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의회 유럽 공무출장 두고 ‘외유성’ 논란
상태바
제천시의회 유럽 공무출장 두고 ‘외유성’ 논란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3.05.18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부분 관광 목적 의심 … 비용도 2배 이상 뻥튀기 의혹
제천시의회 의원 8명이 1인 당 500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호화 공무국외출장에 나서기로 해 외유성 출장 논란이 일고 있다.
제천시의회 의원 8명이 1인 당 500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호화 공무국외출장에 나서기로 해 외유성 출장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방의원들의 해외 출장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제천시의회의 유럽 공무국외출장을 놓고 외유성 출장 논란이 일고 있다.

제천시의회에 따르면 전체 의원 13명 중 이정임 의장을 포함한 의원 8명이 오는 25일부터 68일 간 프랑스, 영국 등 2개국에 대한 공무 출장에 나선다. 시의회는 이번 출장 목적이 국외 도시의 선진행정우수시책수범사례 자료 수집 및 분석을 통한 의정 활동 역량 강화와 우수 정책 발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의회가 공무국외출장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일정표에 따르면 출장 일정 중 대부분이 프랑스와 영국의 유명 관광지 방문으로 채워져 출장을 빙자한 외유성 출국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실제 시의회가 작성한 세부 일정에는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명소인 에펠탑, 개선문, 콩코드광장, 몽마르뜨언덕, 마레지구와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전, 반고흐마을 등 유명 관광지로 채워졌다. 영국 일정에도 런던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타워브릿지와 버킹엄 궁전이 포함됐다.

반면 기관 방문 또는 간담회와 같은 명백한 공무 일정은 파리시청 사회복지국 방문 등 단 4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무국외출장심의위는 외유성 관광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하는 일부 심사위원의 반대에도 심의위원 7명 중 6명이 승인 의견을 내 출장 계획이 승인됐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시의회의 이 같은 외유성 해외 출장을 질책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했던 지방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이 제천시의회에서 재연된 데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일정 대부분이 해외 유명 여행지 방문으로 채워졌음에도 무비판적으로 출장을 승인한 심의위의 행태도 지적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시의회에 따르면 의회 사무국 직원 출장비를 제외한 의원 출장경비 총액은 4314만 원이다. 의원 1인 당 487만 원씩 반영된 셈이다. 여기에 본인 부담 36만 원을 합치면 523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이 책정됐다.

68일 일정으로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하는 국내 여행사의 유사 패키지 상품 가격이 1인 당 250만 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비싼 수준이다. 더욱이 통역비와 기관 섭외비 등 공무 지원 비용까지 추가될 경우 출장 경비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어 혈세 낭비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제천 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같은 기간, 같은 국가를 최고급 수준으로 여행한다면 500만 원 이상까지 경비가 올라갈지 모르지만, 현재 공개된 시의회 출장 일정 등을 고려할 때 그런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통상적인 해외 출장에 소요되는 비용이 패키지 여행 가격의 두 배로 책정됐다면 과도한 비용 부풀리기이고, 공무상 출장 여행에 최고급 여행 수준의 서비스를 적용했다면 명백한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천시의회 관계자는 종전의 해외연수와 달리 이번 연수는 출장자 개인별 업무 내용을 수립하고, 여행지에서 분임별로 토론회를 여는 등 내실을 기할 방침이라며 향후 시의회 본회의에도 공무국외출장 결과를 보고함으로써,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연수자료를 활용 가능하도록 보존하겠다고 해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