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폭언에 성희롱 발언까지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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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폭언에 성희롱 발언까지 난무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5.2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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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테크 20~30대 젊은 노동자들 직장 내 갑질 반기 들다
2월 노조 설립했더니, 3월에 회사 측 관리자 중심 노조 설립해
​​​​​​​직장갑질119에 제보 잇따라…“노동부 특별관리감독관 배치해야”

오창에 있는 반도체 패키지 관련 기업인 테스트테크 공장 앞에선 지금 20~30대의 젊은 노동자들이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싸움은 직장 내 갑질에서 비롯됐다. 관리자들이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을 향해 말끝마다 폭언이 난무했고, 성희롱 발언도 왕왕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참다못한 젊은 노동자들이 29일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러자 사측은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제도를 악용해 3월 중순께 관리자들 중심으로 노조를 꾸렸다. 사측의 노조가 다수노조가 돼 단체교섭권을 갖게 됐다.

 

테스트테크 신종노조파괴 중단 및 민주노조사수 충북대책위는 지난 17일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서 테스트테크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테스트테크 신종노조파괴 중단 및 민주노조사수 충북대책위는 지난 17일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서 테스트테크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비인격적 대우 최악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테스트테크지회 김영성 지회장은 공장이 오창과 시흥, 부산에 있는 데 오창에서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 노조가 만들어지고 사측과 3차례 만나 기본협약을 맺었는데 한 달 만에 어용노조가 만들어져 모든 권리가 사라졌다. 연차, 조퇴 신청 등은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인데 관리자 승인을 받으라고 한다거나, 평상시 욕설이 난무한 작업환경 등 비인격적인 대우가 이어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2일엔 회사에서 CCTV를 작업장에 추가로 수십 개를 달았다. 천막농성은 518일부터 21조로 움직이고 있다. 오창 공장에 있는 노동자들 대다수가 노조에 가입했다. 현재 노조원은 114명이다. 어용노조는 다른 지역 관리자들이 뭉쳐서 만들어 노조원이 2배 가량 많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테스트테크 신종노조파괴 중단 및 민주노조사수 충북대책위는 지난 17일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서 테스트테크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훈령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에 나와 있는 폭언, 폭행, 직장 내 성희롱, 괴롭힘 등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해 특별감독을 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동안 금속노조 테스트테크지회 측은 올 2월 노조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회사의 불법부당행위를 지적해왔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 최근엔 테스트테크 직원들이 직장갑질119에 글을 올려 회사 내에서 이뤄진 부당한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직장갑질 119에 올라온 제보 내용들.
직장갑질 119에 올라온 제보 내용들.

 

직장갑질 119에 제보 올라와

 

다음은 직장갑질 119에 올라온 제보 가운데 일부분이다.

 

<사례 1> A과장이 전화해서 라인으로 내려오라고 했습니다. 하던 업무를 마치고 가려고 했는데 또 전화가 왔습니다. 빨리 내려오라는 전화였습니다. “야 빨리 안 내려오냐? , ××(욕설) 빨리 내려오라는데 왜 안 내려와?”라며 다그치기 시작했습니다. 전산원 업무도 힘든데 제조일까지 배우라고 해서 힘들다고 했더니 과장이 제 귀에 대고 라인이 떠나가도록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 니들 업무 배우라고 안 했냐! ××” “니네 ×× 지금 물량도 없고 바쁘지도 않은데 뭘 힘들다고 하냐, ×× 니네가 지금 못배웠다고 하면 위에서 그냥 그렇게 생각할 것 같냐?”라고 했습니다.

 

<사례2> 여성들의 팔을 꼬집고, 여성 전용 탈의실을 남성 관리자들이 드나들고, “뚱뚱한 여자는 매력이 없다는 등 성희롱이 난무했습니다. 개인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연차를 소진하도록 강요하고, 노사협의회의 근로자대표를 선출하지 않고 회사가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12시간 교대근무임에도 조식이 제공되지 않았고, 점심에도 밥이 모자라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방진복 세탁도 전혀 이뤄지지 않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으며, 업무에 필요한 소모품 지급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근무환경 때문일까. 테스트테크는 이직률이 2022년 기준 86%(국민연금 20234월 기준)에 달했다. 취업 온라인 사이트에는 테스트테크는 어딜 가든 최악입니다. 내근직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몇 개월 내 퇴사합니다. 오래된 몇몇은 그냥 꿀빨면서 다니고요라는 등 비슷한 류의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테스트테크 관계자는 우선 회사 관련 내용이 기사로 먼저 알려지다보니 상황파악을 하고 있다. 그동안 직장내 갑질로 회사에 신고된 사례는 없었다. 언론에 나온 내용을 보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역으로 조사하고 있다. 만약 조사결과 이러한 일이 실제있었다면 관련자를 엄중하게 징계할 것이다.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처벌 수위를 정할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33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직장인 1000명 설문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경험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는 모욕명예훼손’(18.9%), ‘부당지시’(16.9%), ‘폭행폭언’(14.4%), ‘업무외 강요’(11.9%), ‘따돌림차별’(11.1%) 순으로 나타났다. ‘폭행폭언2021(6) 14.2%에서 2022(3) 7.3%까지 줄었다가 이번 조사에서 14.4%로 다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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