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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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22
  • 이재표
  • 승인 2023.06.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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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 옮겨 살기와 아주 살기

오민심 시장은 경찰이나 소방에서 긴급 구난 견인차를 운영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소속 시장이 손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일단 견인차 사업자들을 만나서 의견을 들었다.


교통법규 지키고 주차 위반 안 하면 사고 차량 한 대도 못 끌고 가죠. 우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장에 먼저 가야 합니다. 끌고 갈 차가 두 대라면 3등이나 4등은 다를 게 없어요.”

민주시가 나서서 전체 견인차들이 불법으로 경쟁하지 않고서도 일정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협조하실 수 있는 거죠?”

시장님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나라에서 우리를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으로 특채한다고 해도 반발할 걸요? 우리도 앞으로 준법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일단 여기까지만 얘기합시다.”


경찰과 교통사고 상황을 공유하는 것도 문제였다. 차량을 견인할 만큼의 교통사고인지, 견인차 몇 대가 필요한 지 등의 상황을 책임지고 판단할 수 있는 단 위가 필요했다. 오민심 시장은 일단 민주시내 네 개 구를 중심으로 견인차의 활동구역을 획정했다. 다만 이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어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갈 수 있도록 차량마다 GPS를 달도록 했다.


일단 호출 택시처럼 해보자고요. 민주시에서 개방형 일자리로 콜센터를 운영하겠습니다. 고장 등으로 손해보험으로 접수하는 건은 말고요. 교통사고가 있어 차량견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경찰이 해당 정보를 주기로 했어요. 가장 가까운 곳에 대기 중인 차량이 출동하는 것이 원칙이고, 분기마다 출동에 따른 매출과 수익을 검토해서 최소보장액을 맞추는 걸로 해봅시다. 4000대가 넘는 택시들도 콜시스템을 운영하는데 100여 대 견인차가 못할 건 뭡니까?”


불법 경광등이나 사이렌 등을 달고 번호판 등을 가리는 등 불법 구조변경을 한 것도 범칙금 없이 고칠 수 있도록 일깨웠다. 따지고 보니 견인차 기사들도 목숨 걸고 불법을 일삼는 것보다 호출 시스템으로 가는 게 나을 듯도 싶었다. 이제까지는 사고를 제보해주는 택시기사 등과 뒷돈 거래를 할 필요도 없게 됐다.


공정하기만 하다면 우린 불만 없어요. 시장님이 잘 심판을 봐서 우리 안전도 챙기고 돈도 벌 수 있게 해주세요.”


견인차 호출제도는 예상보다 빨리 안착했다. 끝까지 속을 썩인 것은 견인되는 차량을 뒷돈을 주는 정비업체로 끌고 가는 일부 기사들이었다. 견인 동의서를 반드시 받도록 했고, 운전자가 크게 다쳤을 경우 보험사와 협의하도록 했다. 시민들은 귀청을 찢는 견인차 사이렌 소리가 사라져서 살 것 같다고 했다.

 

사회주택 확대와 견인차 호출서비스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자 오민심표 공공화 정책이 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다음 프로젝트는 인구가 3만 명 이하로 줄어든 민주시 주변 군으로 민주시 인구를 분산하는 프로젝트였다. 선거 때 가장 큰 논란을 빚었던 공약을 본격적으로 끄집어내기로 한 것이다. 벌집을 건드리는 것이 오민심 시장의 주특기였다.


주민등록 인구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군 소멸이라며 마치 인류가 멸망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건 행정의 관점 아닐까요? 민주시민들이 일자리가 있는 민주시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말과 휴일은 인근 시군에서 보낼 수 있다면 오히려 삶의 질이 높아질 거예요. 반지하나 낡은 집에서 살면서 인간 존엄을 지킬 수 없는 처지에 놓인 분들, 학원을 뺑뺑이 도는 경쟁교육에 지친 학생들에게 도농 주거 교류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오민심 시장은 민주시 주변 단월, 인산, 천남, 안부군수들을 차례로 만났다. 무소속 시장이라 공심당이나 평민당 소속의 군수들을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20대부터 65세 이상까지 연령대 맞춤형 거주 프로젝트를 만들기로 했다.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사는 옮겨 살기와 농촌에 정착하는 아주 살기두 가지 유형으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이를 위해 민주시청 안에 단월, 인산, 천남, 안부군의 공무원들을 파견받았다.


아이를 낳으면 주는 출생장려금처럼 대중을 쫓는 정책은 없습니다. 무상교육, 무상버스, 무상의료, 임대주택 등 먹고사는 문제를 공공이 담당하면 됩니다. 단월, 인산, 천남, 안부군에서 수천만 원, 심지어 수억까지 줬던 20년 전의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오민심 의원의 연설은 민주시와 단월, 인산, 천남, 안부군 주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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