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뛰는 소금값, ‘소금대란’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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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뛰는 소금값, ‘소금대란’현실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6.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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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매장 천일염 ‘품절’또는 100%까지 올랐다
내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부른 촌극이냐? 대비냐?
​​​​​​​정부 “방사능 소금은 ‘괴담’…소금 사재기 마라”당부해

소금값은 실시간으로 바뀌었다. 지난 17일 오전 모 온라인 쇼핑몰에서 검색해보니 A브랜드 천일염은 3kg4만원꼴이었다. 3개 묶음엔 120,500원이었다. 17일 오후 다시 검색해보니 몇 시간만에 4500원이 올랐다. 18일 다시 소금값은 130500원으로 올랐고, 다시 오후가 되더니 135000원이 됐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소금값을 보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공포를 눈으로 확인했다. 지난달만 해도 A브랜드 소금이 3kg21000원이었다. 무려 100%가 오른 것이다.
 

실시간 바뀐 A브랜드 천일염 가격. 지난 17일과 18일 사이 가격변동.
실시간 바뀐 A브랜드 천일염 가격. 지난 17일과 18일 사이 가격변동.

 

온라인 쇼핑몰의 소금은 대개 ‘11구매제한을 뒀다. 소금 사재기는 진작부터 시작됐다. 청주시 한살림 율량매장 진열대엔 소금 품절을 써 붙였다. 매장 관계자는 천일염은 벌써 2주 전부터 품절이다. 천일염은 3kg8400원으로 가격은 그대로이지만 지금은 구할 수 없다. 소금뿐만 아니라 다시마, 미역 등도 매장에 하루에 한 개만 들어온다. 멸치는 재고가 일부 남아있다. 얼마전부턴 새우젓 등 젓갈류도 구매제한이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또한 소금 코너는 텅텅 비어있다. 마치 3년 전 코로나가 왔을 때 마스크 사기 전쟁이 떠올랐다. 마스크는 지금이야 집집마다 굴러다니지만 그때는 생명줄 같았다.

 

한살림 청주 율량매장의 소금코너는 텅 비어있다. 이미 2주 전부터 소금이 입고 되지 않고 있다.
한살림 청주 율량매장의 소금코너는 텅 비어있다. 이미 2주 전부터 소금이 입고 되지 않고 있다.

 

황금보다 소금

 

이번에는 소금이다. 고대 황금을 소금으로 교환하던 시기도 있었으니, 다시 그때로 돌아가는 걸까. 소금은 그나마 유통기한이 10년 정도라 저장이 가능해 쟁겨놓는다고 쳐도 나머지 바다에 사는 해조류를 비롯한 다양한 젓갈류, 생선 등은 어찌하란 말인가. 또 소금으로 담그는 장류들은...이처럼 공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러다보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엔 부쩍 ‘#마지막 회라는 해시태그가 부쩍 늘었다. 내달 후쿠시마 오염류가 방류되면 회를 먹기 힘들것이라는 두려움에 마지막 회 잔치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 교수는 앞으로 수입어류, 소금이 더 비싸지고 국산을 수입품으로 속여팔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일단 우여곡절 끝에 소금을 구입했지만 업체로부터 주문폭주라 배송이 일주일 이상 걸린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정에서는 나름대로 대비(?)를 할 수 있다지만 직접적으로 수산물을 거래하는 업종에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청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모 씨는 사실 막막하다. 우리들끼리는 후쿠시마 오염류 방류가 괴담이라고 위로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도가 다르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 답답하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한다고 해도 믿지 못하는 거니까. 이 간극을 어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제발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으면 좋겠다. 일본의 어부들도 반대한다고 들었다. 다 같은 심정 아니겠는가라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소금이 오염된다는 것은 괴담이라고 일축했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천일염은 지금도 안전하고 앞으로도 안전하다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괴담성 정보에 현혹되는 일이 없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안전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소금값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비를 떠나 많이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굵은소금 소매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513406원으로, 1년 전 11188원보다 19.8% 비싸고 평년의 7901원과 비교하면 69.7% 높다.

이에 대해 정부는 천일염 품귀 및 소금 가격 인상은 4~5월 기상여건으로 생산량이 준 것이 근본 원인이다. 6~7월 생산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천일염은 이번 달부터 점차 생산량이 회복되고 있어 공급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신안군 현지를 확인한 결과 6월 천일염 생산량은 지난 16일까지 2만톤 이상으로 현재 추세라면 6월 전체 생산량은 평년 수준인 4만톤에서 5만톤까지 가능하다는 것.

정부는 20일부터 일주일간 해수부 홈페이지에서 '해양 방사능·수산물 안전 Q&A' 코너를 운영하며 국민들의 질문에 답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방류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중 삼중수소는 4~5년 후부터 우리 바다로 유입돼 10년 후 우리 바다의 평상시 삼중수소 농도의 약 10만분의 1 수준인 0.001 세제곱미터당 베크렐(Bq/) 내외에 도달한다며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은 일본 오염수 이슈를 이용해 소금 구매를 유도하는 사례가 있다며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지난 16일 발령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은 오염수를 정화해 바닷물에 희석시킨 뒤 해저터널을 통해 후쿠시마 해안 1바깥의 바다에 방류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의 방류 설비 공사가 끝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르면 이달 중 내놓을 최종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 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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