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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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23
  • 이재표
  • 승인 2023.06.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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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빼기가 더하기로 변한 기적

민주시와 단월, 인산, 천남, 안부군의 함께 살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155만 명인 민충북도 인구에서 민주시 인구는 85만 명으로 54.8%나 됐다. 이에 반해 민주시와 경계를 마주하고 있는 단월, 인산, 천남, 안부군의 인구는 모두 3만 명을 밑돌았다.

오민심 시장은 네 개 군에 평균 25000명을 이주시키는 장기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각 군의 인구는 안정적으로 5만 명을 회복하고 민주시 인구는 75만 명 선으로 줄이는 계획이었다. 함께 살기 안에는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사는 옮겨 살기와 농촌에 아주 정착하는 아주 살기가 있었다.

옮겨 살기든 아주 살기든 주소를 농촌에 두고자 하는 이들부터 주소 이전을 시작했다. 농촌으로 주소를 옮기게 되면 주거와 귀농에 대한 각종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민주시는 네 개 군과 함께 빈집과 폐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30~40대의 귀농귀촌을 위해서는 학교와 일자리, 주거시설이 꼭 필요했다. 오민심 시장은 네 개 군에서 파견한 공무원들로 구성한 테스크포스팀 회의에는 반드시 참여했다.


학교 주변 주택은 공동체 마을로 짓되 민주시 사회주택의 좋은 예를 적용해 빨래방 카페, 공동서재, 공유주방, 작은 정미소, 게스트하우스를 기본으로 구성합시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귀촌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만 농촌 유학을 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런 경우가 문제일 텐데요. 기숙사 같은 시설을 만들어야 하나요?”

예전의 학교 기숙사랑은 달랐으면 좋겠어요. 가족이 다 내려오는 아이들도 적잖을 테니, 우리나라의 대가족 제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아이들 대여섯 명에 어른 한 명의 비율로요. 할아버지와 할머니 역할, 삼촌, 고모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요. 그분들에게는 일자리 개념이 되겠지요.”


공부와 놀이, 예술과 체육 등 도시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중요한 것은 사교육비가 단 한 푼도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비교 당하고 열등감과 무능을 학습할 이유도 없었다. 타 시도에서도 교육 때문에 민충북도로 온다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관건은 20대 청년이 농촌으로 들어오겠느냐는 것이었다. 단월군만 하더라도 60대 인구 22%를 비롯해 7016%, 80대 이상도 9%나 됐다. 이에 반해 0~39세까지의 인구를 다 합쳐도 21%도 되지 않았다.

네 개 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각 군에 정착하면 취업 및 학업을 지원하는 정책자금을 만들기로 했다. 과거에 남발하던 출산장려금, 정부의 청년지원금에 민주시와 네 개 군이 특별예산을 편성하니 쏠쏠하게 쓸 수 있는 예산이 만들어졌다.

민주시에 있는 대학들도 특별 학사 과정을 만들어서 네 개 군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 특별전형, 온라인 수업과 출석 수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네 개 군 농업직 공무원은 지역인재 특별전형으로 하되, 지역 내 고교 졸업자에게 가점을 주도록 했다. 20대에서 30대는 정착 3년마다 3000만 원, 10년 차에는 1000만 원을 더해 총 1억 원을 주기로 했다.


농촌에 농고, 상고까지 이름을 바꿔서 바이오고, 인터넷고 같은 정체 불명의 학교를 만들었던 것 다 원상 복구합시다. 100년 전통의 단월농고, 인산종고, 천남상고로 돌아가는 거예요. 이제 농고 나온 학생들이 펜대 굴리는 농업직이 아니라 협동농장에서 일하는 농업직 공무원이 된다면.”

꼭 스무 살에 대학 가지 않아도 살면서 배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더 배울 수 있게 평생 공부하는 지역을 만들어 봅시다.”


직장이나 의료든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민주시를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자매 군민의 자격을 주기로 했다. 각종 관광지 입장료는 물론이고 주말농장, 펜션 등을 이용할 때 특전이 주어졌다. 사람들 중에는 어렸을 때 떠나온 고향에 주소지를 두고 민주시를 자매시로 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오민심 시장의 임기를 반년 남겨둔 2029년 말 인구통계다. 민충북도 전체인구가 다시 163만을 회복했다. 단월, 인산, 천남, 안부군의 인구도 모두 5만 명을 넘었다. 민주시 인구가 75만 명으로 줄었으면 아귀가 맞는 셈이다. 그런데 민주시 인구는 80만 명으로 5만 명만 줄었다. 0.65였던 출산율도 0.72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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