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 짝짓기 행사 당장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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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남녀 짝짓기 행사 당장 중단하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6.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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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뭇매 맞는 청주시 ‘청춘썸데이’, 서울시는 ‘서울팅’ 재검토

 

 

 

청주시가 오는 7월 1일 열기로 한 ‘청춘썸데이’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시는 ‘청춘남녀 건강만남지원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동부창고 6동 일원에서 개최키로 하고 남녀 각 15명씩 30명을 모집했다. 대상자는 청주시에 거주하는 1985~1995년 출생자로 직장 혹은 사업장이 있어야 한다. 최근 방송에서 유행하는 것을 본따 행정기관이 미혼남녀 맞선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주관 부서가 여성가족과 인구정책팀이므로 결혼장려정책의 일환임을 알 수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예산이 1000만원인 작은 행사다. 여러 결혼장려 지원대책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예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행사의 내용에 대해 지적한다. 

최근 서울시는 이와 비슷한 ‘서울팅’을 기획했다가 시의회와 여성단체 항의를 받았다. 결국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에서 망신을 당하고 재검토 하기로 했는데 청주시가 이런 행사를 따라하다니 이해가 안된다는 게 중론이다.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노동당 충북도당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할 수 없는 원인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주거비용과 물가, 그리고 불안정한 일자리 등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직업이 있는 가임기 남녀’를 만나게 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무책임한 정책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보다는 주 69시간 과로에 시달리지 않으며 돌봄의 책임 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고, 혐오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충북여성연대 등 여성계는 결혼제도만을 통해 출생률을 높이려는 발상의 후진성을 지적했다. 아울러 비혼이 많아지는 것은 상대방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라 주택구입비, 생활비, 교육비 부담과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 등이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행사는 취업에 성공한 일부 청년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직장이 없는 청년은 이성을 만날 기회마저 박탈당해 또 다른 차별이 된다”며 “청주시는 타 지자체 따라하기식 행정을 접고 미팅 주선할 예산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육아 환경을 개선하는데 힘쓰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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