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과 충북 오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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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과 충북 오송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6.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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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핵심 ‘켄달스퀘어’
대학·연구기관·병원·기업·벤처캐피탈 등 집적, 효과 극대화
오송은 장점 많으나 갈 길 멀어…인력공급도 어려운 상황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이미지/ 픽사베이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이미지/ 픽사베이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주요 도시 보스턴은 유서깊은 교육도시이면서 바이오의 도시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과대(MIT)·터프츠 등의 대학과 대형병원, 연구소, 바이오기업, 바이오전문 벤처캐피탈 등이 밀집한 세계적인 바이오단지로 이름이 높다. 그래서 ‘바이오 테크의 실리콘밸리’라 불린다고 한다. 우리가 코로나19 백신 때문에 알게 된 모더나·화이자 같은 다수 글로벌 제약회사와 1000개가 넘는 바이오기업이 집적돼 있다.

그 중 켄달스퀘어는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1마일 스퀘어’(MOST INNOVATIVE SQUARE MILE ON THE PLANET)를 표방한다. 전체 클러스터 중심에 위치해 다양한 바이오 기업, 대학, 연구소, 병원 등에 도보로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 1일 열린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 때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으로 연구기관, 병원, 기업, 지원기관, 벤처캐피탈 등이 집적돼 있는 곳에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사업화로 연결되는 특징을 들었다. 그래서 참여주체 간 정보교류가 용이하고 협업이 가능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벤처캐피탈이 혁신기술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신뢰가 구축돼 있으며 매사추세츠 주정부의 조세특례와 자금 지원이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어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은 하버드대·MIT 등 글로벌 명문대학이 우수 인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라고 했다. 약 10만명의 보스턴 바이오분야 종사자 중 연구 인력이 약 5만 5000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충북 오송읍은 바이오 관련 국책기관, 대학, 기업, 연구소 등이 집적된 곳이다. 인구는 올해 1월 1일 기준 2만4554명으로 많지 않지만 이미 바이오산업과 KTX 경부·호남선 분기역이 있는 철도교통의 중심지로 이름이 높다.

오송생명과학단지에는 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한국보건산업진흥원·국립보건연구원 등 6대 국책기관이 입주했다. 이외에 공공기관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국립의과학지식센터·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충북C&V센터·충북보건환경연구원·화학물질안전원과 260여개의 바이오기업 및 연구소 등이 들어섰다. 또 충북대 약학대와 청주대, 충북도립대 관련 학과도 자리를 잡았다. 현재 충북대 의대도 건립 중이다.

충북도는 오송이 1994년 국가 유일 오송생명과학단지로 지정된 이래 2002년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개최, 2009년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2019년 바이오헬스국가비전 선포 등을 통해 대한민국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점을 강조한다. 또 오송은 국내 최고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면적 1668만㎡에 9조7188억원이 투입됐으며 앞으로 오창방사광가속기와 카이스트 캠퍼스가 들어서면 더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전경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전경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역사 약 50년
 

하지만 미국의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가 약 5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료에 따르면 1977년 케임브리지 시의회에서 유전자 조작 실험이 합법화됐고, 이듬해 MIT와 하버드대 출신 과학자들이 ‘바이오젠’사를 설립해 보스턴 바이오·제약 산업 허브 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때부터 보스턴에 바이오 생태계의 씨가 뿌려졌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오송은 아직 역사가 짧은데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하던 사업도 중단되곤 하는 한국의 정치상황 때문에 아직 멀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4월 18일 본사와 충북바이오헬스산업혁신센터가 공동 주최한 지역정책포럼 ’세계 바이오 메카를 향한 오송의 핵심전략‘에서 최응기 충북도 바이오산업식품의약국장은 산+학+연+병+관 생태계 완성으로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를 구축하자며 세 가지 전략을 제안했다. 산+학 전략으로는 카이스트와 AI영재고 중심의 융합형 핵심 인력을 양성하고 오송3산단을 조기 준공해 산업 인프라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연구전략은 방사광가속기 등을 활용한 충북형 특화모델 구축, 병+관 전략은 글로벌 수준 임상연구 강화와 규제제도 개선이다.

또 한상배 충북바이오헬스산업혁신센터장은 바이오 관련 인력양성 필요성을 재차 주문했다. 박종홍 오송바이오헬스협의회 교육이사도 연구원 뽑기가 어렵다며 인력공급 문제를 거론했다. 수도권과 달리 필요한 인력을 뽑을 수 없으니 양성기관 건립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조성될 제3산단에 연구중심 병원과 연구 교육기관이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 또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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