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총선에 청주 기업인 출마설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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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총선에 청주 기업인 출마설 ‘분분’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5.1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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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창업신화 이준배 세종시 부시장, 청주흥덕 행?
김선겸 청주시기업인협회장은 청원구 도전 공식화!

언제부턴가 기업만 경영하는 경제인들이 정치에 도전하는 경우는 지역에서 흔치 않은 일이 됐다. ‘고무신막걸리 선거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았던 1970년대 이전이나, 운동장에서 합동유세를 하던 20년 전까지만 해도 이 당락의 주요 변수였지만 지금은 선거비용 제한이 엄격하고 선거 공영제에 따라 득표율을 기준으로 비용을 돌려받기 때문이다.

1981, 11대 총선 당시 동아일보에는 청주청원에 가니 강아지도 5000원 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현장 르포가 실릴 정도였다. 한국국민당이라는 관제 야당의 윤석민 서주산업(우유) 회장이 중선거구제에서 2등으로 당선된 선거였다. 199214대 총선에는 임광수 임광토건 회장이 청주을선거구에 집권 여당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나왔다가 낙선했는데 항간에 떠돈 루머는 돈을 너무 많이 뿌려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202422대 총선에는 청주지역 선거구에 그동안 정치판에는 발을 들이지 않았던 기업인들이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세종시 경제부시장으로 깜짝 발탁된 이준배 전 JBL 대표와 김선겸 정원커머스 대표가 그들이다.

이준배 부시장은 2014년 청주청원 통합시 출범 직후 통합 청주시기업인협의회 초대 사무총장을 맡았다. 이 부시장은 자신을 둘러싼 청주 흥덕선거구 출마설에 대해 거리를 뒀다. 김선겸 대표는 2020년 초부터 2년 임기의 청주시기업인협의회장을 연임하고 있는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이다. 김 대표는 청원선거구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예의와 도리 아니야

이준배 부시장은 원래 대전이 고향이다. 대전에서 충남기계공고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충북은 그저 낯선 옆 동네였다. 고교 시절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두각을 나타낸 그는 고교를 졸업하면서 금성계전(LS산전, LS일렉트로닉) ‘기능올림픽선수단에 발탁되면서 청주로 왔다.

금성계전에서 사출 및 제품 설계업무 엔지니어로 10년간 근무하면서 화폐식별기와 티켓발권기, 무정전 전원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1999년 종잣돈 300만 원으로 제품 개발을 원하는 기업의 설계를 대행하는 기업형 연구소 형태의 JBL을 설립해 연매출 100억 원 규모로 키웠다. 2014년에는 1인 창조기업의 활성화를 돕는 국내 1호 엑셀러레이터 활동을 시작하면서 아이빌트 세종을 세종시 연동면에 설립했다. 같은 해 그는 대한민국 최연소로 기능한국인(88)’에 선정됐다. ‘고졸 신화라는 닉네임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이 부시장은 201511, 자신의 이야기를 <밥값 이름값>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이 부시장이 세종시 부시장에 발탁된 사연은 드라마틱하다. “경기도 과천에서 세종으로 내려온 복집이 있는데, 2015년에 그 식당 사장님께 내 책을 드렸다가 당시 야인으로 지내던 지금의 최민호 시장을 소개받게 됐어요.”

동화도 쓰고 색소폰도 불던 최 시장을 스승처럼 따랐지만 그가 시장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단다. “세종은 민주당 우세지역이잖아요. 이번 선거도 당에 의리를 지키려 출마한 최 시장을 가벼운 마음으로 도왔는데 당선이 됐어요.”

이 부시장도 자신이 이름이 내년 총선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걸 알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청주로 갑니까? 임면권자인 세종시장과 세종주민에게도 도리가 아니지요. 그리고 청주에서 열심히 정치하시는 분들을 포함해 청주시민들에게도 예의가 아니잖아요라는 말로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청주와 세종은 경쟁이 아니라 함께 발전하는 관계라면서 오송이라는 중립도시를 매개로 브릿지 역을 하는 사람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주어진 길이 이 길이든 저 길이든 운명이라는 말도 남겼다. 확대 해석하지는 않겠다.

이준배 부시장은 현재 세종시 부시장 관사에 살지만 그가 소유한 단 한 채의 집은 괴산군 청천면에 있다. 10년 전에 청주에 아주살기를 결심하며 지은 집이다.


기업인 목소리 대변

김선겸 청주시기업인협의회장은 적극적이다. “경제에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데 기업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흔치 않다고 주장했다. 김선겸 회장은 청주시 노사민정협의회에 참여하면서 기업은 물론 근로자들의 처지에서도 생각해 보게 됐다면서 기업논리에 치우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실사구시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초고를 모두 나온 그는 25세에 적수공권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30년 넘게 기업을 키워온 입지전적 기업인이다.

고향인 괴산군 제월리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시내버스도 중학교 3학년이 돼서야 개통됐죠. 농사짓는 부모님 곁에서 일손을 보태며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고향에서는 꿈을 펼칠 길이 없어 청주로 나왔고, 취직보다는 창업을 택했습니다.”

1993년 설립한 정원아이디는 실내건축부터 시작해 토목, 건설업체로 성장했고, 2005년에는 종합건설회사인 ()정원커머스로 상호를 바꿨다.

김 회장은 충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를 수료할 만큼 학업에도 매진했다. 또 이루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단체와 기구에서 활동했다. 정당 활동만 하지 않았을 뿐 그의 정치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김선겸 회장은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현재 충북도당 중소기업동반성장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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