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익장 박영대 화백 일본서 여섯 번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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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장 박영대 화백 일본서 여섯 번째 개인전
  • 김영이
  • 승인 2023.06.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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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20일 도치기현 갤러리 판타지아에서 보리 소품 30점 전시
도쿄 긴자에서만 다섯 번 전시, 국립신미술관 국제공모전에도 출품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일본에서 개인전을 여는 송계 박영대 화백. 이번이 여섯 번째 전시다.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일본에서 개인전을 여는 송계 박영대 화백. 이번이 여섯 번째 전시다.

 

나이를 잊은 듯, 왕성하게 작품 활동 중인 송계 박영대(83) 화백이 일본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박 화백은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일본 도치기현 사노시 갤러리 판타지아에서 보리를 주제로 한 추상 소품 30점을 전시한다.

갤러리 판타지아는 일본 최고의 설치 미술가 쿠사마 야오이(94)가 전시할 정도로 유명한 공간이다. 그의 대표 작품은 물방울 무늬 호박’. 호당 1억 원 이상에 달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다. 그의 노란호박2021년 홍콩 경매에서 94500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박 화백이 일본에서 갖는 여섯 번째 개인전이다. 이제까지 그는 도쿄 긴자에서만 다섯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박 화백은 이와 함께 14일부터 26일까지 일본 국립신미술관에서 열리는 국제공모전에도 참가한다. 국내·외 유명 작가 300명이 참가하는 이 공모전에 박 화백은 보리 추상 작품 1점을 출품한다.

박 화백은 2011년 이 공모전에서 최고의 상인 일본 외무대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영대 하면 보리 작가다. 고향인 청주보다 서울 등 외지에서 더 유명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박 화백은 활동 주무대였던 서울 인사동 등에서 많은 전시회를 열었다. 지방에서도 대구(3), 울산(2), 마산, 창원, 전주, 대전(8) 등 수없이 가졌다.

박 화백은 겁 없이 전국의 유명 전시관에서만 전시했다고 회고한 뒤 주변에서 팔리지도 않는 큰 그림을 왜 그리냐는 핀잔도 듣곤 했지만 작품다운 작품을 남기는 게 작가의 의무라는 생각에서 지금도 그 신념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박영대 화백의 일본 개인전 출품작
박영대 화백의 일본 개인전 출품작

청주시립미술관에 가면

 

고향인 청주에서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전시회를 가진 그다. 그중 2021년 동양일보 창사 30주년 기념 초대전은 아주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청주와 충주, 제천에서 열린 순회전시회는 상상 이상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며 감개무량했다

요즘 박 화백을 들뜨게 하는 일이 또 생겼다.

청주시립미술관에서 마련한 박영대 예술 세계를 들여다보는 전시가 그것이다. 지난 54일부터 오는 716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작가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시대순으로 소개하고 있다. 스케치, 자필 원고, 사진 등 다양한 자료도 준비해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고 새롭게 이해하는 시간이다.

박 화백 스스로 이 전시를 자신의 화가 인생을 총망라한 일생일대 최대의 전시라고 표현할 정도다. 각계에 기증했거나 팔린 작품을 박 화백이 빌려와 선보여 감회를 새롭게 한다.

송계 박영대 화백은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화가다. ‘일본 미술가 사전에 한국 현대 미술의 거장 이우환(89) 화가와 함께 박 화백만이 올라 있다. 일본 미술가 사전은 600쪽에 일본 현역 작가 1500여 명과 작고 작가 1500여 명이 올라 있는 일본 미술계 인명사전이다. 여기에 등재된 외국인 작가는 10여 명에 불과하다.

 

보리가 살려 줬죠

 

박영대 화백의 대표적 그림 ‘청맥’
박영대 화백의 대표적 그림 ‘청맥’

 

박 화백은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한 보리 작가가 아니다. 박 화백 자신도 그림 그리기 시작한 초반부에 보리를 주제로 사실적 그림을 그렸지만, 후에 보리를 주제로 한 추상화 작업에 전념했다고 했다.

박 화백은 “1975년 국전 입선에 이어 1978년 백양회 공모전에서 맥파로 최고상을 수상하며 보리 작가로 각인됐다“1980년대 들어 사실적 보리에서 보리 추상 작품을 많이 그렸는데 보리 이미지가 지워지지 않고 있다. 다른 그림을 그리면 쳐 주려 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천안 백석대학교에 가면 보리생명미술관이 있다. 평생 보리 소재 하나로 탁월한 상상력과 실험, 변주를 시도해 온 박 화백을 위한 전용공간이다.

2017년 개관한 보리생명미술관엔 박 화백이 기증한 작품 250여 점이 소장돼 있다.

생명의 씨앗을 비롯해 초, 중기 작품부터 현재의 태소 시리즈까지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또 천안시 시티투어 정규코스로 자리잡아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인기장소가 됐다. 보리생명미술관은 지난 5월 개관 5주년을 맞아 박 화백의 기증 작품 소장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박 화백은 청주시 강내면에서 태어나 강내초, 대성중·(옛 청주상고)를 다녔다. 고등학교때 스승 김종현(1920~1971)을 만나 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교육학을 독학해 대성여상, 청주상고에서 미술교사로 10년 동안 재직하다 39세 때 퇴직하고 전업작가로 변신했다.

일생 한번 살다 가는 건데, 하고 싶은 거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고생할 걸 각오하고 나왔지만 막상 월급이 없으니 먹고 살기 위해 전시회를 자주 열어야 했어요. 어떤 때는 한 점 팔리지 않을 때도 있었고...그런데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대구나 부산, 마산, 울산 같은 지방에 가면 매스컴에서 최고의 대우를 해줬어요. 때론 전혀 알지도 못하는 귀인(貴人)이 나타나 작품을 사거나 최고의 대접을 해주는 거예요. ‘보리가 살려 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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