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 흩어진 말들이 문장으로 그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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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흩어진 말들이 문장으로 그림으로…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6.08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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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청주 FM ‘음악이 있는 곳에’ 방송 오프닝과 삽화 책으로 엮어
책 '음악이 있는 곳에, 그대와'발간, 교보문고에서 무료전자책 배포
​​​​​​​김윤혜 아나운서 기획…김미화 작가, 박효진 엔지니어 작품 수록해

매일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큰 위로와 희망이 된다. 충북에서 방송되는 유일한 클래식 프로그램인 KBS청주 FM ‘음악이 있는 곳에’(94.1mhz, 평일 오후 4~5제작진행 김윤혜)2008421일 첫 방송 이후 15년 동안 늘 같은 자리에서 청취자들을 만났다. 그리고 이번에 그 시간들이 녹아진 책 <음악이 있는 곳에, 그대와>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지난 1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써내려간 김미화 작가의 오프닝 글 가운데 178편과 30년 넘게 청주총국 기술국에서 근무하고 정년을 앞둔 박효진 엔지니어 감독의 그림이 담겨있다.

이 책의 기획자는 음악이 있는 곳에방송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김윤혜 아나운서다. 김 아나운서의 치밀한 기획(?)으로 이번에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그는 글과 그림이 방송으로만 휘발되는 것이 안타까워 영원히 남기고자 일을 벌였다고 고백한다. 처음엔 책의 글을 쓴 김미화 작가도 그림을 그린 박효진 작가도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사진 왼쪽부터 김미화 라디오 작가, 김윤혜 아나운서, 박효진 엔지니어 감독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미화 라디오 작가, 김윤혜 아나운서, 박효진 엔지니어 감독이다.

 

15년의 뜨거운 기록

 

김미화 작가는 지난 15년간 한 프로그램에서 작가로 일했다는 건 개인적으론 영광이고 너무나 감사한 일이에요. 덕분에 좋은 음악을 많이 들었고, 글을 쓰면서도 자기정화가 됐어요라고 말했다. 공대생인 그는 둘째 아이 출산 후 우연히 라디오 작가 모집 공모를 본 게 계기가 돼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여전히 글을 잘 쓰는지, 못 쓰는지 모르겠다며 너무나 솔직하게 말하지만 그의 글은 언제나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됐다. 그 자신이 글을 쓰면서 치유가 됐다는 고백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김 작가는 매일 오후 3시쯤 나와 라디오 방송을 김윤혜 아나운서를 도와 진행하고, 퇴근한다. 원고를 쓰기 위해 매일 밤 12시쯤 책상에 앉아 컴퓨터 전원을 켰다. 그렇게 매일 수행하듯 글을 써내려갔다.

박효진 엔지니어 감독은 15년 전부터 취미생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그림은 여성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아름답다.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이 미술부에 오게 하려고 학교가 끝나면 교실로까지 오셔서 기다리곤 하셨어요. 하지만 여러 사정 때문에 미술을 전공하지는 못했죠. 마흔 중반 쯤에 미술을 다시 시작했어요.”

 

 

청취자들에겐 책 선물도

 

이번엔 원고를 4월 쯤 받아 한 달 정도 글에 맞는 그림을 고르고, 마땅치 않으면 직접 새로 그렸다. 펜화와 수채화, 일러스트 그림이 책에 다양하게 수록돼 있다.

김윤혜 아나운서는 동료들도 이번에 책을 받아보고 많이 놀랐어요. 감독님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지 대부분 몰랐거든요. 이렇게 멋진 그림과 글이 수록돼 있을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거죠라고 말했다.

책 발간을 계기로 박효진 작가의 첫 개인전이 65일부터 15일까지 KBS청주방송 로비에서 열리게 됐다. 박 감독은 그동안 개인전을 하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한 번도 응하지 않았어요. 이번에 퇴임을 앞두고, 또 책 발간에 맞춰 그림을 전시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책은 단 500부만 발간했다. 판매를 염두하고 책을 발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로서 볼 때 책의 내용이나 퀄리티가 좋아 한정부수만 찍는 것은 아쉽다. 이번 책은 우선 청취자들에게 문자신청을 받아 우편발송할 계획이며, 또 교보문고를 통해 무료전자책으로도 볼 수 있도록 했다.

김윤혜 아나운서는 “15년의 시간이 지난 것도 이번에 책을 발간하면서 알게 됐어요. 언제 시간이 흘러서 그렇게 오래 쌓였을까 싶었죠. 매일 오프닝에 귀기울여주고, 응원해주는 청취자들이 있어서 지금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앞으로 이번에 나온 책 내용을 틈틈이 녹음하려고 한다. 내년엔 1분짜리 쇼츠를 제작해 KBS유튜브 방송에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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