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호 시장이든 의원이든 ‘양수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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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호 시장이든 의원이든 ‘양수겸장’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5.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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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은 경선 붙여달라는 얘기, 나도 전략공천 안 받아”
“정무특보하며 일반행정 배워, 시장하는데도 도움될 것”

내 나이 칠십 전에 이제 남은 선거는 딱 두 번뿐이니 어떻게든 안 지는 선거를 한 번 해봐야죠.”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안 지는 선거라는 묘한 뉘앙스의 어휘를 사용했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정무 경질 방침에 따라 5월 중순쯤 물러나게 되는 최현호 정무특별보좌관(2)다시 표밭을 갈러 간다고 했다. 그의 거취는 청주에서 정치하는 모든 정치인에게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내년 총선의 청주서원 선거구가 비상이다.

그는 199615대 총선부터 분구 전의 청주 흥덕을 시작으로 202021대 총선까지 이 선거구에만 일곱 번 출마해 모두 낙선했다. 내년에 도전할 수 있다면 일곱 번 넘어졌다는 칠전(七顚)에 여덟 번의 도전은 분명하나 팔기(八起)’이 일어날 ()’가 현실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1996년부터 총선 7회 출마

어쨌든 지금까지는 오뚜기처럼 도전했다. 27년 전인 1996년의 최현호는 39세의 정치신인이었다. 무려 여섯 명이 겨룬 선거에 무소속으로 도전해 9.48%를 득표하는 등 선전했다.

이 정도면 200016대 총선에 눈독을 들일만한 득표력이었고, 실제로 현 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의 낙점을 받는 듯했으나 역시 정치신인인 노영민에게 후보 자리를 내줬다. 당시 노영민을 천거한 이는 김대중 키즈였던 현 김영환 충북지사였다. 이 선거에서 노영민 후보는 25.75%, 무소속 최현호 후보는 13.53%로 낙선한다.

그냥 최현호를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냈으면 당시 한나라당 윤경식 의원을 꺾을 수도 있었겠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200417대 총선에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에 따른 후폭풍이 불어 노무현 신당인 열린우리당이 압승했다. 최현호 후보는 무소속의 한계를 절감하며 자민련에 입당했지만 분구된 흥덕갑에서 8.03%로 낙선했다. 당선자는 관료 출신에 정치신인인 오제세 후보로 46.16%를 쓸어 담았다. 흥덕을의 노영민 후보도 52.44%로 금배지를 달았다.

200818대 총선에도 최현호 후보는 충청권 지역당을 표방한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해 11.48%를 얻는데 그쳤다. 오제세 의원은 재선했다. 지난 선거에 이어 최현호 후보가 3당으로 나오는 이상 보수필패를 면할 수 없다는 징크스가 정설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최현호 3당 출마면 보수필패

201219대 총선에서 징크스는 또 한 번 확인됐다. 역시 자유선진당의 최현호 후보는 14.45%, 새누리당 윤경식 후보의 5%p차 낙선에 쐐기를 박았다. 201620대 총선에서 드디어 새누리당이 최현호 후보를 선택했다.

어찌 보면 보수 후보 갈라치기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카드이기도 했다. 개표 막판까지도 최 후보가 이기고 있었고 언론들은 육전칠기의 신화를 취재하러 몰려 들었다. 실제로 한 지역일간지에는 최 후보 당선기사가 그대로 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투표함을 정산한 결과 오제세 43.50%, 최현호 42.21%, 불과 1%p차로 승부가 갈렸다.

최현호 후보는 역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선 202021대 총선에서도 46.78%를 득표해 49.85%를 득표한 이장섭 후보에게 밀렸다.

최현호 후보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종목을 바꿔 청주시장 경선에 뛰어듦으로써 사실상 마지막 선출직 도전이 아니겠냐는 관측을 낳았다. 경선에서 이범석 현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내준 뒤에는 김영환 도지사 후보를 도왔고, 고위 공직자로 1년 가까이 일하게 됐다.

이쯤 되면 그의 도전이 끝나지 않을까도 싶지만 그가 내린 결론은 둘 중에 하나. 둘 중에 하나라고 했지만 둘 모두에 도전할 수도 있고, 어느 하나도 본선 진출이 어려울 수 있다. 현재 청주 서원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배이자,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선배인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검사정치라는 돌풍이 불까?

김 위원장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횡령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202212월 말에 복권됐으며, 불과 1주일 만에 서원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윤석열(79학번), 김진모(84학번) 한동훈(92학번) 등 세 사람은 모두 서울대학교 법학과 동문이다. 윤 대통령이 제일 선배지만 법조인 경력은 사법시험 29, 연수원 19기인 김진모 위원장이 더 빠르다. 9수 끝에 합격한 윤 대통령은 사시 33, 연수원 23기다. 한 장관은 37, 27기다.

서원구의 한 소식통은 김진모 위원장이 검사 출신이라 유리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불리할 수도 있다. 차기 총선에 검사 출신들이 대거 출마하는 상황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속 당을 장악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최현호 특보는 누가 위원장이든 경선하자는 것이다. 나도 전략공천을 받은 적은 없다. 경선하자는 얘기는 결코 무리한 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특보는 그러면서도 정무특로 일하면서 지방행정, 일반행정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시장에 도전하다면 특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시 불도저가 되겠다는 최현호의 양수겸장(兩手兼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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