음 선거에서 제 바통을 받을 차차기는 남우상 후보 같은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라고 생각합니다.”


나민호 평민당 후보는 제1야당 후보를 당선시켜 공심당의 독주를 막아달라고 했다. 어차피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오민심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제1야당으로 돌려주시면 오 후보를 품고 가겠다고 했다. 오민심 후보는 전국 어느 곳과도 다른 민주시 독자적 지역자치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행정 경험도 없고, 정치 경험도 없습니다. 뒷배가 되어줄 거대한 정당도 없습니다. 행정의 테두리에 갇혀서 생각하지 않고 시민과 함께 자유롭게 생각하되, 행정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반드시 검토하겠습니다. 중앙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지역과 다른 지역을 수평적으로 고려하겠습니다. 불합리에는 맞서되, 우리의 오류도 용기있게 인정하겠습니다. 0에서 시작해 선두를 다투는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시민만 믿고 가겠습니다.”


언론은 남우상 후보가 김만수 시장을 지지하면서 천칭이 현 시장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오민심 후보는 평소처럼 시내버스를 타고, 구도심을 걸으면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사전선거와 65일 본선거가 모두 마무리되고 개표가 시작됐다. 개표 두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오민심 후보 유력이 표시됐고 밤 10시가 되기도 전에 당선 확실이 떴다.

오 후보는 33904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52%172340표를 얻었다. 현직 시장이었던 집권 여당 후보는 24.3%, 평민당 후보는 22.5%를 얻는 데 그쳤다.


추첨제 시의원으로 일하는 4년 동안 제가 시의원이 아니라 시민 여러분을 대신할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늘 시민의 생각에 집중했습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본질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시장이고 저도 그중에 한 명일 뿐입니다. 민주시에 군림하는 시장은 없습니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지금처럼 시내버스로 출퇴근하면서 시민 여러분과 늘 만나는 시장이 되겠습니다. 오민심은 늘 민심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박수와 환호가 선거사무소에 울려퍼졌다

작명 제대로 했구먼

그러게나 말이야

오민심! 오민심! 오민심!”

*다음 호에 17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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