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가편 경기…주마간산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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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가편 경기…주마간산 청주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5.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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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지사 “공공기관 유휴부지 전체 활용”
청주시, 도시계획조례도 문제지만 행정 ‘비협조’
5월 17일 경기도청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주재하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 경기도
5월 17일 경기도청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주재하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 경기도

상황은 주마가편(走馬加鞭)이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고 안산시가 있는 경기도는 김동연 지사가 직접 진두지휘에 나섰다. 공공기관 유휴부지 전체에서 태양광 발전을 시작하고, 공공기관 평가에 RE100 이행 여부를 비중 있게 반영하는 것은 경기도가 처음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517, 경기도청에서 강금실 기후대사와 전의찬 공동위원장, 학계, 기업, 시민단체 등 민간위원과 함께 첫 번째 경기도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전체회의를 열고 실행계획을 확정했다.

경기도는 이른 시일 안에 도 산하 스물여덟 개 공공기관이 소유한 모든 유휴부지, 옥상, 주차장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연간 13GWh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로 했다. 도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고, 도민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당연히 에너지 협동조합과 협력도 추진한다.

이밖에도 공공기관의 RE100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올해부터 RE100 달성 정도를 공공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 반영한다. 정부가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2%에서 21.6%로 하향 조정한 것과 달리 경기도는 원래 목표를 지키기로 했다.

김동연 지사는 보여주기식, 또는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것들을 쌓아가자면서 경기도가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있어서 가장 앞서 공공과 시장과 도민과 국민을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기후위기, 경기도정 전체의 도전과제로 삼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기후위기 대응을 경기도 어느 한 부서의 담당업무로만 생각하지 않고, 도정 전반에 걸쳐 모든 정책을 환경·에너지 친화적으로 기후위기 해결에 한 발짝 다가가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청주도 시민햇빛발전

2021년 12월 청주시 오창 성산배수지에 들어선 첫 시민햇빛발전소. 하지만 청주는 도시계획조례와 청주시의 비협조에 가로막혀 있다. 사진= 청주에너지시민협동조합
2021년 12월 청주시 오창 성산배수지에 들어선 첫 시민햇빛발전소. 하지만 청주는 도시계획조례와 청주시의 비협조에 가로막혀 있다. 사진= 청주에너지시민협동조합

충북의 상황은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로 서로를 격려할 만하다. 2021년 청주에서 시민협동조합이 조합원 147명의 시민출자방식으로 첫 햇빛발전소를 세우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청주에너지시민협동조합(이사장 김영배, 이하 조합)20211215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성산리 산145-29 성산배수지에 용량 99.36KW 규모의 햇빛발전소를 세워서 현재 전력을 생산 중이다. 이는 연 2400만 원 정도로 아직 배당이 가능한 규모는 아니다.

이때만 해도 1,2년 안에 2호기, 3호기를 세울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청주시 도시계획 조례가 발목을 잡고 있다. “공공기관의 공공성이 있는 사업을 제외하고는 도로에서 100m 이내에는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는 취지의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안산 햇빛발전시설을 견학하고 돌아온 김영배 이사장은 거리 이격을 규정한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조례만 개정된다면 청주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의 공공성이 있는공공성이 있는으로 바꾸면 된다는 얘기다. 조합은 올해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돼 사회적기업 인증의 절차를 밟고 있다.

김영배 이사장은 “7,8월 쯤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에 도전하겠다면서 시민협동조합이자 사회적기업의 지위를 갖추게 된다면 누구도 공공성에 시비를 걸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안산은 아닌데 청주만 문제

김영배 청주에너지시민협동조합 이사장. 사진= 이재표 기자
김영배 청주에너지시민협동조합 이사장. 사진= 이재표 기자

하지만 바뀌어야 할 것은 조례뿐만이 아니다. 일단은 시민들이 햇빛발전을 받아들이는 시민수용성이 향상돼야 하고 나아가 공직자수용성도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배 이사장은 도시계획조례에 저촉되지 않는 공공부지를 물색한 곳도 있다. 그런데 시청 내 노인복지과나 체육시설과 등 유관 부서는 주무 부서인 신성장산업과와 또 생각이 다르다고 털어놓았다. 한 치 건너 두 치라는 얘기다.

519일 안산 견학에는 청주시 신성장산업과 직원들도 동행했다. 이날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청주시 관계자들은 돌아오는 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양호 신재생에너지팀장은 이제까지의 도시계획조례는 난개발을 막는 쪽에 집중됐다청주시의 경우 지난 1월에도 농지에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개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양호 팀장은 양이원영 의원이 국회에 발의한 법안은 모든 규제를 다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어찌 됐든 시민조합과 함께 발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장소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관 부서가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주차장의 경우 관련 부서에서 주차면이 줄어들 것과 대형버스 회전 등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안산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청주에서만 골칫덩어리인 셈이다. 자세히 보면 길이 있는데도 대충 훑어보고 지나가는, 그야말로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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